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대학교를 입학하고 차에 관심이 생길 무렵, 우리 부모님이 열심히 맞벌이해서 구입한 빌라 한 동.. 농협 대리점.. 골프장 식당 등등..
진짜 하루아침에 다 넘어가고 큰 빚까지 생겼었죠.
이에 차는커녕 버스비도 걱정해야 하는 학교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진짜 대단하신게 이런 상황에 친척들에게 돈을 빌려 저를 어학연수까지 보내주셨었죠. ㅠㅠ
그러다 28살에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집이 어렵다보니 역시 당장의 연봉이 중요하더라구요.
원래 원하던 회사에 면접까지 붙었었는데, 미련없이 돌아서서 연봉 높은 회사로 들어갔습니다.
첫 월급부터 학자금과 월세가 빠져나가기 시작했지만 적금도 넣고 악착같이 살다가 2년 후에는 전세로 옮겼습니다.
월세 살다가 콩알만하지만 3500만원 전세로 가니까 진짜 돈이 빠르게 모이더라구요 ㅎㅎ 엄청 기뻤죠.
그러나 기쁨도 잠시, 매일 버스로 출퇴근하면서 창문 밖의 차들을 보니 급 우울해지더군요. 저 많은 차들 중에 내 차가 한 대도 없네 하면서..
그러다 몇 년 후 주위의 권유로 차를 사게 되었습니다. 30대 초중반에 제 첫 차가 생겼네요 ㅎㅎ
제 눈앞에 제 명의로 된 아반떼가 딱 나오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진짜 슈퍼카 안 부럽고 친구들 쓸데없이 약속잡고 태워주고 ㅎ
그리고 살아가는데 엄청 큰 에너지가 되었죠~ 치킨 두 번 먹을 거 한 번으로 줄여도 막 즐겁고 ㅋㅋ
이렇게 한 3년 탔을까요 하필 직장이 강남에 있어서 그런가, 수많은 독일녀석들 앞에서 제 자신이 점점 초라하게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하루는 압구정동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서 유유히 오픈하고 지나가는 BMW를 보니
열심히 살며 전세 넓혀나가는 것도 좋지만 10억 넘는 집도 많은데 이럼 끝이 없지 않나? 나에게는 어떤 집이 목표인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에 인생 목표를 정했죠 ㅎㅎ 전세 1억 이상에 살며 수입차를 몰아보자! 해서 몇 년 후 1억 2천짜리 전세로 이사하면서 미니를 타게 됩니다.
음.. 타보니 운전이 즐겁더군요! 코너링 좋고 가속감도 시원시원하고~ 이동수단 이상의 즐거움과 행복감이 있었습니다!
계속 열심히 직장다니면서 지금은 더 넓은 집에 BMW 328i 컨버를 타고 있지만 30대 후반 독거노인으로 살고 있네요 ㅎㅎ
버스부터 아반떼, 미니, 328 타는동안 연애는 충분히 해본 것 같고 결혼까지 하고 싶은 여자는 딱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여친하고 결혼 얘기까지 해봤는데 ㅋㅋ 집은 여친 도움 안 받고 저 혼자 준비하는데 대출이 어떻고 5~6억짜리 집이 어떻고
하.. 그래서 그냥 헤어졌습니다. 대신 새로운 목표가 생겼네요.
집은 5억짜리 전세 혹은 구입하고! 차는 포르쉐 박스터s! 아마도 5년 후에 이루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빚쟁이들에게 쫓길 때 돈빌려서 어학연수까지 시켜주시고 평생 일을 손에서 안 놓으시는 어머님 벤츠 사드리자 생각했는데
정색을 하시네요 ㅠㅠ 효도하려면 장가나 가라면서.. 그냥 5년 후에 박스터 옆자리 태워드리는걸로 정했습니다 ㅋ
참 제목을 흙수저의 드림카 이런 식으로 적었다가, 아마 안 보시겠지만 혹시나 제 글을 어머니가 보게 되었을 때
흙수저라는 단어가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하는 생각에 지웠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