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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게시물ID : readers_255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풍선
추천 : 3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6/23 03: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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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박제

네 손을 잡을 때면 난 생각해
이 기분, 이 행복을 전부 박제하고싶다고
환히 웃는 네 얼굴을 보는 순간
시간은 멈추고 세상은 밝게 물들어
너를 내 뇌 속에 박제하기 위해서
포르말린을 잔뜩 부어버리는거야


네 웃음은 너무 맑아서 난 생각해
네 미소, 네 온기를 전부 박제하고싶다고
내 옆에 기대오는 네 체온을 느끼는 순간
난 더 이상 생각하지 못하고 입술을 부벼
너를 내 심장 속에 박제하기 위해서
흘러넘치는 피를 전부 버려버리는거야


네 가녀린 하얀 목선을 볼 때마다 난 생각해
네 숨결, 네 목숨을 내가 박제하고싶다고
우리의 역사가 어떻게 되든 지금 이 순간
날 바라보는 너의 눈길도 단 한가지를 바라고있어
넌 가치가 있는 빛바랜 사진이 되기 위해서
힘겹게 숨을 토해내는거야 눈을 감는 거야


국화-죽음에까지
 
인간은 죽어도
국화처럼 향기나진 않어
같은 건
하얀색 뼛가루와 꽃잎
같은 건
덧 없는 생 이것은 단지 육신
 
나 간다, 하고 떠나는 이의
발걸음을 맞이하는 유채색 꽃들
그 사이에 끼고도 싶으련만, 국화는
다만 남아있는 자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무채색
 
시골집, 따스한 빛의 안마당
누렁이 한마리가 멍멍거리며 반기는
몇십년간의 외출에서 돌아온 이
주름진 손은 팽팽해지고, 이내 활짝 웃으며
집 안으로 들어가는 그의 손에 국화 한송이-
 
재가 되어서 사라졌다.
 
 
수면
 
깊고 깊게 깊은곳으로 가라앉고 있는 나를
넌 물끄럼이 쳐다보기만 하네
손을 뻗어도 닿지 않아
이 끝이없는 심해는 지독하리만큼 시리고
아프게 나를 집어 삼키고 있는데
그럼에도
센 바람이 불어 소용돌이로 섞이는 얼굴
하나라도 더 간직하기 위해
나는 눈을 크게 뜨려고 노력하리라
 
 
 
 
 
도시의 하늘은 우중충한데
저 멀리서 별 하나가 떨어졌다.
아스팔트에 박힌 그 별을 가져다
상처를 보듬아주고
달빛을 비추어주고
물을 주고 바람을 주고
내 온기를 나누어주니
아프고 어렸던 별은 어느새 밝게 빛나며
어느날 밤 흐릿한 도시의 하늘 위로 올라가더라
아, 그 자태란.
흐릿한 밤 속에서 홀로 빛나는 별이란.
별 이름이 희망이었단걸 그제야 깨달았지.
 
 
 
 
청춘의 종말
 
눈물 아롱아롱 맺힌 코스모스
어디로 가느냐 먼 곳으로 가느냐
네 고향으로 가느냐 금빛 천국으로
 
가을의 종말을 알리는 슬픈 플루트
곡조가 서글퍼 눈물 흘렸네
 
눈물 아롱아롱 맺힌 내님이여
어디로 가느냐 그곳으로 가느냐
하늘 위 높은 곳으로 가느냐 천사 손에
 
시린 겨울바람이 불어오네
 
청춘이여, 불쌍한 이들
하얗디 하얀 국화 한송이 집어들고
한참 한참 울었으니.....
 
 
 
 
너의 얼굴에 봄이 한가득이 피었다.
코에는 흰나비, 노랑나비 모여들고
새싹의 향기를 머금은 싱그러운 피부에
진달래 물든 뺨
봄바람이 시기하듯 머리칼을 흔들면,
마침내
새하얀 목련 봉오리같은 목덜미가 들어나
아, 사랑스러운 봄이다.
 
 
 
 
 
 
고3병감성으로 쓴거라 오글거리네요. 잘 쓰지도 못하고.
그냥 제 감성이 이렇게 풍부하다! 고 자랑하고 싶었습니다....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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