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주마등은 말이많더라
5월28일 PM 6:12
"...최악이다"
양쪽다리와 오른손은 이미 감각이 사라진지 오래고..왼손은 더럽게 아픈거 보니 아직 괜찮은 모양이다
참 웃기는 일이야..누가 게임사러 갔다가 거기서 죽을줄 알았겠나...참 박복한 인생일세
그녀석은 괜찮은지 모르겠네..괜찮았으면 좋겠는데..아..지금 남 걱정할 처지는 아닌가..뭐 어때
어차피 죽는거 남걱정하던지 말던지 알게 뭐람..
끼익..끼이이익..
소름끼치는 소리...
음..위에있는 철근이 달랑달랑한데..저거 떨어지면 바로 죽겠지? 즉사겠구만! 음 다행이야 즉사라니
"다행은 개뿔..뭐가 다행이야 망할..어쩌다 이렇게 된거지.."
끼익..끼이익..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나는 어제의 일을 생각했다
5월27일 PM 8:30
타탁..탁..타타탁..탁..타타타탁..타탁탁 탁 탁탁!
"리드미컬한 타자소리..크으 이맛에 기계식 키보드 쓰는거지!!"
쓰레기로 가득한 책상,그속에서 빛나는 키보드와 옆에 있는 진열장에 있는 피규어..흔하디 흔한 덕후의 책상이다
알바뛰면서 내돈으로 처음산 기계식 키보드다.내돈으로 처음산 물건이라 그 행복을 이루어 말할수 없다
"크으으으으!!진짜 눈물이 다나네!감동이야!해피!굿!"
타라락 타라락 탁탁탁!
좋아..아직 알바비도 남았겠다 이걸로 이번에 나오는 게임이나 사볼까 후후후
"어디 보자..이번 신작이이...
건건게이밍..이거다! fps류인가..오호..발매전부터 평이 괜찮은데..?괜시리 나까지 기대되잖아"
언제 나오는거지?보자..어 내일이네? 주문신청할까..으음 아니야 이왕 내돈으로 사는거 직접 가서 사겠다!
어서 이 소식을 친구놈한테 알려줘야지..보나마나 엄청 배아파할꺼야.보자 휴대폰이..
으으음...책상이 어지럽혀져 있어 휴대폰 찾기도 힘들다
으으 어디있는거야 내 휴!대!폰!
우우우우우웅 우우우웅..! 타이밍 좋게 울려주는 나의 약정남은 휴대폰
"으 아니! 거기있었나!"
모니터 아래 쓰레기더미를 치우니 발광하는 휴대폰이 보인다
"엥 뭐야 그녀석이잖아 안그래도 전화할려고 했는데 다행이네"
"여보세요?"/"여보세요! 왜 이리 늦게 받아!"
"아 미안 미안 휴대폰좀 찾느라.."/"보나마나 쓰레기때문에 못찾았던거겠지!으휴 못살아"
"ㅇ..아니거든!쓰레기는 없거든!"/"더듬는거 보니까 찔리는가 보네?"
에이씨..정곡을 찌르다니..예리한 녀석 같으니라고..
"ㅆ..쓸데없는 얘기는 그만 하고! 왜 전화한거야?"/" 아 맞다 맞다 잊고있었네"
말한지 얼마나 됐다고..저정도면 건망증아닌가..아니 알츠하이머?
"야! 너 나랑 게임사러가자!"
으응?
"..게임?"/"응 게임!"
"..무슨 게임?"/"이번에 새로 나오는 fps 게임! 그게 그리 평이 좋더라고! 같이 사러가자"
"아 혹시 건건게이밍 그거?"/" 어어 그거! 아는구나!"
"나도 내일 사러갈려고 했어 잘됐네"/"아 그랬어?"
"오냐 그럼 내일 5시까지 만나자"/"알았어 그럼 내일보자 빠이요!"
"그래 내일ㅂ.."/뚜 뚜..뚜..
"빨리도 끊는다..."
자 그럼 내일을 위해서 후딱 애니 3편정도만 보고 자야지..이번 분기엔 재밌는게 많단말이지..
.......그렇게 그녀석을 만나고..게임을 사서..잠시 매장을 돌아다니고 있을때 였지..?
"야 이것좀 봐! VR체험관이야!재밌겠네 하고갈.."
콰아아아앙!!!
..?뭐야 뭔일이야
몸속까지 전해지는 진동과 소리..예사롭지 않은게 뼛속까지 느껴진다
쿠우웅..쿵..쿠우우웅
"이런 미친 이게 뭐야..빨리 탈출해야..야! 빨리 나가자..?"
엥?없다..? 없네..? 뭐야 얘 어디갔어 이상황에 미아행이라니..?아니지 먼저 나간건가? 이런 의리없는녀석..!빨리도 사라지네!
그럼 나도 빨리 나가야지 나가면 따질꺼
퍽
......
"그렇게 지금 상황에 처했다..이거지.."
끼이이이익..
저 철근도 이제 한계인가.. 보고 있으려니 두렵기 짝이없군
....내가 죽으면...우리 가족들은 많이 슬퍼하겠지..? 그녀석도 살아나갔다면 슬퍼해주려나..음..해주겠지..아니다 안해줄지도 몰라
아직 못해본것도 많은데... 아 맞다 애니..이번분기 마지막화도 못봤는데...이리 죽어버리는구나..그거 재밌던데..
썩 나쁜 인생은 아니였지?
좋은녀석들도 만나고 좋은..부모님 아래에서 자라고 좋은..학교에서..좋은.......으으음..
눈앞이 뿌옇다..뜨거운 물방울들이 또록 또록 흘러내려 지면을 따뜻하게 적신다..내가 참고있던 감정들이 물방울들과 함께 조금씩 솟아오른다
"아직 죽고싶지않은데..살고싶어..결혼도 해보고싶고..부모님한테 손자라며 소개시켜드리고 싶고..아직 하고싶은게 많은데..!!!"
물방울들은 차츰차츰 모여 강이 되어 더욱 따스히 지면을 적신다..내마음도..
"그런데..이렇게 죽으면.."
끼이이이이이이이....
...끝인가..
살포시 눈을 감았다
끼이이
..아 맞다 ㄱ..
콰아아앙!!!
....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