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안 잊혀지는 처음이자 마지막 호텔근무 당시 겪었던일이에요.
호텔이래봤자 지방이고, 직원이 100명좀 넘는 코딱지만한 곳이었지만 나름 애사심과 뭣모르고 호텔리어라는 자부심으로 입사했다가 겪게된 멘붕이라ㅋㅋㅋ
쓸떼없는 설명이나 사족이 많을지도 모르겠지만..ㅠㅠ
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
나중에 알게된거지만 원래 호텔직원들에게는 품위유지비라고 근무에 필요한 신발이나 작업화, 머리핀, 스타킹, 남자들은 이발비까지 제공받게 되있으나 한번도 받아본적이 없으므로 친구한테 나불거리듯 편하게 음슴체로 갈게요!
1. 예정이던 레스토랑팀에 퇴사가 결정된 직원이 유예기간을 가지고있어 일단 사우나&피트니스센터 캐셔로 입사함.
거의 회원제였고 회원은 회원카드소지시 사우나&피트니스 무료사용이었고 나머지는 할인가능했음..
회원카드 소지시에.
사우나에서는 회원분들이 회카를 주시면 받아서 키함에 꽂아두고, 개인락커가 있으시면 그 키도 드림.
그 일은 쉬우나 몇백명의 이름&얼굴&개인락커번호&가끔가다 배우자분이나 동행분 얼굴까지 외워야 하는 뇌용량 초가적인 근무였음.
첫 근무 후 일주일쯤 지났을까
어떤 할아버지?께서 키를 달라시며 서계셔서 일반고객인줄알고 요금에대해 설명드리려는데
자기를 모른다며ㅋㅋㅋㅋ 소새끼야 말새끼야 철지난 개나리를 찾고 난리가 남.
당시 사우나팀 지배인님이자 피트니스 코치로 겸임하시던 지배인님이 소동을 듣고 나오셔서 말리시는데
나 또한 그 할배가 회카도 안들고있고 해서 일반손님인줄알았고 일주일밖에 안되서 얼굴을 몰라뵀다, 죄송하다 거듭사과하는데도 욕지거리를 하시다 키를 쏙빼서 가버리심..
난 아직도 이해가 안감. 난 누구누구인데 도 아니고.
회카를 안들고있으니 내가 회원인지 잡상인인지 일반고객인지 알리있음?
알고보니 이름대면 다 아는 건설회사 회장이었음.
(다 까발리고 싶지만 고소당할까봐 못적겠...ㅠㅠ)
나 아직 우리호텔 회장님 얼굴도 모르는데..
지가 나한테 집을 지어줬어 아파트를 줘봤어..
그뒤로 그 할배 여편네도 날 볼때마다 쯧쯧거리더니 나중에 회장님 오셨냐고 인사드리니 이제야 자길 알아본다고 흡족해함.
2.이건 그당시 지배인님이 말씀해주신건데,
트레이너도 겸하시다보니 회원들 개별면담을 다니셨다고함.
그러다 알게 된건데, 평소에 우릴 많이 무시하던 부부회원이 있었는데 그 집에 가셨다가 볼일이 급해 화장실을 사용후 손씻고 수건을 쓰려는데ㅋㅋㅋㅋㅋㅋ
우리 사우나 수건이 뙇!!!!!!!!
에이설마 하고 수건 넣는 서랍을 열어보니 거기도 여러개가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 부부뿐 아니라 대부분의 회원 집에 다 있더랍니다.
있는 척은 다하고 우리보고 일개 직원이라고 무시 괄시 천시하면서 수건은 쓸만했던지 자꾸 가져감.
한달에 백장쯤?
3. 이건 뭐 애교수준인데.. 건설업쪽 사장님이 있음.
오실때마다 악수를 건네시는데 알잖음?
우리에게 거부권이란 이쓸쑤엄써!
그래도 쓰다듬고 그런건 아니고 악수가 살짝 긴 편이신데
자기 배우자랑 같이 오시면 악수는 커녕 초시크남ㅋㅋㅋㅋㅋ
우리가 보기에는 그게 더 속보인다는걸 왜 모르는 걸까..
4. 주말마다 연회나 세미나, 학회, 웨딩이 있었는데 그럴때면 교대근무자가 있는 사람은 헬퍼로 연회장에서 일을 하게 됨.
근데 진짜 짜증났던건 영업과장이었음.
원래는 과장이나 부장이 식순대로 행사 진행하는것에 맞춰서 음식안내나 양식지휘를 해주는데.
