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가 많이 생각나네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풀고 다음에 봅시다.
혹부리 영감(1)
턱옆에 큰 혹을 달고있는 노인이 폐가에서 졸고 있었다. 산길을 오르다가 고단했던건지, 아니면 산에서 길을 잃은건지, 그건 노인 본인만 알것이었다.
노인은 시원하게 내리는 소나기를 멍하니 보다가, 흥얼 흥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랫소리는 빗소리와 어우러져서 아름답게 들렸다.
"자네, 노래를 꽤나 잘부르는 구만. 비결이 뭐요?"
폐가 안에서 울퉁불퉁한 근육을 꿀렁이며 도깨비가 나타났다. 노인은 그저 흘긋 도깨비를 한번 보고 계속 노래를 불렀다.
"아, 거.... 숨기지말고 말해주쇼. 궁금하단 말이오."
도깨비는 안달이 난 표정으로 어쩔줄 몰라했다. 노인은 가까이온 도깨비에게 그저 싱긋 웃으며 자신의 턱 옆에 붙은 혹을 가르켰고, 도깨비는 그것이 장난이라 여겼는지 불쑥, 화가나고 말았다.
"지금 뭐, 그 흉물스런 혹이 노랫주머니란 거요? 웃기지마쇼!!!! 노인네가 도깨비를 놀려먹고 있는거요?!"
"...."
화가나서 온몸이 빨개진 도깨비의 모습을 보고도 노인은 싱긋 웃을 뿐이었다. 그는 노래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이, 이...노인네가 진짜...! 그래, 이 노랫주머니가 노래를 잘부르게 해준다 이거지?"
도깨비는 노인의 턱을 거칠게 붙잡고 그 혹을 잡아 떼었다. 혹을 잡아뗀 그 순간 혹에서 거대한 노래가 흘러나왔고, 노인은 웃는 얼굴로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도깨비는 혼비백산하여 그자리에서 걸음아 날살려라 달아났다.
그 숲에서는 그래서 항상 노랫소리가 들려온다고 한다. 아름다운, 목소리 없는 노랫소리가.
혹부리 영감(2)
턱옆에 큰 혹을 달고있는 노인이 폐가에서 졸고 있었다. 산길을 오르다가 고단했던건지, 아니면 산에서 길을 잃은건지, 그건 노인 본인만 알것이었다.
노인은 시원하게 내리는 소나기를 멍하니 보다가, 흥얼 흥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랫소리는 빗소리와 어우러져서 아름답게 들렸다.
"자네, 노래를 꽤나 잘부르는 구만. 비결이 뭐요?"
폐가 안에서 울퉁불퉁한 근육을 꿀렁이며 도깨비가 나타났다. 노인은 그저 흘긋 도깨비를 한번 보고 계속 노래를 불렀다.
"아, 거.... 숨기지말고 말해주쇼. 궁금하단 말이오."
도깨비는 안달이 난 표정으로 어쩔줄 몰라했다. 노인은 가까이온 도깨비에게 그저 싱긋 웃으며 자신의 턱 옆에 붙은 혹을 가르켰고, 도깨비는 껄껄껄, 웃으며 기뻐했다.
"혹시 그 혹을 내게 줄 수 는 없소? 안되겠소?"
흔쾌하게,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내밀었고 도깨비는 행복한 얼굴로, 똑! 혹을 떼어다 제 얼굴에 붙였다.
"허허, 이거 참! 노래가 멈추질 않네!"
도깨비는 계속 흥얼거리며 즐거워했다. 노인도 왠지 즐거운듯 웃었다.
시간이 좀 흘러 어둠이 폐가를 뒤덮었을때 즈음에도 도깨비는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끊임없는 노래, 그 노래의 곁을 지키는 노인.
"...이, 이건 도대체 어떻게 멈추는거요...!"
도깨비의 표정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그의 마음대로 노래를 멈출 수 가 없었다. 노인은 그에 여전히 웃는얼굴로 돌아본다.
아, 아까전의 그 싱긋웃는 그 웃음이 아니다.
입꼬리가 거의 귀끝에 걸릴듯한 웃음, 눈꼬리가 크게 휘어진 눈. 하회탈을 얼굴가죽 아래 뒤집어 쓴 기괴한 모양새였다.
"이히히히히히."
낄낄, 노인의 웃음소리가 노랫소리에 뒤섞인다.
도깨비는 혹을 뜯어내려, 얼굴을 아무리 당겨도 이 혹은 쭈욱 쭈욱, 늘어나며 떨어지질 않는다.
곧 그는 몸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도깨비의 비명도 노랫소리다.
그 숲에는 끝없이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웃음소리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