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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사자 이야기
게시물ID : gomin_16391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린느
추천 : 1
조회수 : 34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6/24 14: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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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사자 이야기




 아기 사자가 눈을 천천히 떴다. 암흑이 걷히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약 열명의 또래 사자들을 볼 수 있었다. 
동그랗게 모여있는 그들의 가운데에는 어른 사자가 있었다. 
그가 물었다.  


 "사자야, 네가 기억하는 가장 어릴적 기억이 뭐니?" 
 사자는 잠시 고민한 후 대답했다.  




 "장소는.. 반지하 였던것 같아요. 초코파이로 생일상을 차려주신 엄마 아빠, 그때의 내가 생각나요. 아마 6-7살쯤 이었던 것 같아요."  



무리의 사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어른 사자는 만족스러운 듯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좋은 환경에서 자랐구나. 사랑받고 자랐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유년기 첫번째 기억이 어른 사자로 성장해 가는데 왜 중요한 지 설명하는 어른 사자를 멍하니 잠시 쳐다보다 이내 아기 사자는 고개를 숙였다.


내 이야기가 궁금한게 아니라, 어른 사자가 꺼낼 이야기의 밑밥이었구나. 그렇다면 역시 이렇게 대답하는 게 좋겠지. 
   
 -


 사자는 동물의 왕이다. 생태계의 상위에 있고, 그 능력이 뛰어나다. 그 사실을 사자는 이미 알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사자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한 곳에서 다시한번 동물의 왕들의 왕이 될 수 있도록 성장(혹은 성공이라 부르는 것)을 하도록 강요한다.  


아기 사자는 혼란스러웠다.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린 아기사자 시절, 사회에 나가면 모두 아기사자가 아니라 어른 사자가 된다고 배웠다. 어른사자가 되면 좀 더 자유롭고 풍족한 환경에서... 원하던 사자는 될 수 없어도 적어도 행복한 사자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은 달랐다. 아기사자는 그 때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아기사자였으며, 그 때보다 정확히 열배정도 불행한 삶을 살고있었다. 
왜냐하면 그 때의 아기사자는 명확한 한가지의 허들을 넘으면 된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허들을 넘은 지금. 보이지 않는 허들로 가득찬 장애물들을 다른 동물들과 또래의 사자들, 심지어는 어른인 사자들의 견제 속에서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기 사자는 심지어 그 허들을 넘으면 바라던 어른사자가 될 수 있을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허들 너머가 어른사자들이 말했었던 것처럼은 딱히 행복해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행복해보이는 사자들도 있다. 그 사자들을 롤모델로 삼아서 눈 앞의 허들을 넘으라고 주변의 어른 사자들은 조언했다. 



  아기 사자는 읇조렸다.
 "이젠 힘든데 어떻게해요.."



 이미 아기 사자는 많은 허들을 넘어왔다. 조언해주는 어른 사자들의 얼굴은 지친 아기사자 자신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떤말도 통하지 않았다. 어떤말도 통하지 않을 것이고, 그냥 그 어떤 덧붙임도 그저 짜증이 났다.  아기사자는 단지,  쉬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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