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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요. 우리 시부모님이 너무 좋아요 두번째(FEAT.남편)
게시물ID : wedlock_28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31012
추천 : 23
조회수 : 1516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6/06/29 17: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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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베오베 갔었던 시부모님 글 작성자입니다!
댓글들을 보고 기분도 좋아지고 감사한 마음에 글을 한번 더 써보려합니다! (좋아서 쓰는거아니고?)
 
음슴체로 바로 쓸게요~
 
1. 본인은 신랑이랑 8살차이가 나고 서울-경상도 라는 장거리연애 후 결혼을 하게 되었음.
결혼식은 올해 올리지만 미리 같이 살면서 혼인신고를 마친상태!
결혼식을 늦게 올리는 이유는 결혼식에 본인의 친아버지를 참석시킬지 말지의 여부 때문이었음.
본인은 어머니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엄마의 대한 예의로 아버지를 참석시키지 않으려 했음.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고 주변친척들이 그래도 아빤데 참석시켜야하는것 아니냐 하며
본인에게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주셨음.
시부모님께서 그런 마음을 알아차리셨는지 어느날 어머님이 말씀하셨음
"엄마는 상견례 두번해도 상관없고 우리 공주가 행복한 쪽으로 결정했으면 좋겠어, 요즘 많이 속상하지?"
아버님도 옆에서 "ㅇㅇ는 이미 우리 식구니까 어려워하지말고 뭐든지 엄마아빠한테 얘기하고 혼자 속앓이하지 않았음 좋겠다"
라고 말씀해주심. 본인가족들은 거의 내 마음보다는 가족들 입장 본인들 생각만을 내게 주입시키려고 해서
속상하던 차에 처음으로 시부모님과 남편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또 막 울었음 (본인은 울보임_)
어머님이 안아주시면서 토닥토닥 속상했겠다라며 마음을 알아주시는데 애기처럼 펑펑 울어버렸음
이후에 본인도 부모님과 잘 타협이 되어서 하나뿐인 딸 결혼식인데 두분 다 합의해서 참석해주시기로 했음.
 
 
2.시부모님말고 남편얘기-
남편은 나를 "아가, 애기, 아기"라고 부름. 연애초부터 지금까지 늘 이렇게 꾸준하게 불러주고 있음.
처음에는 너무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아가 소리만 들리면 응? 하고 반응하고 있음 ㅋㅋㅋㅋ
남편 키가 180가까이 되고 덩치가 꽤 큰 편인데 내 앞에선 애교쟁이임. 집에 오자마자 춤춰주고 웃겨주고
혀가 짧아짐ㅋㅋㅋㅋㅋ 그런데 밖에선 회사에서 팀장이고 부서가 경영지원 경영관리 쪽이라 사람들도 많이 만나야하고
책임자역할을 많이 해서 본인입으로 근엄ㅇㅇ이라고 함.ㅋㅋㅋㅋㅋㅋ
부모님앞에서도 생전 사랑한단 말도 안하는 무뚝뚝한 사람인데 어찌 본인한테만 이렇게 하는지 신기할 따름임.
하루는 시댁에서 남편과 마당에 나가서 저녁에 먹을 상추를 뜯고 있었음. 상추를 뜯다가 본인이 뭔가 흥이 났는지
장윤정의 "꽃"을 흥얼흥얼 거리기 시작했음ㅋㅋㅋ 근데 갑자기 남편이 벌떡 일어나더니 "라이라이야~~"하는 노래에
맞춰서 엉덩이 춤을 추기 시작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댁인걸 잊어버렸는지 둘이 신나서
"나는 당신의 꽃이 되~~앨래요~~"이러면서 노래부르고 남편은 춤추고 ㅋㅋㅋㅋㅋ 근데 한참 그러다가 마당에
발소리가 나서 흠칫하고 보니 어머님이 깔깔웃으시면서 우리 둘을 보고 계심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이 흠칫 놀라서 귀까지 빨개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머님이 남편에게 "니 맨날 이러나?"ㅋㅋㅋㅋㅋ
"엄마 쫌 속상타 집에서는 저카지도 않고 공주앞이라고 춤추고있나" 하시면서 계속 웃으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민망했던지 후다닥 상추뜯고 들어가서 남편 계속 고개를 못들었음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알고보니까 어머님이 동영상까지 찍으셨음ㅋㅋㅋㅋㅋㅋ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라고 ㅋㅋㅋㅋ
그러시면서 나에게 "ㅇㅇ이가 어렸을 때부터 흥이 좀 많긴 했어"라며 ㅋㅋㅋㅋㅋㅋㅋ
 
 
 
3.아버님의 개그감각.
아버님은 정말 무뚝뚝하시다 못해 말씀이 참 없으심. 두시간동안 상대방이 먼저 말을 안하면
아버님께서도 먼저 말씀을 안하실 정도.
그런 아버님이 처음에는 너무 무서워서 "혹시 나를 싫어하시는건 아닐까?"하고 남편에게 말하니
"아니야 아빠가 아가 좋아해"라고 말해주는데도 처음 몇번은 뵐때마다 무서워서 옆에 잘 못다가가고 그랬음.
 
그러다가 어느 날 시부모님과 식사를 하고 있는데 아버님이 저를 빤히 쳐다보심.
말씀도 없으시고 빤히 보시길래 내가 뭘 잘못했나 하고 떨고 있는데 아버님께서 갑자기
"근데 아(아기)는 언제..?"라고 물으심..
???????????? 그 당시 연애 7개월 차였음.
 
