기본값 9포인트 굴림으로 돼 는 것으로 압니다. 줄간격도 기본적으로 매우 좁습니다. PC 통신 하던 때에는 다닥다닥 붙어 있는 컴퓨터 글씨를 보기 쉽게 하기 위해서 사용자들이 습관적으로 강제 줄 바꿈을 함으로써 가독성을 확보했는데 초창기 웹인 오유는 옛날 그 영향인지 기본 줄간격이 매우 좁습니다. 물론 글씨 크기를 설정하고 글꼴을 설정하고 등 일부는 사용자가 설정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값을 바꾸지 않습니다. 기본값이 어떻게 되어있느냐가 오유에 올라오는 글의 90%의 스타일을 결정할 것입니다.

글을 자연스럽게 읽으려면 책이나 신문과 비슷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글은 낱말, 문장, 문단으로 구성되는 것이 기본입니다. 유머 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문단을 나눠서 씁니다. 그런데 오유는 좌우 폭은 아주 넓고 글씨는 아주 작고 글간격은 아주 좁아서 문단을 나눠서 쓰면 읽기가 힘듭니다. 보통 반각 80자, 한글 40자 정도가 읽는 데 적당합니다. 오유는 120자가 넘는 것 같습니다. 문단이 좌우로 길면 읽는 사람 눈이 너무 피곤합니다. 아래 예시 링크를 보시면 (PC 기준) 오유 글은 재미있는 내용인데도 읽기가 답답하고 아래 한국일보 사설은 내용이 딱딱하고 단어까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덜 부담스럽습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54470&s_no=254470&page=1
http://hankookilbo.com/v/c0c16cf39a0d4cf595ca637fa1efcbfa

내용이 형식에 영향을 주듯 형식도 내용에 영향을 줍니다. 문장을 갖춰서 쓰는 것이 어려운 틀에서는 한 줄짜리 의견이 조리있는 자세한 글보다 더 돋보일 수도 있습니다. 바람직한 영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 중에는 책을 읽는 사람이 적습니다. 하지만 오유를 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습니다. 그 사람들이 오유에 있는 글을 통해 책읽기를 대신하고 알게 모르게 지식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면 제대로 된 문장과 문단으로 구성된 내용을 주고받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오유 운영자님께서 좋은 틀을 만들어 주시면 사용자들이 더 편하게 좋은 내용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추천하는 글 보기 설정은 이렇습니다. 줄간격은 MS워드 1.5 또는 double 정도와 비슷하도록 하고, 글씨 크기는 좌우 폭 안에 반각 80자, 한글 40자 정도가 들어가도록, 글꼴은 굴림을 지정하지 않고 브라우저 기본값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업로더가 강제 줄바꿈을 하지 않더라도 불편해 하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