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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estofbest_122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군인
추천 : 184
조회수 : 8958회
댓글수 : 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6/07/01 00:11:52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6/29 20:26:47
저는 군인입니다.
저는 21살의 남아이고 애인은 25에 직장인이며.. 6년간 교제해왔습니다.
^^; 아이러니 하죠.. 어떻게 저같은걸 만나서..ㅎㅎ;;
그렇다고 제 애인이 노는사람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소위 말하는 학구파 모범쟁이있죠..
딱 보면 그 타입 이라고 할겁니다.. 저는 철원에서 복무하고 있습니다.. 수색 한번 나갈때마다..
작전 나갈때마다 유서 쓰고 나간다는.. DMZ폴리스죠..
힘들게 생활하고 있어요.. 저도.. 그런데 그녀도 힘들어 하더군요.. 직장 생활이 힘들다고..
간호사거든요. 제 애인은요..
그래서 사표를 냈더랍니다.. 그러면서 제 앞에서는 웃더군요.. 해맑게요..
6개월만에 휴가를 나왔습니다.
일병 휴가를 빠르게 썻죠.ㅎㅎ;;
다들 상병 꺽이고 쓰던지 꺽이기 전에 쓰는데 말이죠..
^^; 너무 힘들더라구요.. 제 친한 고참이 지뢰 밟고 의가사 전역했어요.
그래서 저는 조기진급 하구요.. 수색나갔다가.. 작전나갔다가.. 사고난거죠..
속상하더군요... 괴롭더군요... 맘이 아팟어요.. 저도 당할까봐 두렵구요..
작전 복귀하고.. 그날 석식후.. 애인에게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연락을 했죠..
사표 냈다고.. 그래서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구나..."라고 말해줬죠.. "힘내 자기야" ..
힘내라고.. 이게 제가 해줄수있는 전부였어요..
그리고 한달 후.. 지금.. 저는 휴가를 나왔고..
누나를 만났어요. 아니.. 제 애인을 만났죠..
그저께 낮 11시넘어서 와서 어제 새벽 4시에 올려보냈어요..
직장일 때문에 잠도 못자고.. 매일 의사들한테 치이고.. 사람들 죽어가는.. 그녀의 직장..
맘 고생이 심한게 눈에 보이더군요.. 태연히 안그런척 하려는게 보이고.. 피곤하면서도 애써 웃고..
저는 말이죠.. 잘 안웃어줬어요.. 입대전엔 제가 애교도 많앗다더군요..
웃찾사에 누구야 라는 프로가 있다네요..그걸 볼때마다 제 생각이 난대요.
애교가 많았다더군요.. 그런데.. 지금은 없다고 왜그러냐구 하면서 우스겟말로 하는데
말에 뼈가 있더군요.. ㅎㅎ;; 많이 삭았다구.. 그런말두 하구..
^^;; 괜찮았어요.. 그런것쯤이야 나라지킨다는 의무감이 있다보니..
그런데.. 그녀를 남겨두는게 안쓰러웠답니다. 전에는 힘들거나 울면 심야차량을 타건 택시를 타서라도
그녀 집까지 달려갔는데 말이죠..
아차.. 그녀와 저는 한 50km떨어진 곳에서 살고있답니다.
다른 시에서 살고있죠..
아무튼.. 그녀와 자정이 넘어서쯤... 함께 가끔 가던 시외곽에 있는 저수지? 호수 를 거닐며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많이 힘들다고.. 보고싶다고.. 나도 네 손 잡고 바다도.. 계곡도.. 직장 친한 선생님들한테 보여주고싶다고...
미안하고 속상하더군요.. 해줄수 없는걸.. 속상하더군요..
그녀의 눈물을 봤습니다.. 애써 맘을 차갑게 먹었죠..
나마저 울면 안된다고. 나마저 슬픈 미소 보이면 안된다고.. 무표정으로 일관하려고 노력했답니다.
그렇게 이야기 하다가.. 해가 떠오르기전쯤.. 그녀를 역에 환송해주고..
그녀를 그렇게 보냈고.. 잠을 자야는데 잠이 안오더군요.. 어제 그렇게 밤샛고.. 오늘도 잠을 안잤습니다.
술마셧냐구요? 아니요.. 저는 술 맛을 모릅니다. 그렇다고 못마시는건 아니구요..
일부러 안마셧어요.. 돈이 없거든요..
부모님께 용돈 달라고 하기도 속상하구요.. 친구들이나 형들에게 사달라고 하기도 속상하더군요..
친구나 형들 만나면 그녀 생각날까봐요..
억장이 무너지는거 같은것도 한두번일뿐.. 이젠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서 멍하니 담배만 태우네요..
왠지 이별준비를 해줘야 하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녀를 위해서 말이죠..
나이는 차가고.. 저는 나이도 어리고.. 학교 진학도 전역후.. 다시 공부해서 해야는데..
