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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 절도범으로 사이다!
게시물ID : soda_38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를믿지마요
추천 : 28
조회수 : 5981회
댓글수 : 69개
등록시간 : 2016/06/24 11:50:15
먼저 지난번 글을 베오베로 보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베오베 간 불법낚시하는 인간들로 사이다! 글은 아래 링크로
http://goo.gl/Bdwcd3

오늘은 해가 없음으로 없음체.

본인의 부모님에게는 작은 텃밭이 있음... 평수로는 150평 정도됨

그냥 집에서 먹을 채소나 야채, 과일등의 작물을 재배하는 텃밭인데...

부모님의 노하우로 좁은 공간에 정말 수많은 작물이 재배되고 있음.

근처에 낚시터가 있다보니 가끔 물고기만도 못한 것들이 지나가다 보고

고추,상추,깻잎,파,양파등 밭에 있는 작물들을 따가서 먹음.

그냥 몇개 따가면 괜찮은데 딸줄을 몰라서 그런지 고추대 분질러 놓고

상추는 통으로 뽑고 깻잎은 어린순을 통채로 꺽어가고..

파, 양파는 뭐,, 다 뽑아 놓고 몇개만 가져감..

작물에 물도 주고 할려고 옆에 있는 농장에서 수도도 연결해놨는데...

(참고로 농장주분은 38년째 한동네에 살고 있는 아버지 친구분입니다.)

심지어 그 수도로 씻어서 손질도해서 가져감. 

흔적은 있는데 이놈들이 늦은시간에 와서 가져가느라 잡기도 힘듬...

그리고 부모님들은 그거 얼마나 한다고 귀찮게 그러냐고 신고도 안하심..




 

그러다 기회가 왔음....

주말이라 열심히 농사일하고 저녁에 집 마당에서 고기굴려고 하는데,

깜빡하고 밭에서 채소를 안따온거임..

집에서 밭까지는 차로 3분정도 거리인지라 차타고 밭으로감.

이때 시간이 저녁 7시쯤이였음 붉은 노을이 아름다운 시간임

근데 밭에서 뭔가 움직이는게 보임, 천천히 옆에 농장에 주차함..

차에서 내려 밭을 보니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처럼 허리숙인 

인간들이 보임..

같은 동네 주민일수도 있으나 따간다고 연락주신분들이 없었음 




직감적으로 두더지만도 못한 농작물 절도범임을 알아챔

왜 두더지만도 못하냐면 밭에 사는 두더지는 땅콩만 먹는데..

파해치지도 않고 적당히 먹을 만큼만 먹음..

처음에는 아버지도 보이면 삽으로 때리고 그랬는데..

보니까 몇개 안먹어서 그냥 먹고 잘크라고 둠.



일단 현장에서 잡기위해 밭에서 안보이는 농장안에서 경찰에 신고!

순찰중인 차가 다른 동네에 있어서 오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함

근데 두더지만도 못한 것들이 뭘그렇게 많이도 따는지 한참 안나옴.

한 10분 정도 기다리니 밭에서 사람이 나오는데 2명임.

여자둘! 한명은 40대중후반쯤, 한명은 20대 초반정도? 엄마와 딸인듯

검정 비닐봉지 들고 나오길래 반갑게 인사함.


"아이고 남에 밭에서 열심히 키운 농작물 훔쳐가느라 고생이 많으세요~"


무슨 산책하는 오징어 본것 마냥 엄청 화들짝 놀람


"아 깜짝이야!! 놀랬잖아요!!"

"아이고 절도하느라 심장이 콩닥콩닥 하셔서 놀라셨나봐요~"

"네??"

"밭 주인인데 누구허락 받고 와서 따는 거예요??"

"그거 길가에 있는거 몇개 따는데 허락은~"


죄송합니다 한마디면 끝날 것을 역시 이것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음

40대 아줌마의 말에 역시나 뚜껑이 아버지 생신때 철없이 터트린 

와인의 뚜껑마냥 고속으로 열림 


"아줌마! 이게 길가예요?? 밭이예요 밭!

 그거 내가 떙볕에서 땀흘려가며 심고 물주고 해서 키운거예요!"

"아~ 그거 몇개 딴거가지고 뭘 그래요!!!"

"뭐??? 이 미친 절도범이.."

"아 진짜!! 절도범?? 누굴 도둑 취급이야!!  돈주면 되잖아요 돈!!"


아... 내가 다늘어나 쇄골이 보이는 흙묻은 티셔츠 입고 있다고

가난한 시골 청년으로 보였나봄. 평상시에도 그리보이긴 함..


"돈??? 좋지요 주세요~!"

"주면 되잖아 주면!! 그거 얼마나 한다고!"

"줘요~"

"그거 얼마 하지도 않는거 가지고 나참! 얼마면 되는데!"

"1억"

"뭐??? 1억?"

"네~ 1억요! 준다면서요~빨리 내놓고 가요!"

"뭔 상추 깻잎 몇장이 1억이야!! 이거 미친X 아냐!!"

"미친건 니들이지!!"


시끄러운 소리에 농장주아저씨 나옴 참고로 이분도 곧 칠순.

