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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 죽은 고양이 거두어준 이야기
게시물ID : animal_1631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asterlog
추천 : 3
조회수 : 42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7/12 08:29:39

먼저, 어두운 이야기라서 미안합니다.


1년 전에 길에서 죽은 고양이를 발견한 적이 있었어요.

보통 동물이 길에서 죽으면 고운 모습으로 있는 게 드물지요?

이 고양이는 사고 후에 머리 쪽의 훼손이 심했습니다.

몸체 크기로 보았을 때 3개월 전후의 청소년냥이었을 것 같은데...

아마도 로드킬로 전신에 충격을 받고 죽은 후에 자동차 타이어에 2차 훼손이 된 것 같았습니다.


한마디로 기괴한 모습이었죠.


이 모습을 차를 타고 있다가 신호대기를 받던 제가 봤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기괴한 모습으로 죽었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그러나 곧바로 문득,


길고양이는 수명이 2년 정도밖에 안 되고 도심에서는 밥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생존에 대한 위협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 왔을텐데

죽어서 무지개 다리 건너가는 마당에도 사람들의 접근조차 꺼려지는 흉측한 폐기물 대접을 받아야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듭디다.


바로 차를 옆에 이동시켜 세우고 죽은 고양이한테 다가갔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중앙선 근처에까지 사체가 밀려나 있어서 더 이상의 훼손은 없었습니다.

만져보니 체온이 약간이나마 남아 있네요. 사후경직도 없는 걸 보니 죽은 지 6시간 이내인 것 같았습니다.

사체의 훼손은 타이어가 머리 절반을 지나간 형태라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맨손으로 그냥 안아들었습니다.

피가 뚝뚝 떨어져서 손에 묻는데도 전혀 더럽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마침 먼저 고양이 사체를 발견하고 깨끗한 새 쓰레기 봉투를 가져와 길가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던 청소부 아저씨께

제가 데려온 고양이를 맡겼습니다.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도 드렸고요.


그냥 생각이 나서 적었네요.

이름없이 죽었을 그 어린 고양이 얘기를 어딘가에는 남겨야 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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