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삼실에 혼자 남았으면 빨랑 업무 끝내고 집에나 가야할텐데 고새 오유 눈팅하러 들어온 아재입니다...
(참고로 퇴근해도 반겨줄 이 없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오징어 입니다... 동질감 유발.....ㅋ)
다른게 아니고 요즘 직장 생활 하면서 제가 체감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좀 써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좀 어떠신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우선 좋든, 싫든 우리나라를 둘러싼 환경 중 어쩔수 없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나라가 중국인데요. 아직도 나이 지긋하신 분이나 세상 물정에 어두우신 분들은 중국을 3류 싸구려 제품이나 만들어내는 나라로 폄하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그런데 분명한 것은 우리가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중국을 잘다루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그 예를 들어보자면... 몇년 전 처음으로 중국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하는 일이 기술영업이다 보니 기계관련 전시회가 있으면 해당 기계나 설비 트랜드는 어떠한지, 해당분야 리딩 그룹은 어떠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종종 참관을 하러 갑니다. 그 이전까지는 국내 전시회 외에 해외 전시회는 기회가 없어서 가보지 못하다가 처음으로 중국 전시회에 가게 되었습니다. 가기 전부터 선배들 말씀이 이젠 세계적으로 볼만한 기계분야 전시회는 독일 전시회와 중국 전시회 뿐이라고 말씀하셨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갔기에 국내 전시회는 발톱의 때만도 못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엄청난 규모에는 생각보다 덜 놀랐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가 놀라고 위기감을 느꼈던 것은 그들이 만든 기계가 아니라 그 기계로 모든 제품을 만들어 주겠다고 나와서 상담을 하는 업체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전시회에서는 보도 듣도 못한 현상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보통의 기계 전시회라 함은 해당 분야의 기계를 만드는 업체들이 자신들의 최신 제품을 전시하고 기술 수준을 뽐내며 자랑도하고 판매 상담도 하는 전시회인데, 중국은 아예 기계 뿐만이 아니라 그 기계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주문만 하면 싸게 만들어 주겠다는 업체들이 무수히 나와 있었던 겁니다. 이게 왜 놀라웠냐면 그 의미가 '뭐하러 힘들게 기계를 사? 니가 뭘 원하던 니가 기계 사가서 만들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원가 저렴하게 만들어 줄께...' 이런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안그래도 국내 단순 제조/가공 설비시장이 바닥으로 향해 가고 있는데 이런 추세로 가면 단순 기계 시장의 몰락은 불보듯 뻔해 보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기계제조업체들의 태반이 이런 단순 제조/가공 설비를 만드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혹자들은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 '그러면 앞으로 싼건 중국 애들 시키고 우리도 독일이나 일본, 미국처럼 고부가가치 기계를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 며 편한 말씀을 하실 겁니다. 하지만 그런 기술력, 노하우가 하루 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창조가 가능한 훌륭한 설계(디자이너)->우수한 엔지니어링 기술력(엔지니어)->우수한 제조 인프라(기술자)->현장 노하우(장인 수준의 기능인) 어느 한가지가 부족하면 안될 것입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요?
1. 새로운 창조가 가능한 훌륭한 설계(디자이너) : 이런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내실 있는 교육의 부재...(사실 저도 4년 동안 공학을 전공했지만...)
2. 우수한 엔지니어링 기술력(엔지니어) : 이런 사람이 많이 나오기엔 이 바닥의 수준이...(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곤 임금, 업무강도 등...)
3. 우수한 제조 인프라(기술자) : 2번처럼 이 바닥의 수준이 평균 이하임...
4. 현장 노하우(장인 수준의 기능인) : 수준에 도달하기전에 포기하게 되는 것이 현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은 왜 생겨난 것일까요?
우리나라의 일류 기업이라는 대기업들의 민낯을 봐야 합니다. 사실 기계 분야에서 견적은 원가가 확실한 단순제품에 이익률만 더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결론은 최소 가 설계단계까지는 가봐야 견적이 나옵니다. 그래서 기계분야 선진국들은 견적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너 내가 시키는일 안할거임? 건방지네... 빨리 내놔~~' 식입니다. 그리고 정작 해당 데이터나 자료는 입찰을 한답시고 모든 업체에게 뿌려집니다. 견적단계에서의 수고쯤은 그저 중소기업의 의무사항일 뿐이지요... 이러한 사고들이 만연하다보니 그 중소기업이 자신보다 작은 기업에게 똑 같은 짓을 반복하게 됩니다. 애초에 그런 비용 줄 돈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운 좋게 좋은 가격에 수주를 한다쳐도 그때부터가 시작입니다. 우선협상 대상자 같은 그럴 듯한 이름을로 포장하고 가격을 후려칩니다. 그리곤 똑 같은 짓을 반복 합니다. '우리랑 일 안할거임?' 스펙은 자고 일어나면 바뀌고, 스펙이 바뀌면 설계를 또 수정하고, 그러면서 추가비용이 발생합니다. 실례로 이런 과정에서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거나, 완성 후 기계가 정상 작동이 되지 않아 송사에 휘말려 쓰러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중소 기계 제작업체들은 돈이 없습니다. 그러니 현장 기술자나 숙련공들이 한 회사,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기가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합니다.
헐... 쓰다 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ㅠㅠ 그냥 일하면서 드는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써봤습니다... 오늘은 이만 주절 거려야 겠네요...ㅠㅠ
제가 취준생일때를 생각해보니 어려운 경제 이야기 이런 것보다 실질적인 이야기들이 궁금했던 것 같아 써본다는게 두서가 없이 여기까지 와버렸습니당...^^
그럼 섹시한 밤 되세요~~~(꿈에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