"당신도 참 결혼부터 물어봐야지" 하고 어머님이 핀잔을 주심
아버님 허허 하고 웃으심 그 때 웃으시는거 거의 처음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아버님도 본인과 친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셔서 개그감각을 뽐내신 거였음.
이 후 부터 아버님은 가끔 개그를 툭툭 던져주시고 나는 배꼽을 잡는 리액션을 보여드림.
아버님의 그 뿌듯한 표정을 잊을수가 없음ㅋㅋㅋㅋㅋ 어른이시지만 감히 귀엽다고 말씀드릴수있음!
 
 
4."딸 아입니까?"
결혼 하기 전에 먼저 남편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내려오게 된 본인은 일자리를 구하느라
몇개월 정도 쉰적이 있음. 그 당시 나는 놀고 있는게 뭔가 미안하기도 한 마음에
시댁에 자주 들러 부모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소일거리를 돕기도 했음.
하루는 마당에서 어머님과 화분에 물을 주면서 대화를 하고 있었음.
아버님은 창고에서 흙갈이 할 화분을 가지고 오셨음.
그 때 동네분께서 지나가시다 마당에 들르셨음 (시골은 마당이라고 해도 울타리가 없어서 동네분들이 뜬금없이 자주오심)
우리 아버님은 이장님이심. 그래서인지 집에 종종 손님이 굉장히 자주옴.
이 날은 아버님의 동네후배?분께서 오신거였음.
나는 물을 주다말고 일어나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음. 동네 후배분이 같이 인사를 하더니
"아 딸이구나"하시는거였음. 어머님이 "아 우리 며느리요" 하시니 후배분께서
"에이~ 거짓말하지마소 딸이구만"하시는거였음 ㅋㅋㅋㅋㅋ 그래서 어머님이 "진짜 우리 며느리라니까예"
하시니 후배분이 "이래 닮았는데 무슨 며느립니까 아들이랑도 닮았구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버님이 껄껄 웃으시더니 "우리 딸은 나 안닮았는데 며느리가 닮았다카네" 하심ㅋㅋㅋㅋ
후배분 집에 가실때까지 딸이라고 믿으시더니 거실에 가족사진 보시고선 며느리인걸 아셨음ㅋㅋㅋㅋㅋ
"신기하게 닮았데이"하시며 가심ㅋㅋㅋㅋㅋㅋㅋ
 
이런일이 한 두번이 아님. 본인은 아버지와 굉장히 많이 닮았고 남편도 아버님과 굉장히 많이 닮았음.
시누이는 어머님과 많이 닮았고 아버님과는 전혀 닮지 않았음. 그래서인지 항상
아버님과 어머님과 같이 있으면 본인이 딸이 되는 현상이 생김. 남편과 내가 남매가 되기도 하고
정말 신기한건 본인의 아버지와 시아버님은 전혀 닮지 않았다는 것.
그런데 우리 아버지와 남편이 닮고 나와 아버님이 닮았음ㅋㅋㅋㅋㅋ 굉장히 신기한 상황.
 
 
5.로맨티스트 아버님.
우리 아버님은 로맨티스트심. 츤데레 같은 부분이 있으셔서 "오다 주웠다"하시는 분임.
본인이 지나가는 말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하시면 말씀도 없이 나가셨다가 아이스크림을
한가득 사가지고 오셔서는 혼자 다먹으라고 쥐어주심.
어느 날 남편과 아버님 어머님과 날씨가 좋아서 산책을 나갔음.
꽃이 굉장히 예쁘게 피었길래 아버님 꽃이 너무 예뻐요 하니 아버님이 "그쟈 자연이 가장 이쁜기라"하시며
자연 예찬론을 펼치심. 끄덕끄덕하며 듣고있다가 남편과 먼저 가면서 "근데 아버님 저는 자연을 헤치면서까지
발전시키는건 너무 마음이 아픈거 같아요. 자연은 자연그대로여야 예쁜데 왜 훼손을 할까요" 하며 뒤를 돌아봄.
아버님 꽃꺾으려고 하시다가 흠칫 놀라셔선 "그..그렇지"하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이 "아빠 지금 꽃꺾을라안했어요?"하니 "아이다 이뻐서 본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고 나니 저번보다 임팩트가 있진않네요ㅎㅎㅎㅎ 어머님은 애교도 많으시고 항상 긍정적인 분이시라면
아버님은 정이 많으시고 표현보다는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주시는 분이세요.
겨울에 추울 때 전기장판 밑에 양말 넣어놓으셨다가 본인에게 꺼내주시는 다정한 아버님
반찬 간이 좀 안맞아도 "공주가 있어서 ㅇㅇ걱정 안해도 되겠다"며 격려해주시는 어머님
너무 좋아요 헤헤
 
남편이랑 올해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는데 늦은 결혼식이지만 행복하네요~
달달하게 예쁘게 잘 살게요 헤헤
 
아 저번 글에 댓글에 어떻게 하면 애교를 잘 부릴 수 있는지 하는 댓글을 여러개 보았는데
사실 방법이나 비법이라고 하는건 전혀 없어요... 저도 잘하는 편이 전혀 아니니까요.
 
그냥 제게 와준 남편과 부모님이란 선물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잘하게 되더라구요.
 
남편이 제게 하는 말이 하나 있는데 " 오빠는 우리도 중요하지만 아가가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아가가 행복해야 나머지도 행복하니까. 우리보다는 자신이 먼저 행복해야돼 그래야 우리가 행복해.'
 
항상 자기 자신을 잃지말라고 말해주는데 단순히 남편, 8살많은 오빠가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로써
배울점이 참 많다는 걸 느껴요. 그래서 늘 저도 더 노력해서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해요.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잊지않고 작은것이라도 표현하려고 노력하다보니까
제 성격도 많이 좋게 변화한것 같아요.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요.
 
그래서 항상 매일이 행복할 순 없겠지만 그럴 때도 좋은 걸 떠올리면서 극복하려고 노력하려고 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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