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을보다 배가고파 뭐라도 먹으려던 찰나
도서관 밖은 비가 내리고 차도 가지고 오지 않아,
우산을 사야할까 밥은 뭐 먹지 하는 걱정을 하면서
야속하게 내리는 비를 보다가 문득, 너와 처음 만났던
그 날이 생각났다.
비오는 날 커피숍 앞에서 널 기다리던 시간
다시 만난 다음 날, 너에게 고백했던 날도 아마 비가 내렸지
야속하게도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널 봤었던 그 날은
눈이 부시도록 맑은 날이였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말야
이 비를 보면서 네가 생각나는 내가 밉다.
고백했던 날은 한 숫자로만 되있어서 우연히 시계를
보다가도 왜 나는 슬퍼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배로 흘러도
자꾸만 생각나는게 이 비 때문인것 같다.
내가 준 꽃들은 시들어 버렸겠지만 내가 유일하게
선물한 책도 시들어버렸으면 좋겠다.
맨 앞장에 적어둔 편지는 비에 젖어 알아볼 수 없게 되어.
내가 너에게 주고 싶었던 작은 상자에 나는 조그만 행복을
채워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 상자에는 나의 슬픔이
차고 넘쳐 흐르고 있다. 하수구를 차고 넘처 흘러 지나가는
이의 발목을 적시는 홍수처럼 말이지.
좋은 기억들이 많이 있지만, 이제는 사라졌으면 하는
기억들이 많다.
이 비가 이 글과 함께 모든 것을 쓸어내려 흘러갔으면 좋겠다.
강을 따라 바다를 향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심연으로 가라앉기를 바란다.
비오는 날 동굴속에 웅크리던 날 꺼내준게 너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다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다.
빛이 보이지 않는 이 곳이 나에게는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내가 선물했던 책에 나오는 한 여우는 말하지
' 저 황금빛 들판을 보면 네 머리카락이 생각날꺼야'
나에게 들판은 이 '비' 였던것같다.
나를 마음으로 보아준 너 였기에 더 슬펐다.
이젠 잊고 살아갈게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