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보스가 조퇴하여 보스없음으로 음슴체.
비도 오고 남편은 오늘부터 워크샵가서 몇일 집에 없음.
남편이 없으로 쓸쓸함 ㅋㅋㅋㅋ으롴ㅋㅋㅋ 썰을 풀겠음.
저번글에도 말했지만 남편은 본인은 절대 인정안하지만 나는 아무리 봐도 남편이 게임 덕후로 보임.
하지만 본인은 그냥 게임을 조금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함.
남편은 눈보라사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데, 아직 결혼하기 전, 눈보라사에서 진행하는 블리즈컨이란 곳을 월차내고 다녀왔음.
그때는 거의 프로포즈를 기다리고 있던 시기인지라 미국에 다녀온다고 했을때 나의 머릿속의 진행사항은 이하와 같앗음.
블리즈컨 -> 미국 -> 면세점 -> 선물(?)+프로포즈 ?!??!
아니나 다를까 남편(남친)이 한국으로 귀국하자마자 바로 카톡을 보냈음.
시차때문에 와서 피곤할텐데 당장 보자는 것이었음.
나는 설마설마 하면서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을 안고 퇴근하자마자 남편(남친)을 만나러 갔고 남편(남친)은 캐리어도 든 상태 그대로 회사 근처 지하철 역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음.
카페로 자리를 옮긴후,
남편(남친)은 상기된 상태로 블리즈컨이란 곳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열변을 토하며 한참 이야기하다가 ..
(대부분은 덕후 흉을 보는 중이었음.
오픈할때 얼마나 사람들이 달려들어갔으며, 모든 사람들이 장난감 코너에서 shut up and take my money를 외쳤는지 등등)
그러다 남편(남친)은 갑자기 문뜬 생각 난듯 가방을 뒤적뒤적 거렸음.
남편(남친): 이걸 꼭 봐줬으면 좋겠어. (뒤적뒤적)
남편(남친)은 가방속에서 직경 5cm x 5cm의 고급스러운 검은 벨벳 상자를 꺼냈음.
그것은 반지 상자 랑 크기도 같고 생김새도 같았음.
나는 머리가 까마득하면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음.
나: (두근두근두근. 아.. 드디어.. 하지만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두근두근)
그 벨벳 상자는 포장이 엄청났음
검은 포장을 푸르고,
검은 띠지를 빼내고,
그다음 상자가 삐이꺽 입을 열었음.
내 심장은 터질것 같았음.
머릿속은 상견례를 어떻게 해야할 것이며,
부모님께 남편(남친)을 어떻게 소개해야할 것이며 등등 멘붕이 일어나고 있었음.
벨벳 천이 깔린 그 상자 안에는 정말 예쁜,
은색의,
반짝거리는,
비취..
..색 파란색으로,
Blizzard
란 글씨가 있었음.
남편(남친)은 그 예쁜, 은색의 반짝거리는 Blizzard라고 고급스럽게 반짝이는 핀을 조심스럽게 달고는 얼굴을 붉히며 물었음.
남편(남친): 예쁘지?
나: 으..응? 응, 예쁘네. 오빠꺼였어?
남편(남친): 당연하지! (불안한 표정으로) .. 혹시 가지고 싶어?
나: 아니, 필요없어. (괜찮다고 대답하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마음의 소리가 튀어나왔다. 남편말이 그때 내가 엄청 짜증내며 단호하게 말했다 했다.)
그다음 남편(남친)이 손바닥 만한 박스를 꺼내서 나에게 줬고,
그것은 디아블로 멀록 피규어 였고, 한정판이라고 내게 단호하게 말했다. (박스채로 잘 보관중이다)
WOW 멀록 펫코드도 줬고 (몇년 지났는데 쓸줄 몰라서 그대로 있다),
뭐 이것저것 많이 줬는데 난 별로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남편말로는 내가 묘하게 짜증내며 집에 갔다고 했다.
...
남편이 나에게 프로포즈한것은 그로부터 반년이나 지나서였고,
그 Blizzard 핀은 남편의 NO.1 보물이었다가 몇년 전 지옥철 출근때 어느순간 사라졌다고 한다.
.. 음.
어떻게 끝내지..
남편이 어제 컴퓨터하고 놀다가 소리쳐서 놀래서 갔더니
이번 WOW 군단인가에 베타테스터에 당첨됬다고 한다.
등짝 때려주고 1시간만 하라고 하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