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4일 대우조선해양의 수조원대 분식회계를 '한국판 엔론 사태'로 규정하며 성역없는 관련자 및 관련기업, 기관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미국의 엔론 사태를 보면 미국은 분식회계 결과에 대해 경영자는 형사상 엄청난 중죄 처벌을 받았고, 자문했던 회계법인도 모두 처벌됐다”며 “아더 앤더슨(당시 분식회계를 묵인했던 회계법인)은 해체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2001년 엔론사태를 상기시켰다.
김 대표는 “회계 감사하고 경영평가를 하는데, 이 사람들이 합심해서 엔론 회사를 도왔기에 그와 같은 엄청난 분식회계를 하고도 지탱할 수 있다는 게 (조사당국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의 7대 기업중 하나였던 에너지 기업 엔론은 분식회계를 숨기고 실적을 뻥튀기하다가 2001년 결국 파산신청을 해야 했다. 조사 결과 엔론과 아더 앤더슨의 조직적 분식회계 사실을 들통났고, 분식회계를 주도했던 아더 앤더슨은 파산하고 엔론 경영자들은 줄줄이 장기형을 선고받았다.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은 24년형을 선고 받았지만 복역을 시작하기 직전 심장마비로 사망하였고, CEO였던 제프리 스킬링은 24년 형을 받아 현재 수감중이다. 엔론도 2004년 공중분해됐다.
김 대표는 이어 화살을 대우조선으로 돌려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이와 유사하게 엄청난 분식회계가 있었음에도 아무도 그런 사실을 감시하지 못했다”며 “특히 감사원은 201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대출관계를 한 번도 지적하지 못했는데, 능력 부족인지 아니면 대우조선이 권력의 비호를 받는 기관이라 대충 지나간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며 감사원을 질타했다.
그는 특히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산업은행에서는 강만수 회장에서 홍기택 회장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좋지 못한 얘기가 들린다”며 “개인의 능력보다 마치 권력의 전리품같은 인사에서 나온 결과가 아닌가 한다”며 MB정권 때 실세였던 강만수 회장, 박근혜 정권때 실세였던 홍기택 회장의 낙하산 인사가 대우조선 몰락의 주요원인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신용평가사, 금융기관의 경영 감독 등 모두가 협력해서 오늘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산은-수은, 신용평가사, 금융당국 모두가 공범임을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이번에 소위 구조조정과 관련해 우리 경제의 장래를 걱정한다면 한 번은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줘야만 우리 경제의 건전성이 회복될 것”이라며, 대우조선 분식회계에 대해 엔론과 아더 핸더슨을 파산시킨 미국의 엔론 이상의 엄중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국회에서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사를 철저히 해 우리 산업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설정했으면 한다”며, 당에 국회 청문회 실시 등 철저한 진상조사 및 책임 추궁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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