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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듬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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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내가 어린아이였을때 우리 고장에서 있었던 기묘한 일이다.
우리 마을은 바다를 낀 어촌 마을인데, 희한하게도 다른 같은 바다를 낀 마을과 다르게 우리 마을에서 잡혀 올라오는 고기는 살이 꽉 차고 항상 최상급의 것이었다.
바다의 전망도 좋아서, 언제나 관광객이 몰려와 마을 사람들의 부 수익도 책임져 주고는 했다.
다만, 다른 마을과는 한가지 다른점이 있었다.
뱃사람들이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기 전에 신께 제사를 지내는 것이었는데. 다른 마을에서는 지장보살님, 바다와 파도의 신 님에게 주로 어민들의 안전과 안녕을 기원하였지만 우리 마을은 조금 달랐다.
지장보살이나 다른 그 어더한 신도 믿지 않는 대신 어신(魚神) 이라는 존재에게 만선을 기원하는 것이었다.
다른 고장이나 전승에서는 기록을 찾을수야 없는, 희한하다면 희한한 신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어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은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대한 해안 절벽이었는데, 마을 사람 몇몇이 올라갈수 있는 공간만 있는 깎아지른 곳으로, 그 밑은 아득한 낭떠러지였다, 이곳에 그 해 잡은 고기를 몇마리 던지면서 어신에게 "제물" 을 바치는것이 바로 어신에게 지내는 제사였다.
이곳은 마을 사람들 중에서도 어신의 신주를 이어 내려온 촌장의 가문만 갈수 있는 신성한 곳으로, 그 이외의 사람들이 접근했다가는 촌장에게 크게 야단을 맞고 쫒겨나곤 했다. 가끔씩 철 없는 어린아이들이 몰래 들어가려 한적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엄청나게 혼이 났다고 한다.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촌장이 올라가 제사를 지내는 모습만을 볼수 있었다.
촌장에게 어신의 존재를 물어봐도, 이미 자신의 대 한참 위에서 기록이 끊긴것 같다면서 알아낼수 있는 정보는 몇 없었다.
그렇게 해를 반복하며 제사는 게속 되었고, 우리 마을은 점점 크고 유창하게 발전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내가 10살때 즈음의 일이었다.마을에 큰 사건이 일어났다.
어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신성한 곳에서, 누군가가 뛰어내려 버린 것이다.
경찰이 조사하러 와서 조사를 한 결과, 그와 같이 있었던 그의 친구 몇명에게서, 그 당시날 밤의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다.
사망한것은 마을에서도 알아주는 주당이었던 횟집 주인, 최근에 술로 인해서 아내와 이혼을 하고 자식들 마저 떠나보내자, 매일매일을 술로 보내고 있었다.
술을 마시면 하는 행동이 워낙 거칠었기에. 마을 사람들도 그를 피해다니곤 했다.
그 전날 저녁, 횟집 주인은 자신의 친구들과 거나하게 한잔 하고 그 절벽 근처를 지나고 있었다고 한다.
아무생각 없이 기분좋게 취해서 비틀대며 집으로 걸어가던 그들은, 갑자기 무언가 호기심이 돌았다고 한다.
"어이, 딸꾹, 저 절벽에 도대체,딸꾹 뭐가 있길래 저렇게 애지중지 하는건가??"
"이 싸람아...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딸꾹, 우리같은 술꾼이 저런데를 함부로 들어가면,딸꾹, 어신님이 분노하신다고"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술김에 나온 말에 그는 무언가 묘한 투쟁심이 들어버린 모양이었다.
"그러면...딸꾹, 내가, 갔다와 보지..."
"이싸람아...딸꾹, 마을 촌장한테, 딸꾹, 혼날일 있나, 거긴 왜 들어가??"
"아이 참...사나이가, 한다면, 하는거지..."
횟집 주인의 친구로써는, 어떻게는 그를 말려보려 했었으나, 횟집 주인이 이상하게도 확신을 가지고 들어가려 하기에 어쩔수 없이 술김에 그냥 내버려 둔 모양이었다.
낭떠러지의 중간까지 비틀대며 갔던 횟집 주인은 결국, 마을 촌장만이 들어갈수 있는 금줄을 넘어서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나,그의 귀에 들리는것은 절벽에 부딫혀 나는 기묘한 바닷바람 소리뿐,
"뭐야..,딸꾹,,,아무일도 없자나..."
사실, 들어가기 전까지 잔뜩 긴장을 하고 들어갔던 그는, 예상대로 간단한 제단 외에는 아무것도 없자 긴장이 풀렸는지, 낭떠러지 아래로 오줌을 갈겨버리고 나왔다고 한다.
그 날은 그렇게 넘어가고 아무일도 없이 밤이 지났다.
