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옛 짝사랑과 우연히 연락이 닿았습니다.
참 애매한 짝사랑이었어요.
연락은 항상 그 애가 먼저 하고, 몇 달 가장 가까운 친구처럼 지내고나서 그 애는 사라지곤 했어요.
(자세히 쓸 수 없는 많은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다 또 연락은 걔가 하고... 이번에는 몇년만의 연락이에요.
어떻게 아는 사람에게 연락처를 일부러 받아가지고 전화를 하네요.
이번에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정말 설레더라고요.
저는요, 이 친구를 많이 사랑했었는데 사랑한다고 말을 못했었어요.
제가 그보다 못난거 같고, 또 언제 사라져버릴지도 모르겠고요..
(사라지는 이유 자체는 타당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몇년동안 그 애를 생각하면서, 내가 겁이 나서 감정표시도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되더라고요.
짝사랑이어도 괜찮아요, 다 지나간 일이고, 그리고 그 애의 정말 아름다운 점들이 있었고 지금도 그런 면이 좋으니
이번에 만나면 지난 수년동안 내가 널 정말 좋아했었다고, 그러니 잘 가라고 말해줄거예요.
특히 초기 몇년동안 함께 있을 때, 정말 고마웠고, 말은 못했지만 너의 그 내면과 웃음을 정말 사랑했다고,
그 후 만난 사람들도 너만큼의 애정을 나는 느낄 수 없어 니가 내 마음의 첫사랑이라고 말해줄거예요.
지나간 일이니까 웃으면서 말할 수 있을까요?
걔가 술을 마시면 더 쉽게 말할 수 있겠는데 걔는 술을 안마십니다. 약속도 낮에 까페에서 잡혔지요.
그 친구에게 고백할 생각을 하니까 설레요.
그래서 평생 처음 다이어트도 하고 있지요. 첫사랑에게 고백하는데 다이어트의 노력이라도 하자, 내 마음이라도 담자, 경건하게..
어떤 반응이더라도 후회는 안할 것 같아요.
지난 몇년, 아무 말도 못한 것 때문에 오히려 후회가 돼서 다시는 걔에게 연락이 안올까봐 걱정했는데 기회가 온거니까요.
암튼... 오징어가 아니었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여징어의 운명으로서 사랑을 성취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저 자신에게 솔직했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기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