저를 보고 부르심


"XX야~ 뭔일인겨??"

"아저씨! 농작물 절도범 잡았어요~"

"그려?? 잘했어~그런 XX것들은 잡아쳐 넣어야지~"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그냥갈려다가~"

"아녀~ 그런 쉬XX들은 콩밥좀 먹어 봐야혀~ 그래야 또 안혀~

 아니믄 아주 손모가지를 XX로 X어서 다시는 못하게 해야혀~"

"네~알겠습니다"

"원능 하고가~ 아부지 기다려~"

"네~"




평상시 처럼 온화하신 농장주아저씨가 들어가고 

때마침 경찰이 도착합니다. 

현장에서 잡았으니 훔친 농작물을 확인하는데 이것들이

많이도 훔쳤음


고추장을 담을라 그랬나

고추는 30개정도인데 빨간거 파란거 섞여있고 

깻잎은 위에 있는 어린잎이 대부분이고, 

상추는 그냥 통으로 중간을 분질러서 담았고...

내꺼 아니라고 얼마나 막해놨는지....


밭에가보니 더 가관임.. 

여기저기 밟아놔서 농작물들 상태가 만신창이

열렸던 뚜껑이 광속으로 대기권 돌파함


"아 진짜... 야이 미친X들아!! 딸려면 곱게따지 다 밟아 놓고 지랄이야!!"

"밟기는 뭐를 밟았다 그래요! 안밟았어요!"


경찰분들이 올라옵니다..


"아이고... 실파고 뭐고 아작을 내놨네.. 거 너무들 하셨네~"

"아니 그게.... 그냥 풀인줄 알고..."

"아주머니~ 이거 전부 물어주셔야 되요. 

 주인분이 이거 밭떼기라도 하면 돈이 얼만데요"

"네?? 밭뭐요?? 얼만데요??"

"뭘 모르시네! 아이고~못해도 몇천예요 몇천~ "

"네? 몇천요??"


드디어 두더지만도 못한 것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함

옆에 있던 경찰분이 물어봅니다.


"아고 참...어떻게 할까요?"

"그냥 법대로 처리해주세요."

"아이고 속많이 상하셧나봐요~"

"네.."

"저거~ 밭은 이제 어두워서 사진이 안나오니까 

 내일 와서 찍어갈께요~ 맘그러셔도 일단 그냥 두세요."

"네~ 잘 처리해주세요~"


그때 두더지만도 못한 것들의 보호자가 차(구형카니발)를 끌고옴. 

암말 안하고 뒤에 서있기만 했던 딸이 연락한듯

경찰에게 뭔일인지 물어봅니다..


"뭔일이예요??"

"여기 두분이 이분 밭에서 농작물을 절도했습니다."

"에?? 절도는 무슨 절도~ 상추 깻잎좀 땄다고 이게 말이되요?

 너무 심한거 아녜요?"

"맞아~그거 조금..."


여자들이 옆에서 거듭니다.

뚜껑이 열립니다.... 사과해도 모자를 판에....

두더지 보스에게 가서  마주함


"그래? 그럼 아저씨 차키좀 줘봐"

"뭐? 차키?"

"내가 차가 필요해서 그런데 내가 좀 쓸께~"

"뭐??"

"그거 똥차가지고 뭘그래? 얼마 하지도 않는거~ 줘봐~ 내가 잘 타고 다닐께~"

"뭐라는 거야 이게!"

"니가 짓꺼린 개소리랑 내가 지금한 얘기랑 똑같은거야..

 그딴 상추랑 깻잎??? 농작물은 뭐 그냥 자라는줄 알아? 

 정성으로 키운 재산이야! 니들은 그걸 훔친거고!

 시과해도 봐줄까 말까한데, 뭘 잘했다고..

 나중에 합의해달라고 울고불고해도 안봐줄꺼니까

 경찰서 가서 조사나 받어! 절도범들아!"

"뭐?? 어린놈의 새x가..."

"대가리에 든거 없이 껍데기만 나이먹은 것들이 진짜..."


상황이 격해지자 경찰분이 말림.


"저희가 서에가서 조사하고 처리할께요.
 
 내일 연락드릴라니까. 그냥 들어가세요..."


겨우 대기권 돌파한 뚜껑회수하고 밭에 가서 

대충 정리하고 상추랑 깻잎, 고추 몇개 챙김

현행범 두명은 순찰차에 타고 카니발이 뒤를 

따르는 모습을 보고 집으로옴..




깻잎이랑 상추키워서 왔냐고 어머니께 혼남.

배고픈데 고기안굽고 뭐하냐고 아버지께 혼남.

애우는데 왜 이제 오냐고 마눌님께 혼남.

고기 맛나게 구워주니 다들 안혼냄.



결론은 숯불엔 목살 소금구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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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이야기

이전에 불법낚시는 과태료 부과한다고해서 사유지 무단침입은 없던걸로 함.

두더지보다 못한 것들은 찾아와서 사과하고 망쳐놓은 농작물전부 보상하는 선에서 마무리짐.








출처 내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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