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아이 7살.

둘째아이 임신중.

원래 신랑은 결혼전부터

스킨쉽이나 애정표현이 풍부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 부분에 불만을 토로하며

억지표현이라도 해주길 바랬지만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날 보는 눈빛이라던가

정말 날 사랑한다는 마음이

담긴 작은 배려나 행동들이

자꾸 눈에 밟혀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그 사람의 아이를 낳고

함께 밥을 먹으며 살고 있었다.

그렇게 8년..

요즘들어 이젠 신랑이

정말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원래 표현은 잘 안하는 사람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오늘도 고생했다며 자기 전까지

손을 잡아준다거나

잠들기전 가볍게 머리를 쓰담아주던

작은 행동 하나 하나도

마지막으로 언제 받았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7개월된 둘째 아이 태동을

느껴보라며 배에 손에 얹어놨더니

그런 손길도 어색한지 팔이 아프다며

금새 떼버리는 신랑을 보고 있노라면

늘 있는 야근에 과중한 업무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니더라도

나에게 작은 애정도 없다는 뜻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나는

애정을 받을 수 없는 결혼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아이 하나만을 바라보면서

내 남은 생애를 바칠 수 있을까.

오늘도 내가 보내는 장문의 카톡에

단답형의 답변만 보내주며

퇴근시간이 지나도 전화 한 통 없는

신랑을 생각하며 까맣게 타들어가는

상처가 어느새 눈물이 되어

볼을 타고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