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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검사 거부하는 남편 (후기) 잘풀렸어요
게시물ID : wedlock_25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amhere
추천 : 13
조회수 : 2576회
댓글수 : 64개
등록시간 : 2016/06/16 15: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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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게 뭐라고 베오베를가서 ㅠㅠ 놀랬어요.
여러분의 관심과 조언 감사합니다. 

어제는 사실 너무 화가나서 새벽까지 잠을 못들고 씩씩대고있는데 남편은 맥주에 기분좋게 취해서 내일 검사 안해도 된다고 아이처럼 기뻐하며 저의 눈치를 보며 쉬다가 코골면서 잠들었어요. 
그래서 분하고 서러운 마음에 차마 남편 때릴수도없고 그 맘 이해 못하고 너무 답답하여서 오유에 글을 올렸구요 
너무 서러운데 누구 말 나눌 사람도 없고 ㅠㅠ 
그냥 평소에 들리던 오유에서 한풀이도 하고 오유엔 남자분들도 계시니까 검사 경험있으신분들 입장도 들어보고 남편을 좀 더 이해 해보고싶은 맘도 있었어요.
제가 표현이 너무 격해서 기분 나쁘셨던 분들이 혹시 계셨으면 죄송합니다.

누가 더 수치스럽냐, 고생스럽냐를 따지자는 마음은 아니였고, 
결혼이라는것이 그렇듯이 육아와 임신도 한사람 만의 몫이 아니고 두사람의 몫인데 
일을 시작해놓고 나몰라라하고 떠밀어 넘기는 남편의 태도에 상처받고 분노했던것 같아요.
남편이 둘째 둘째 둘째 노래를 했거든요. 첫째가 태어난 직후부터...

댓글을 읽어보니 조금은 이해될 것 같아요. 저도 검사 하나하나 받을 때 마다 정말 맘이 조마조마했거든요.
폐경이라면 어쩌나, 호르몬이 이상하다면 어쩌나, 내가 불임이라고 하면 어쩌나, 하면서요...
자신의 건강이나 남성성에대해서 약간 불안해 했을수도 있었을거고,
저같아도 오르가즘을 한 증거를 제출하라고 했으면 수치스럽다는 기분이 들었을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이제까지 받아온 나팔관조영술, 여러번의 초음파, 수차례의 피검사와 매일 먹는 약 복용 등이랑 머릿속에 겹치면서
나는 이렇게 하는데.. 왜 안해주나, 서러운건 똑같았어요...
저도 고통스러운 과정이였어서 남편에게 완벽히 설명 해주지는 않고 힘들었다고 짧게만 말해줬었는데
더 자세히 알려줬었으면 이랬을까, 후회도 되었구요.

아침에 다 포기한 마음으로 일어났더니 남편이 일어나자마자 애기처럼 침대에서 뱅그르르 구르면서, 나 오늘 갈거야 검사. 하더라구요. 
밤새 욕먹게했는데 뜨끔;; 
검사에 필요한거 챙겨달라고 해서 서류 쥐어주고 블루베리 씻어서 큰 그릇에 챙겨주었어요.. 
(블루베리 라즈베리 당근 토마토가 그렇게 좋답니다)

제 깊은 빡침이 남편에게 밤새 전달이 된건지, 
여러분의 여러가지 감사한 말씀들이 밤새 태평양을 날아서 남편의 마음을 흔들었는지, 
제가 어제 둘째 얘기는 이제 꺼내지말라며 울먹거리던거에 맘이 동했는지는, 
그런 말 잘 안하는 남편에게는 대답을 받기는 힘들것 같습니다만... 
저도 캔슬하려고 했던 금요일 초음파 약속 일단 가고 맘 굳게 먹기로 다짐했어요.
멘탈이 단단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러 조언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어제는 니모를 찾아서를 보면서 니모 엄마가 알을 사백개 낳았다는 대사 부분에서
광대물고기도 사백개 산란하는데 아가 하나 잉태못하는 제가 약간 웃펐어요 ㅎㅎ
생명을 가지는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닌가봐요. 설마 저희 부부가 난임이 될줄은 몰랐거든요.

읽어주신 모든 분께 행운과 행복만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글 마칠게요.

출처 남편이 검사 받으러 가서 누그러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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