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얘기해주면 좋겠어요.
갑자기 오전 중에 일이 끝나서 직장동료랑 당구를 치러 가면,
일이 일찍 끝나 당구를 친다고, 또는 쳤다고 얘기해주면 좋겠어요.
분명 아까는 오늘 일이 많아서 빨리 안 끝난다고 했었는데...
생 거짓말이었어요.
저는 일하고 있는데 자기만 노는게 미안해서 얘기를 못 하겠대요.
그냥 평범한, 일하러 나간 날인데,
무슨 일인지 점심에 시간이 비었나봐요.
저한테 얘기해주면 좋겠어요.
제가 모르는 다른 여자 만나서 그 여자 회사 찾아가서 점심 먹어도 되요.
어쨌거나 일상적이지 않은거잖아요. 얘기해주면 좋겠어요.
제가 싫어할꺼 같아서 얘기를 안 한데요.
전 그냥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더 이해가 안 가는건 제가 싫어할꺼 같은데 굳이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부부잖아요.
왜 저를 속이고 싶어하는지 이해가 안돼요.
당구 이겨서 기분 좋은거 저한테는 자랑을 못 해요.
당구 간거 자체를 이야기 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 모든게 제가 남편 폰을 뒤져보지 않으면 모르는건데
매일 같이 제가 제 무덤을 팝니다.
그냥 답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