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생기고 먹지 못했던 술을 아기 180일이 넘어가는 지금 언 1년 반만에 남편하고 한잔 했네요. 자다 깰 아기 생각해서 맘같아선 취하도록 마시고 싶은 술 꾹참고 시부모님이 하시는 횟집에서 한병씩 나눠 마시고 아기 재우려고 남편두고 먼저 집에 들어왔어요. (2분 거리라서ㅋ) 정말 오랫만에 들어가는 술이라 그런지 생각이 너무 많아지네요ㅎ 아기 생기기 전, 결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적어도 내 자아와 소신 정도는 있었고 중심이 있었던것 같은데 결혼하면서 이런저런 사건들도 많아지니 내 소신에 의심이 가면서 자신감도 많이 없어지고 내가 맞다고 생각해도 귀가 얇아 그런지 남편과 시부모님 말씀이 옳은건가 싶고.. 솔직히 제3자가 봐도 이건 아닌데 싶어도 여차저차 이해하며 살아야지 화난다고 다 지르고 살순 없잖아, 원래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니 내가 어느정도 맞춰야지 지는게 이기는거잖아 하며 내 소신 꺾다 보니 자신감과 내 안의 기준이 많이 흐려지는것 같아 모든 행동에 자기 주장이 약해지는것 같아요.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싶고. 아기를 낳기 전엔 산후 우울증이라는거 솔직히 내가 내 마인드 지금처럼 잘 다스려 가면 안오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아 우울해.. 는 아니지만 나를 잃은 상실감이랄까, 화장실 볼일을 볼때마저 아기에서 눈을 뗄수 없을 정도로 내 생활을 정신차리고 집중할수 있는 시간이 없어지니까 자기발전을 할 새가 없어 그런지 나를 잊고 잃어 가는 기분입니다. 내 안의 이런 기분을 공유할 사람도 없어요. 친구랑 술한잔 하며 말하고 싶지만 술이야 독박육아 때문에 둘이 진하게 처녀적 처럼 술에 집중할 새도 없고, 그러자니 맨정신에는 도저히 마음으로 안아줄줄 아는 친구는 없을것 같고 (있어도 내가 내얼굴에 침뱉는것 같아 말을 못하겠기도 하지만..ㅋ) 남편은 일도 힘든데 짐얹는것 같고 간간히 티를 내줘도 피드백이 영 별로라 말할 가치를 못느끼겠고 친정은 말해봐야 제살 깎아먹고, 걱정끼치는 것 같아 말할곳도 없어 이곳에 글쓰네요 ㅎ 성격이 오지랖넓게 막 연락하고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타입도 아니라서 조리원 동기들도 잃은것 같고 그나마 지금 전념해야 하는 육아와 집안 돌보기를 공유할수 있는 맘카페에 항상 들어와 공감하는일이 아이를 정신없이 돌보다가 짬날때 할수 있는 유일한 낙이네요. 아기를 떼놓고 돌아다니자니 내마음이 편치 않아 아기데리고 스스럼과 불편함 없이 장난치고 즐겨가며 여행갈 친구들이 있었으면 싶네요. 아기때문에 행복감이 이루 말할수 없지만 잃어가는 자신과 자신감때문에 이런 울적한 얘기 꺼내게 된것같아요 우울한 기운 받았다면 죄송합니다 다들 좋은 꿈 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