하지만 그 다음날(사건 당일날)
늘 그렇듯이 같이 모여서 술을 마시고 있던 그들은, 횟집 주인의 얼굴이 어둡고 수척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자네, 어제 들어가서 무슨일 있었던거야???"
어제의 일이 어렴풋이 기억났던 그들은 살짝 긴장하고 물어보았다고 한다.
한참을 물어도 말이 없던 횟집 주인은, 술을 몆잔 들이키고 나서야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줌을 갈겨버리고 들어갔던 그날 밤, 정신없이 집에 들어와 잠을 자던 그는, 문득 소금기 어린 바람이 어디선가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잠결에 창문을 열어두었나 보다 하고 그냥 잠자던 그는, 문득 바람소리가 방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아닌, 자신의 바로 위에서 들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뭔가 이상하다고 직감한 그는, 황급히 침대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일어난 곳은 자신의 침대가 아닌, 마을 인근의 해안가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일인지 몰라 당황하던 횟집 주인은 문득 자신을 노려보는 시선을 느꼈다고 한다. 꿈속이지만 아주 생생하고 증오스럽게 다가오는 눈길이었다. 정체불명의 시선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그를 처다보는 무언가는 주변에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직 생생한 소금기가 섞인 바람소리만 간간히 귀에 들려올 뿐이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한가지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하였다. 설마설마 하는 마음 속에서도 내려지지 않는 고개를 억지로 내려 검은 바닷물을 보는 순간, 예감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검은 몸통에, 인간의 몸의 굵기정도를 가진 길다란 무언가가 그를 검은 바닷물 속에서 정면으로 노려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끊임없이...끊임없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어..."
이 말을 한 후부터 횟집주인의 이상현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마치 꿈속이 아닌 현실에 무언가 있는것처럼 불안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한시도 쉴새없이 몸을 떨고있었다고 한다. 술을 받는 그의 손은 어찌나 심하게 떨렸는지, 술이 반도 남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게, 물속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무언가와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한 순간, 꿈속의 배경이 바뀌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저 해안가였으나, 획집 주인은 어느새 자신이 축축한 물속에 있다는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주변은 온통 검은 가운데, 몸만이 물의 질감과 그 소름끼치는 냉기를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숨이 턱턱 막히는 공포심이 그를 짓누르기 시작하였다. 분명 "그것"은 그저 검고 길다란 뱀의 형태에 지나지 않았고, 몸 전체가 칠흙같이 새까매서 눈 같은건 보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보이지 않는 눈이 자신을 쳐다보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또하나의 기묘한 기운이 주인의 몸을 휘감았다고 한다. "비린내였어..."
한참을 꼼짝도 못하고 서 있던 주인의 코에, 어디선가 강한 비린내가 코를 찔러오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마치 어떤 민물고기가 썩는듯한 그 비린내는, 주인에게 있어서 상황을 한층 더 공포스럽게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까지 그의 이야기를 듣고있던 친구들은, 어느새 술집 주인이 조용해진것을 알아차렸다.
밤금 전까지는 그렇게 공포스러워 하고 무서워하던 사람이 거짓말처럼 떨림도,두리번 거림도 멈추고 무표정으로 이야기를 재개하자, 그제서야 친구들은 그냥 술주정이 아닌것을 직감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그러건 말건, 그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그렇게 그것이랑 한참을 숨죽이고 마주보고 있었을때였어. 정말 고개를 돌리는 순간 죽을것 같이 무서웠거든, 흐릿하던 그것의 형체가 갑자기 초점이 맞는것처럼 선명해지더라... 그리고, 죽은듯이 미동도 하지 않던 그것이 갑자기 고개를 들기 시작했어..그리고 그것의 머리가 나의 얼굴과 높이가 비슷해진 그 순간..."
그의 꿈 이야기는 여기까지였다고 한다. 그것의 얼굴을 묘사하려는 부분에서 횟집 주인의 이상행동이 다시한번 발발했다고 한다.
아까와는 다른점이 있다면, 주변을 두리번 거리지는 않았지만 마치 무언가를 생각해 내는것만으로도 끔찍하다는듯이 눈을 질끈 감고 염불을 외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다가오지 마...말지어다...."
"괜찮아??" "어이!!" "정신차려 이 새끼야!!!"
아무리 말을 걸고 쳐봐도 요지부동으로 쉴새없이 염불을 외는 그를, 그들은 멀거니 쳐다볼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술도 깨고 그 공포스럽고 기괴한 광경을 보고있었던것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 긴시간을 계속해서 불경을 외던 주인이 갑자기 의자를 박차고 일어서서 해변으로 미친듯이 달려나갔다고 한다.
