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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팬시점 딸아 잘 지내니
게시물ID : freeboard_13279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운토끼
추천 : 5
조회수 : 24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20 23:14:12
너에게 그때 못한말이 갑자기 하고싶어서...

우리집은 내가 중학교다닐때 되게 못살았어
급식비내는 날이 무서웠고 교복아닌 다른옷을 입는날이 두려웠지
물론 그 교복도 물려받은 옷이었어 
지금 내가 세아이의 엄마가 되고보니
우리엄마도 내게 새교복을 사주고싶었을 것 같아
하지만 없는 살림에 동네 친구언니가 물려준 교복을 입고다니는
딸이 그저 가여웠을것같다 

내교복은 말야
애들이랑 인디언밥을 하면 막 헤지는 그런옷이었어
검정고무신보면 기철이의 낡은교복이 바람에 헤지잖아
뭐 그정도는 아니지만 많이 삭았다고 해야하나... 좀 그랬어
나도 창피했지만 뭐 옷이 없는건 아니었으니깐 

그런데 울엄마가 하루는 스마트앞에 데려가더라
거기 어디냐 양영학원앞에 있었는데 그 교복집 아직도있으려나..
아무튼 거기에 가서 내 교복치마를 사주셨어
다른건 다 못사주고 교복치마만 하나 사주셨단 말이지
중2면 한참 클때라서 사이즈도 좀 크게해서
깨끗하게 예쁘게 입으라는 말과 함께 늦은 선물을 해주셨어
그 크디큰 교복이 얼마나 좋은지 빨리 학교에 가고싶더라니깐

그걸 입고 학교에 갔다
낡은조끼, 낡은 블라우스지만 새 치마를 입어서 난 좋았어
특기적성시간에 배드민턴을 치러 내 새치마를 예쁘게 접어
의자위에 올려놓고 운동장에 다녀왔어
근데 그게 없어졌더라구
진짜 반나절도 못입은 치마였는데...
하 눈물도 안 나오더라 
체육복을 입고 집에 돌아가는데 너무 슬프고 엄마한테 미안해서 발이 떨어지지를 않더라구... 집에가서 엄마한테 말하니깐 괜찮다는 말만 해주셨어 그게 더 슬펐지

그 다음날 학교에 가니깐 친구들이 그러더라
피노키오 딸이 훔쳐갔어
라고
니가 흔히말하는 일진이라서 애들이 봤는데도 말을 못했나봐
나도 알지만 무서워서 달란말이 안나오더라
지금같으면 당장 쫓아가서 너네 엄마한테 당신딸이 도둑년이라고 말했겠지만 그땐 난 뭐 소심한 아니였으니깐
피노키오 딸이 훔쳐갔단 말에 그냥 포기했다

오늘 밤 갑자기 니가 생각났다
아직도 그 손버릇은 여전한지...
너도 니 아이에게 다른사람물건은 함부로 손대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지....
어릴때 치기로 했던 모든 행동은 잊어버려도 된다고 말하는지...
아직까지 가슴에 묻어 엄마한테 죄스러운 15년전 내 중2때의 하루가 갑자기 생각났다 

부디 일진놀이했던 과거를 좀 후회하고 살면좋겠다
아마 니가훔친 교복이 내것 하나만은 아니었을테니
그 더러운 손버릇을 당당한것처럼 내비치지말고
조금이라고 미안해하고 후회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니 새끼가 엄마는 어떤 학생이었어? 라고 물어보면
엄마같은 학생으로는 자라지마렴 하고 좀 뉘우치면 좋겠다

나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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