꼭 내 교대자 A만 티켓팅(식권받는일, 삼십분이면 끝남)을 시키고 나나 다른 직원들은 뷔페 그릇치우고 짬, 양식서빙 등 접시치우고 음식물 버리는 일을 시킴.(연회 시작과 끝을 지켜야됨. 기본 두시간.)
그리고 자기는 어디 짱박혀서 대리님이 연회 다 끝나고 정리 다 시키고나면 이것저것 시키는척하고 사라짐.
어디있나 찾으러가면 거의 다른업장에 있음.
알고보니 과장과 A가 애인사이였다는거. (불륜인가 했는데 이혼남)
근데 나중에 A한테 통수맞고 과장짤림ㅋㅋㅋㅋㅋ
5. 정식 T/O가 나서 중식 레스토랑에서 일할때임.
중식당에서는 후식으로 과일이나 고구마맛탕등이 나감.
커피는 호텔내에 커피숍이 있기때문에 무상제공이 안됨.
대신 물대신 선지급하는 자스민차를 무한리필해드림.
양식당에서는 커피숍도 겸하기에 후식커피가 가능함.
근데 꼭 여사님들은 몇번이고 설명을 해드림에도 커피를 찾으심.
어느날 모임 멤버중 한분이 약먹는다고 뜨거운 물 좀 달라심.
그것도 보온병을 들이밀며.. .,
쎄한 기분이었지만 어쩌겠냐하며 드렸는데
그분들 가시고나니 커피믹스와 종이컵이ㅋㅋㅋㅋㅋ
옆에서 식사하시던 다른 고객들은 뭐가됨?
다른 고객들도 그럴까봐 몇달을 조마조마하며 일함.
그런현상은 한번 퍼지면 못잡음.
총지배인 귀에 들어가면 우리만 아작남.
왜냐면 그들은 고귀한 회원님이시고 우린 직원 나부랭이니까.
6. 다른 진상글에서도 유독 기저귀글이 많던데
우리도 별 수 없었음ㅋㅋㅋㅋ
게다가 화장실에 기저귀가는 판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차라리 사용한 기저귀 곱게 접어 테이블이나 의자에 두시면 감사한데,
테이블밑이나 (테이블보가 굉장히 길고 커서 바닥까지 닿음) 그릇에 두고가시면...
그리고 음식서빙하는 우리한테 그걸 치우라고 손에 쥐어주는건 무슨 심보임?
자기가 화장실가서 버리던지 내가 그걸 들고가면 다른손님들도 다 볼거고, 위생상태 어쩌고 지적받을게 뻔한데..
7. 아시다시피 중식은 향이 진한게 좀 있음.
어느 음식점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직원들 향수사용은 절대 금지고. 핸드크림도 안 발랐음.
혹시나 그릇이나 다른곳에 냄새 벨까봐.
땀냄새 날까봐 데오드란트나 무향페브리즈정도는 사용했음.
근데 자기들은 사우나갔다가 향수를 들이붓고 오면서
여직원들 아이라인이나 립색이 조금이라도 진하면 난리가남.
여기가 술집이냐며..
화장안하면 안한다고 또 난리남ㅋㅋㅋ
진상은 더 기억나는게 없네요.. 더 기억나면 댓글로쓰거나
2탄 갈게요.
그외에도 저희 직원들에게 참 잘해주시던 분들도 계셨어요.
사우나일할때 항상 아가야~ 라시며 사탕이나 캔커피, 빵같은거 챙겨주시며 열심히 하라시던 모 석수회사 회장님.
인사가 항상 밝다며 해외나가시면 작은거라도 직원들 하나하나 기념품같은거 사서 건네주시던 모기업 대표님.
유학간 딸 생각난다며 항상 따님,따님 하시던 여사님.
계속 서서 일하는게 안쓰럽다며 휴가는 언제가? 라며 놀러오라고 스파이용권 몇장이나 주신 회장님.
지배인님 그만 두실적에 아쉽다고 참 좋은 분 이시라고 회식하라며 금일봉도 주시고, 빨간날도 명절에도 일하는게 부지런하다고 고생하는게 이쁘다고 회식비 주신 모기업 이사님.
반말이 일상이던 때에 제가 실수해도 웃어주시며 그럴수도있지요~ 괜찮아요. 라고 항상 존대해주시던 철강기업 이사님.
자기가 굉장한 기업 회장이거나 이사이거나
그건 우리에겐 중요치 않아요.
우리에게는 똑같은 고객이니까요.
그리고 돌아서면 우리도 당신들 고객이 될 수 있답니다.
그렇게 잘난분들이시면 자기얼굴에 똥칠하는 짓 좀 하지마세요.
ㅡ 끗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