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어딜 가든 "자유"를 외친다.
그곳은 국내와 해외를 망라한다.
스스로가 '자유의 투사'가 된 듯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정작 그의 정책이나 지시에서 '남의 자유'는 찾아볼 수 없다.
노동자든 학원강사든 반드시 적을 상정하고 공격하기 바쁘다.
윤이 말하는 '자유'는 우리가 아는 그 '자유'와 아무 관련이 없다.
'반공'의 다른 말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의 반대말로 지칭해오던 '자유 대한민국'에서의 '자유'다.
여기서의 '자유'는 '반공'을 뜻하는 매우 고전적인 레토릭이다.
윤이 6월 28일 한국자유총연맹 69주년 창립기념식에서 한 말을 보자.
"왜곡된 역사의식과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은 핵 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
"북한이 다시 침략해 오면 유엔사와 그 전력이 자동적으로 작동되는 것을 막기 위한 종전선언 합창이었으며, 우리를 침략하려는 적의 선의를 믿어야 한다는 허황된 가짜평화 주장이었다."
"자유 대한민국의 국가안보가 치명적으로 흔들린 상황이었다."
대부분이 상당한 거짓말인데, 전체적인 문맥을 보면 "북한과 맞서 싸우자. 반공하자.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 어디에도 우리가 아는 '자유'의 의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행사의 주최측인 '자유총연맹'의 이름에 있는 '자유'도 '반공'이라는 뜻이다.
이 단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변 반공단체다. 이름부터 반공연맹으로 시작했다. 서북청년단과 비슷한 결로 읽힌다.
세계일보는 "자유총연맹은 1954년 이승만 전 대통령과 대만의 장제스 전 총통이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동아시아 8개국에 만든 아시아민족반공연맹이 전신이다. 1963년 한국반공연맹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89년 동유럽 공산권이 붕괴함에 따라 현재의 한국자유총연맹으로 다시 변경했다"라고 자유총연맹을 소개했다.
윤이 그동안 꾸준히 "자유"라고 외쳤던 수많은 연설들을 다시 보자. 그 '자유'의 자리에 '반공'을 넣으면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윤은 '반공'이라는 과거의 망령을 다시 불러내고 싶어 안달을 하고 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독재자들이 사용한 '반공'의 용도는 자명하다. 정권 유지를 위해 국민을 압살하고 권력에 대한 견제를 없애고 독재를 완성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우리는 4.3사건, 인혁당 사건, 5.18, 6월 항쟁 등 셀 수도 없는 수많은 고귀한 핏값을 치러야 했다. 윤이 이번 자총 창립기념식에서 한 말도 잘 보면 지난 정부를 북한과 내통한 친북정부로 낙인찍고 다시 반공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뉘앙스로 들린다. 윤이 꿈꾸는 세상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역사가 5년만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50년 이상 후퇴할 수도 있는 위험한 꿈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