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있는, 화려한 불빛들이 별대신 빛나는 한 밤중의 도로 위에서 콰쾅. 하는 폭발음이 들려왔다. 그 근원지에서는 가드레일을 받은 고급 승용차량에서 나와 기침을 하고있는 중년의 아저씨와 그를 가로막은 무장 괴한들이 있었다.
"당신이 유명현 사장인가?"
카키색 복면을 쓴 남자가 물었다.
"그렇다.. 나한테 무슨..?"
"널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
그 괴한들은 사장에게 총구를 겨누며 속박을 하기위해 점점 다가갔다. 그때 운전석이 열리며 경호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렸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색 정장과 갈색 구두. 넥타이에 끼워진 금색 안경모양 넥타이핀에 불이 비쳐 밝게 빛나고 있었다. 당당하게 사장의 앞을 가로막은 그는 얼마나 많은 괴한들의 수가 있는지,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듯 했다.
"자, 여기엔 총알이 두발 들어있어."
그 남자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6발짜리 낡은 리볼버를 꺼내들었다.
"러시안 룰렛 같은거야. 재밌겠지?"
그는 탄창을 엄지손가락으로 빙그르르 돌리며 총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괴한은 코웃음을 치며 비웃었다.
"내가 그런 장난을 칠 리가.."
"시작!"
그 남자는 총구를 괴한의 머리에 겨눈채 방아쇠를 빠르게 여섯번 당겼다. 철컥하고 탄창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다가 탕 하고 크게 울려퍼지는 소리와 동시에 괴한이 뒤로 고꾸라졌다.
"아하하! 내가 이겼네."
순식간에 일어난 일. 괴한들이 당황하여 그 남자에게 총을 쏘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는 소매에서 다른 총을 빠르게 꺼낸뒤 사장의 목을 왼팔로 감싸안고 괴한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
"크아악"
순식간에 사장의 몸이 비에 젖은 신문지 처럼 너덜너덜 해졌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 하지않고 한발 한발 쏠때마다 괴한들의 머리를 정확하게 노렸다.
"저런 미친..!"
어느새 혼자남은 괴한은 주위를 둘러보며 쓰러진 자신의 동료들을 인식했다. 그의 바지는 흘러나온 동료의 피 때문에 빨갛게 물들었다. 경호원은 사장의 시체를 바닥에 내동댕이 친 후, 괴한을 향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허억"
하고 괴한이 짧은 숨을 내쉰다. 그는 그의 품에서 총알 한발을 꺼내 리볼버에 넣고는, 겁에 질린 괴한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여기엔 총알이 두발 들어있어."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탄창을 룰렛처럼 돌리기 시작했다.
"할래?"
괴한은 목을 뻣뻣하게 끄덕였다. 그 남자는 총구를 자신의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철컥, 하고 빈 탄창 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네 차례"
괴한는 부들거리는 손으로 권총을 집은뒤 자신의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다시 철컥하고 빈 탄창 소리가 들렸다. 괴한은 하하.. 하고 실없이 웃었다. 괴한은 다시 남자에게 총을 넘겨주었다.
"하하, 좋아"
그 남자는 다시 총구를 자신의 머리로 향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탕"
하고 굵은 소리가 도시에 울려 퍼졌다. 총알이 지나간 자리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서 탁한 피가 그 남자의 얼굴 위로 흘러내렸다. 괴한은 긴장이 풀린듯 뒤로 자빠져 자신의 얼굴 위로 쏟아지는 비의 느낌을 만끽했다. 정말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꼈다. 그는 힘없이 일어나 자신이 왔던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때 그의 등 뒤에서 곧 끊어질듯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게임.. 네가.. 이겼네?"
괴한은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서는 보고도 믿겨지지 않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타인과 자신의 피로 범벅이 된, 아직까지 머리에난 구멍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그가 두 다리로 일어서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한번 울려퍼지는 총성에 괴한은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상이야."
그 남자는 이렇게 말하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저벅저벅 걸어가 망가진 고급 승용차를 몰고 도로를 따라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출처
집가는길에 액션이 넘치고 악당이 불쌍해지는 미친 먼치킨 현대 액션물을 쓰고싶어서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