모든게 더디거든요.. 제꿈이요 대한민국 검사입니다.
서민을.. 아니. 약자를 보호하는게 제 유일한 꿈이랍니다.
책임감. 소속감 있는.. 보람있는일 말입니다.
사법고시도 봐야겠죠?.. 그리고 법대에 진학하려면 엄청 공부해야할겁니다..
그녀와 만난날.. 그녀가 제게 그러더군요..
"나 전역후에 아버지가 차사주신댔어. 그걸로 등록금 할까 생각중이야."
"그래. 공부 열심히 해서 꼭 자기 꿈 이뤘으면 좋겠어."
........ 그녀의 그말에 저는 나를 믿고 있구나.. 하며 기쁘면서도..
맘 한편이 너무 무겁더군요.. 책임감.. 미안함.. 그리고 무게감..
슬픕니다.. 정말... 저같은 놈을 믿어주는걸 말이죠..
지금 전 내세울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세울거는.. 고작 해야 목숨 걸고 군생활 한다는거뿐..
DMZ넘나들면서 DMZ에서 수색 매복 하고 생활하거든요.. 빗물에 쓸려내려온 매설된 지뢰 밟을수도 있다는
그런 거 빼고는.. 남들에게 동정심 하나 살수있는거?
그딴거 하나밖에 없거든요. 군복에 민정경찰 이란 표딱지 조가리 하나 붙이고 다니는것뿐.
지금까지 뭐했냐 그러면 학교진학 안하고 군대왔습니다. 아니 진학 못하고 군대왔습니다 라고 할수있을뿐....
누나가 힘들때마다 잘 못해주고 울리기만 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칭얼칭얼 대던 제 자신이 얼마나 쓸모없이 보이는지 모릅니다.
이번 휴가때 그녀에게 꼭 멋지게 밥 한끼 사주겠다고.
꽃다발 한번 선물 해줘본적이 없었거든요.
6년넘게 교제해오면서 말이죠.
그래서 꼭 꽃들고 그녀 만나서 백! 골! 신고 합니다! 그리고 꽃 한다발 안겨주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싶엇는데..
이번에 휴가 내려오는날 휴가출발전에 작전 종료하고 휴가복도 못차려입고 그샹태 그대로 휴가왔네요.
8개월간 모은 봉급.. 기껏해야 한달 5만8천언.. 2월달에 올랐지만 말이죠..
그거 모은거로 차비쓰고 그녀에게 맛잇는 한끼 식사 영화 한편... 포토사진좀 찍고싶엇는데..
부랴부랴 내려오느라 통장도.. 못가져왔네요.. 군인이라서 군복무증 없이는 민증발급안되고..
통장도 안만들어진다고.. 다시 만들려했는데 그것도 안되고말이죠..
그래서 이번 휴가때도 그녀에게 얻어먹엇네요..
남자의 자존심이.. 아니. 그녀의 남자로써.. 하늘이 무너질만한 일이죠..
전.. 무심하고.. 멍청하고.. 한심하고.. 무능력한 놈입니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죠..
그녀의 친구들은 빠른사람은 벌써 결혼했답니다.. 학교선생님과.. 어떤사람은 벤처기업 사장과..
저는.. 저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말 없습니다..
저희집이 잘사는것도 아니고.. 휘청해서 쓰러진 집..
잘할줄 아는것도 없어요.. 게임? 노가리까는거?
그런것뿐.. 축구도.. 농구도.. 운동신경도 좋은편이 아니구요..
점점 그녀를 제 곁에 두는게 제가 힘들어 오네요.. 맘이 아프네요..
그녀를 떠나 보내려는걸까요.. 제스스로가요..
우연찮케 보아의 이별풍경 & 늘 이란 곡을 들엇어요..
제가 저렇게 될거같더군요.ㅎㅎ
그녀를 믿지만요.. 만약을 가장했을대요..
솔직히 지금 위기감도 느낍니다.. 근데 그녀는 안떠날걸 알거든요..
그런데 그녀가 너무 불쌍합니다..
오늘 전화달랬어요 제게요..
그런데 미안해서 전화 못했습니다.. 맘아파서요.. 막상 전화하면 무덤덤 하게 전화하려고 하거든요. 제가.
......... 보내줘야 겠죠.. 그녀를요.
제게 전부여서 그럴까요.. 그래서 보내줘야 하는걸까요..
웃고 행복해 하는걸 보고싶습니다..
두서없이 적엇네요.
저 울고있어요. 많이요.
정말 도움되는 말씀좀 나눠주시면 안될까요
이런것도 감당 못하는 못난 남자를 그녀는 알까요
안다면 아마 슬퍼할걸 알기에 오유님들에게 올립니다..
이 이야기가 그녀에게 닿아버릴까봐 걱정되서요..
그래서 오유님들에게 올립니다..
제 사랑을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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