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주인공들에 대해 혼자 막 끄적인 거 올려봅니다.
애들이 하나같이 등신같고 딱하고 안쓰럽고 한 마디 해 주고 싶어서 원... -.-
음슴체 주의. 반말 주의.
또 오해영.
감정불구의, 감정불구에 의한, 감정불구를 위한 드라마.
박도경.
애정결핍 끝판왕. 애정결핍으로 인한 편집증 + 폭력성을 두루 보유한 최강 클래스.
그나마 마음을 허락하는 상대라고는 똑같이 부모에 대한 결핍을 겪어 감정 표현이나 소통에 문제가 있는 형제들에, 자세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여성편력이 정신적인 결핍에서 오는 거라는 생각이 드는 변호사 친구.
심지어 결혼할 만큼 사랑했던 여자는 나랑 자웅을 겨룰 애정결핍 끝판왕.
친엄마는 저렇게 모성애가 1그램도 없는데 어떻게 애를 둘이나 낳았나, 싶은 자기애적 성격장애 환자.
본인은 지 말만 무조건 옳은 독불장군에 다른 의견을 수렴하지 못 하고 바로 화를 내거나 주먹을 휘두른다.
전해영을 사랑했던 건 서로 발현되는 스타일의 차이일 뿐, 결국 결핍에서 오는 정서적인 장애를 안고 있으며 사실은 그걸 극복하지 못 한 나약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저도 모르게 동질감을 느끼고 좋아졌던 게 아닐까. 그래서 그렇게 사랑했는데도 결혼식 전날 떠난 여자에 대해 앞뒤 따지지도 않고 복수할 생각을 할 수 있었겠지.
이런 주변인들 사이에서 살다가 버럭질 하면 달래 주고, 술국 끓여 주고, 도시락 싸 주고, 안아 주고, 나 쉬운 여자니까 해 달란 거 다 해주겠다는 여자한테 안 빠지면 사람도 아니긴 하지.
서해영.
허구헌날 부장급도 아닌 무려 이사님한테 대들고, 아무리 술김에 한 말이지만 죽여버리고 싶다고 면전에서 까불고, 아무리 꼬일 대로 꼬인 관계라서 화를 누를 수 없다지만 사회생활 몇 년차길래 외부에서 모셔온 TF 팀장한테, 사적인 자리도 아니고 매번 회사 내에서 야자 트고... 한 대만 때리자고 하고... 이유 없이(옆에서 보는 남 기준에서) 두드려 패고... 이 정도면 사실 ADHD 상담이라도 받게 해야 할 수준 -.- 주인공 보정 받아서 안쓰럽고 귀여운 거지, 현실이라면 회사에서 동료로 만나고 싶진 않다;
물론 전해영이 딱 미운짓 하는 티 안내고 사람 기빨리게 하는 타입이긴 하지만 매번 있는 대로 열폭해서 스스로 구덩이 파고 들어가는 서해영도 열등감을 넘어서서 과도한 피해의식에 가깝고, 일을 어지간히 잘 하지 않고서야 시말서 한 장 안 쓰고 여태 멀쩡히 회사를 다닐 수 있다는게 미스테리.
태진이한테도 잘 맞춰 주는 연애를 했을 거라 예상되는 바, 도경이한테도 질질 끌려다니면서 감정적 학대 당하는 걸 즐기는 듯. 심지어 11화에서는 지금 지가 무슨 짓을 당한 건지 제대로 이해는 한 건지, 도경이의 사과보다 '사랑한다'는 말 안해준 것에 화를 내고 있음. 하아... ㅁㅊㄴ아... 내 딸이었으면 그냥 머리 밀었다...
전해영.
도경이가 감정불구 남자 부문 최강이라면 전해영이 여자 부문 최강.
누구에게도 미움 받고 싶지 않고, 부정당하고 싶지 않아서 누구한테나 친절하고 웃는 낯으로 대하고, 친아빠도 아닌 엄마의 재혼 상대 중 한 명에 불과했던 강남길 아저씨랑도 여전히 부녀처럼 연락을 주고 받고, 때때로 밥도 먹을 정도로 평화로운 인간관계에 집착하는 성향. 아마 아주 인성이 개차반이 아닌 이상 엄마의 다른 남편들과도 그런 식으로 연락하고 지낼 가능성이 높다. 도경이한테 좋은 기억으로 남자며 탁구 치자고 했던 것도 다시 잘해 보려는 핑계인 동시에 그녀의 진심일 것이다. 그 누구도 자신을 싫은 기억으로 떠올리면 안되는 거지. 이것이 바로 가면성 우울증, 연극성 성격장애 아니겠는가.
도경이와의 결혼 전날 도망쳤던 것도 그런 자신의 성향을 들켜서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불쌍해서 못 버린다'는 말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 그녀에게 중요한 건 오랜 시간 감춰온 스스로의 콤플렉스까지 사랑받는 게 아니라, 내가 예쁘게 포장해서 내놓은 완벽한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이니까.
그래서 자기랑 너무 다른 서해영이 단지 이름이 같았다는 이유 말고도 기억에 오래 남았을 거다. 갖고 싶었던 따뜻한 엄마의 존재와 함께, 엎어지고 깨지고 넘어져도 그런 자신을 온전히 '애틋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서해영이 신경에 거슬리지 않을 수 없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던 전해영이 단지 이름이 같아서 에피소드가 많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까지 서해영에 대해 디테일하게 기억할 리가 없고, 하물며 전해영이 기억하는 서해영의 모습은 서해영의 아픈 기억과는 달리 '엄마'라는 존재가 늘 포함된 부러운 모습들이었던 것으로 보아, 전해영도 서해영에게 나름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는 잘 시전하지 않는 '친해서 그런 것 같지만 사실은 깎아내리기' 같은, 여자라면 촉이 중간만 가도 읽어낼 수 있는 저급한 테크닉을 쓰면서 서해영을 초반부터 자기 바닥으로 깔아두려고 했겠지. 어린 시절 느꼈던 부러움에 대한 보상심리로.
한태진.
사실 지금까지의 분량으로 태진을 감정불구의 영역에 넣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자친구에게 헌신하지 않고 자기 자존심, 자기 가오를 우선시했다 해서 감정불구인 것은 아니니. 아직 그는 어딘가에서 날아온 돌을 맞고 재수없게 옆구리가 터져서 분노하고 있는 개구리일 뿐이다. 하지만 온 세상 감정불구를 다 모아 놓은 듯한 이 드라마에서 후반부에 그가 그려낼 모습이 감정불구자로의 변모가 될 것이 분명한 바, 과연 어떤 유형의 감정불구자가 될 지가 주목될 따름이다.
이렇게 감정불구, 애정결핍, 각설하고 미친 자들이 바글바글 모여서 살고 있는 드라마.
머리로 이해는 하겠는데 그래도 저들과 같이 살고 싶진 않은 드라마. -.-
그런데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주변에 저런 성격들 무척 흔하다는게 함정인 드라마.
박씨 3남매와 훈이 여친과 변호사 친구와 엄마에 대해서도 써야 하는데...
사실 그들도 전혀 제정신이 아닌데...
저 멀리서 누가 날 부르고 있고...
월급도둑질을 이젠 그만해야 할 것 같고...
끝을 어떻게 맺어야 할 지 모르겠으니
전 이만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