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게시물ID : panic_888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만인의연인★
추천 : 13
조회수 : 147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6/29 00:28:16
"아 더워, 더워, 더워!!"
진혜는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머리를 그러모아 정수리까지
바짝 올려쥐고 다른 손을 얼굴에 대고 팔랑거렸다.
"이놈의 머리 다 밀어버렸으면 좋겠네."
날이 점점 더워지니 긴 머리가 더욱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남자친구가 긴 생머리를 좋아하지만 않았어도
진작에 잘라버렸을 터였다.
땀으로 젖은 몸을 씻기 위해 욕실로 들어섰다.
옷가지가 쩍쩍 몸에 달라붙어 좀처럼 벗어지질 않는다.
한참을 투덜거리며 간신히 옷을 벗어낸 진혜가
머리를 묶기 위해 고무줄을 입에 물었다.
등허리까지 올 만큼 긴 머리 중에 한 가닥이
유난히 더 길게 삐져나와있었다.
진혜는 별 생각 없이 손으로 머리를 빗어 모아가며
그 한 가닥을 잡아당겼다.
"음?"
금세 머리카락 다발에서 빠져나왔어야 할 가닥이
계속해서 달려나왔다.
"이게 뭐야?"
빠지지 않은 것이었다면 두피에 따끔함이 느껴질 텐데
그것은 아무 느낌 없이 계속해서 길게 뽑혀나오기만 했다.
흡사 실타래를 뽑아내는 것만 같은 모양새였다.
그냥 잘라내고 말까 잠시 고민하던 진혜는
그새 발밑까지 길어진 그 한 가닥을 보고 왠지 모를 오기가 생겼다.
뽑아내고 뽑아내고 또 뽑아내고.
기분 탓인지 나머지 머리가 좀 짧아진 것도 같았다.
진혜는 무언가에 홀린듯이 계속해서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제 진혜의 발 밑에는 수북해 보일 만큼 길게 쌓인
머리카락이 놓여있었다.
순간 두피가 당기는 느낌이 진혜의 정신이 돌아왔다.
왠지 목덜미가 서늘한 것 같은 기분이 든 진혜가
손을 멈추고 무심코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았다.
"꺄아아아아악!!!"
긴 머리는 온데간데 없고
검은 실로 촘촘히 바느질이 된 것만 같은 두피가 보였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