"어어 저새끼!!" "야!! 어디가 이 새끼야!!"
이야기를 듣고있던 친구들과, 횟집에 남아있던 손님 두명이 그를 찾아 미친듯이 달려나갔으나, 이미 자욱한 어둠에 가려 한치 앞도 볼수 없었다고 한다.
마을 외각변에 간간히 있는 등불에 의지해 한참을 달려나간 그들은, 마침내 어느 한 지점에 고개를 돌리고 서 있던 그를 찾을수 있었다고 한다.
미친듯이 숨을 몰아쉬던 그들은, 저 멀리있는 주인을 향해 말을 꺼내려 시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봐, 대체 왜 그러는..."
미처 말을 다 꺼내기도 전이었다. 고개를 돌리고 서있던 주인이 갑자기 그를 둘러싼 어둠속으로 녹아들듯이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포적인 소음, "휘이이이이...퍽..."
마치 인간 사이즈의 무언가가 떨어져 바위에 부딪히는듯한 소리를 들은 그들은, "철퍽...철퍽..."하고 무언가가 기어나와 "우드득...우드득..."하는 뼈를 씹는 소리에 그 자리에 주저앉아 더는 움직일 엄두를 못냈다고 한다.
휘몰아치는 세찬 바람속에, 공포로 인하여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아있던 그들은, 동이 트고 나서야, 그들이 앉아있는 장소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들이 주저앉아있었던 곳은 마을에서 떨어진 어신의 제단, 그리고 주인이 서 있던 자리는 전날 주인이 오줌을 갈겨버렸던 그 절벽 장소였다.주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어신에게 바쳐진 "불경한" 제물이 된 것이다. 주인이 떨어진 장소에는, 평소에 주인이 아끼던 작은 장신구 하나만이 덩그러니 떨어져 있었을 뿐이었다.
그의 친구들의 증언은 여기서 끝났다. 증언을 마친 그들은 고개를 푹 숙인채 아무런 말도 없이 엉엉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경찰서 안에는 무시무시할정도의 침묵만이 감돌고 있었다. 아무도 말하지 못한채로 주인의 기묘한 행동들을 상상할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묘한 한마디,
"그가 떨어지기 직전 얼굴을 돌리는것을 봤어요. 살짝 보인그의 얼굴에는, 그동한의 회한과 오열,슬픔,공포가 뒤섞여서 인간이 할수있는 얼굴중 가장 비참한 표정을 하고 있었어요...흑흑..."
횟집에 남아있었던 두 사람의 증언을 들어본 결과, 그들의 말과 일치했다. 덧붙여 주인이 서있던 장소에서는 작은 장신구 외에도 그가 평소에 끼고 다니던 염주의 알과 혈흔이 남아있었기에. 그들의 증언이 어느정도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의 여파는 엄청났다. 어신에게 재물을 바치던 제단은 접근 금지 조치가 취해졌으며, 횟집 주인의 행동을 증언한 4명은 모두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다.
마을의 곳곳에는 신의 안정을 기원하는 위패가 수없이 매달렸으며. 1년에 한번 열까말까 하던 어도제가 곳곳에서 열렸다.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졌고, 모두가 저녁시간에는 나다니지 않을정도로 마을 전체에 싸늘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어린 나이에는 갑자기 마을이 어수선해지고, 갑자기 부모님즐의 외출통제가 심해져서 어리둥절 했던 기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몇몇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이에 불만을 품고 몰래 놀러나간 경우도 있는 모양이었지만, 부모님 뿐만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 전체가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후 6시를 넘어가서 해안가에 있는 어린이가 발견되면 거의 눈물을 쏙 빼놓을 정도로 혼이 났다고 한다.
게다가 어신의 저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산 제물' 사건이 있은 후로 한달간, 마을에서는 비릿한 냄새가 나거나, 누군가가 어둠속에서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리고,, 갑자기 우물물이 줄어드는 등의 기묘한 일들이 속속 일어났다. 게다가 잡혀 올라온 물고기들의 상태도 기묘했는데 모두 눈이 뽑혀있고 입에서는 거품을 철철 흘리는 끔찍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좌우지간, 이 일련의 이야기들이 바로 우리 마을에서 일어났던 기묘한 사건들의 전말이다. 절대 신을 욕보여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마을 사람들의 뇌리에 깊게 박아준 사건이었다.
지금은 모든 사태가 일단락 되었다.한달이 지나자 더 이상 기묘한 일들도 일어나지 않게 되었고,어획량도 평소로 돌아왔다. 다만, 한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해마다, 지금도 그가 제물로 바쳐졌던 제단에서는 참을수 없을 정도의 비린내가 나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그래,마치, 산 제물로 바쳐진 횟집 주인의 일그러진 비명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