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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해도 예쁜 옷 입어요
게시물ID : gomin_12246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설탕꽃
추천 : 19
조회수 : 1897회
댓글수 : 60개
등록시간 : 2014/10/09 03:05:38
저는 고도 비만이지만 예쁜 옷들 엄청 많고 나름 체형에 맞춰서 열심히 골라 입어요.
 
 
 
허벅지 승마살이 보기 싫어서 바지는 잘 안입고 체형 커버 되는 원피스나 스커트 많이 입어요
 
특히 플레어 스커트요.
 
몹시 로맨틱한 아이템이지만 없던 허리 만들어주고 다리도 얇아 보이는 마법의 아이템이라 사랑합니다.
 
종아리가 지방 근육 크로스로 굴곡이 많지만 그래도 바지보다 이뻐서 잘 입고 다니지요
 
 
 
 
 
전 최대한 예쁜 옷만 골라 입고 생글생글 에너지 넘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오징어인데...
 
 
 
그런 저를 보고 제 친구가
 
"나는 니가 참 신기해"
 
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오랫동안 잊혀지질 않네요.
 
 
 
 
 
 
패션이라는게 참 재밌는게
 
오늘 내가 이쁘다고 생각하면 이뻐보이고
 
그러다가 움츠러든 상태에서 거울을 보면 한마리 불어터진 오징어가 있는거고.
 
내 마음먹기에 달린 거잖아요.
 
 
중요한건 자신감.애티튜드.
그렇게 생각해요
 
 
 
 
 
뜬금없지만 어디가서 말 못한 제 이야기 좀 해도 될까요.
 
 
 
 
 
제가 초딩 시절을 보낸 90년대에는 뚱뚱하면 당연히 놀림을 받았어요
 
길가다가 모르는 사람에게 뒤에서 발로 차이거나 종이 박스로 절 내려치는 일도 있었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손이 닿으면 썪는다며 왕따를 당하기도 했네요
 
 
 
유치원 떄 부터 살만 빠지면 이쁘겠다는 말을 줄창 들으며 자신감을 잃어가던 저는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드디어 운동을 시작하고 강박증에 걸린 사람처럼 무작정 한시간씩 달렸어요.
 
 
수능 끝나고 100키로를 찍었거든요.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다더니 30초 뛰는 것도 힘들던 제가 30분을 연달아 뛰고 나중에는 1시간을 연속으로 뛰게 되니 40키로가 빠지더라구요.
 
어딜가든 예뻐졌다. 못알아 봤다. 진작 빼지 그랬냐. 모두가 칭찬하고 호의적이었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썸남들도 늘어가고. 좋은 사람 별로인 사람 많이 생겼죠.
 
아, 역시 살이 빠지니 돼지라서 안생기던 나도 생기는구나.신기하다.그래도 아직 모자라니까 살을 더 빼야겠다.
 
 
사실은 자신감 상승으로 인한 성격 변화가 썸남을 만들어 낸건데..저는 계속 일그러진 사고를 해댔죠
 
 
난 아직 못나고 뚱뚱하니까 남친은 꼭 키크로 잘빠진 훈남을 만나야지. 그래야 못생기니 애들끼리 사귀네.끼리끼리 노네. 그런 소릴 안듣지.
 
 
그래서 남친은 무조건 외모를 최우선으로 골랐어요. 대단히 잘생기지는 않아도 어디가서 절대로 빠지지 않을 사람.나랑은 다른 사람.
 
 나의 가치를 남친을 통해 증명하고 남친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어긋난 연애를 한거죠.
 
 
 
다행히 잘못된 점을 인지하고 첫 연애를 끝냈지만, 어긋난 연애관과 가치관은 계속 가지고 살았죠.
 
그렇게 20대를 거진 다 보내다가...
 
이게 뭐하는거지.이런 생각이 드는거에요
 
 
나는 왜 나를 갉아먹고 사는가.
 
 
사실 남들은 나한테 큰 관심도 없고, 그들이 나를 보고 뭐야 저 돼지는 이런 생각을 한다한들 그게 무슨 상관이며, 저놈들 신경쓰다가 내 젊음은 다 날아가겠구나.
 
그래서 생각했죠. 나의 강점은 무엇인지.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야겠다.
 
 
그래서 틈만 나면 여행을 다니고,다양한 경험을 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었어요. 뛰고 싶으면 뛰고, 먹고 자고 싶으면 포만감에 젖어 꿀잠도 자구요.
연애도 많이 했고, 책도 많이 읽었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니 저절로 웃음이 많아지고, 쓸데없는 근심을 내려 놓으니 사람이 밝아지고.
 
물론 맘 편히 잘 먹고 잘 자서 살도 쪘죠.
 
 
그래도 상관 없었어요. 저는 행복하고. 저를 너무 사랑하고 이해해주는 남편을 만나게 되었거든요.
 
지금 남편 따라서 지방으로 내려와 있는데
 
신상 썬글라스 쓰고 높은 샌달에 원피스 살랑 거리며 읍내 혹은 밭두렁을 걸으면 온 동네 사람들이 저 정신나간 애는 뭐지 이런 눈으로 쳐다보지만 ㅋㅋㅋㅋㅋ
 
그래도 저는 좋습니다. 아무리 제가 애지간한 성인 남자만큼 덩치가 크다해도 이 코디는 완벽하니까요 ㅋㅋㅋㅋㅋㅋ
 
 
 
 
 
물론 종종 거울 속에 나를 보며
 
역시 살이 찌니 엄청 못생겼는데
 
이런 생각도 하고
 
몸매 좋은 여자분이 지나가면 저 옆에는 가지 말아야지 하면서  움츠러들어요
 
 
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랍니다.
 
 
살 쪄서 고민하시는 분들.
 
외모 가꾸세요. 대신 남들이 정해놓은 틀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당당하게 꾸미세요.
 
어색한 건 잠시,적응되면 금새 기분 좋아지고 매사에 행복한 사람으로 다가 갈 수 있어요.
 
 
 
 
 
그리고 요즘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몰상식하게 뚱뚱하다는 이유로 비난을 하는 인간을 만나게되면
 
완전 상큼하게 한번 웃어주세요. 해보니 그게 가장 좋은 퇴치법이더라구요.
 
 
 
 
써놓고 보니 참 기네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치관도 바뀌고 ...체질도 바뀌고....그래서 건강을 위한 운동과 식이조절을 하던 중에 생각나서 쓴건데..하하..
 
 
마무리는 우리 모두 당당하게 웃는 오징어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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