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노태우는 "나는 전두환과는 다르다!" 면서, 6.29선언을 합니다.
이제는 "서울의 봄"으로 잘 알려진,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같이 구데타를 벌였고, 그 이후, 전두환의 5공화국의 2인자로서 다음 대통령 자리를 약속받았지만, 6월 항쟁으로 시민 혁명의 위기를 느끼자, 대통령 직선제로 바꾸는 등의 민주주의의 형식을 따르는 것처럼 전두환과 선을 긋고, 스스로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고, 국민의 재신임을 받을 것 같은 의지를 보였던 대국민선언을 했죠.
그리고, "저 이사람 보통사람입니다. 믿어주세요!" 라는 슬로건으로, 전두환과는 다르다며, 믿어달라고 호소했던 노태우는 1987년 12월에 치뤄진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의 3김을 물리치고 36.64%의 득표수를 보이며, 28.03%의 김영삼과 27.04%의 김대중을 물리치고 당선됩니다.
누군가는 그 때, 야당이 일원화 하지 못하고, 서로 대통령하겠다고 나와서 노태우가 어부지리로 당선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누군가는 어차피, 전두환과 노태우의 연막일 뿐이었고, 3김의 내분을 야기하기 위한 떡밥 아니었냐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당시의 진실이야 모르겠지만, 이후에 드러난 것은, 6/29선언을 하면서, 전두환과 거리를 둘 것 같았던 노태우는 계속 영혼의 듀오로 남아서,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함께 걸었죠.
1996년 사형을 선고받은 전두환의 옆에는 2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노태우가 있었고, 둘은 손을 마주잡으며, 서로에게 힘을 나눠줬습니다.
그 후 28년이 지난 2024년도에, 윤석열과 한동훈이 있습니다.
둘은 함께 고난을 당했고 당했고, 또 영광을 함께 누렸습니다. 김건희는 한동훈의 이름을 불러가면서, 자신에게 로비하면, 동훈이에게 자신이 말해서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명수-김건희 녹취록)
과연, [전두환-노태우] 이들의 우정과 [윤석열-한동훈] 이들의 우정이 다를까요?
레트로를 좋아하는 윤석열은 혹시 37년전 노태우의 6.29선언을 본따, 다시 한번, "당신들이 윤석열에게 실망했을 수 있지만, 한동훈은 다르다. 한동훈을 따라라!" 라는 쑈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요?
평행이론에서 얘기하는 것 처럼, 과거의 패턴이 오늘날 다시 반복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우리가 아니기에, 두번째 패턴에서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겠죠.
그때의 사람들이 전두환이 싫어서 노태우를 선택하는 실수를 했다면, 지금의 우리는 윤석열이 싫다고 한동훈을 선택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