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때부터 집에서 떨어진 학교에 다니느라
자취를 시작했다
6년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자취하고
3년 동안 관사에 사느라 자취하고
일 때문에 1년을 더해서 자취했다
10년 만에 돌아온 집에서 매일 먹는 집밥과
싱크대에 가져다 두면 설거지가 되어있는 그릇을 보니 신기하다
10년 동안 혼자 살아왔기에 혼자 사는 법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예전에야 부르면 바로 나왔던 동네 친구들이
결혼하고 나서야 커피 한잔하기도 힘들다는 걸 알고서는
난 혼자 사는 법에 익숙한 게 아니라
혼자 집에 있는 법에 익숙해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 살면서 친구와 지인을 만나지 않을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뺀 긴 시간 동안 혼자 있는 법에 익숙해져야겠다
정말 외로운 것은
커피 한 잔과 맥주 한 잔을 받는 몸이 아니라
공허한 내 마음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