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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서 우리....
게시물ID : wedlock_22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번더?
추천 : 2
조회수 : 44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6/03 1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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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마무리 주의!!


 
작년에 시아버님이 추자도 인근에서 낚시로 갈치를 어마어마하게 잡아오셔서
남편님이 친정에 가져다드리자!~하여 친정집으로 내달렸어요..
 
갑자기 가는 터라 농사짓는 친정부모님이 일하고 계실 밭에 연락을 않고 갔었죠.
일하고 계신 곳에서 좀 멀찍이 차를 세우고 조용조용 놀래켜 드릴려고 가는데
남편님이 잠깐만 여기 있자!! 이러더군요.
" 왜 그래용??"
"저기 어머님 아버님 봐봐요!!"
갸웃하면서 봤더니
엄빠 두분이서 투닥투닥~
"00아빠!! 내 힘들어서 못하겠다!!"
"그것도 못하면 죽어야지~ 비키라! 걸리적 거린다! 저가서 앉아있어라!!"
엄마는 실금실금 웃으면서 한쪽으로 비켜 앉으시고 아빠는 역정(?)을 내시면서
열심히 작업을 하시더라구요.ㅋㅋㅋ
 
여튼 엄빠께 갈치 생물로 가져왔으니까 빨리 손질해야 된다고 하니
"00아빠 혼자 하소~~나는 우리 큰사위랑 갈라요!!"
"저보래~이!!! 일하기 싫어가지고 !! 이리 안오나 콱고마~!!!"
아빠는 다소 문자 그대로 거친 말씀이시나 뉘앙스는 전혀 험악하지 않은 협박을 하시더군요.
 
 
그때 남편님이 저한테 하는 말이
우리도 어머님 아버님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가진거 많이 없어도 빚없이 살면서 우리 당신이랑 저리 살았음 좋겠다...
 
우리는 농사 말고 바닷가에 촌집하나 사서 내가 낚시 해오면
당신이 구워주고 매운탕해주면 마당 평상위 동그란 스뎅 밥상에 마주앉아 밥먹고
상 물리고 우리 당신 무릎베고 그대로 누워서 낮잠잤으면 좋겠다...
 
해질녘되면 할매 할배 둘이서 손잡고 갯바위 앉아 해넘이 보고 집으로 돌아오면 좋겠다...
 
어둑해진 밤이면 점 백원 고스톱치면서 점수 가지고 투닥거리고 하다가 깊은 밤이 오면 손깍지 하고 잤으면 좋겠다...
 
내가 유식하진 않지만 우리 당신에게 평생 따스한 남자였으면 좋겠다...
 
내 여자 행복하게 하는 남자였으면 좋겠다...
 
저는 눈웃음으로 답해주고 속으로 말했습니다.
당신이 낚시하고 들어오면 마당에서 등목 해드릴게요...
낮잠잔다고 평상에서 내 다리베고 누운 당신 머리 쓰담해드릴게요...
깊은 밤이 오면 지금보다 훨씬 늙어서 비루한 몸뚱아리일테지만 당신살 맞대고 잘게요...
 
그리고 마지막까지 내 남편님의 그 내 여자로 살고 싶다고...
 
남편님의 저 마지막 말 내 여자라는 표현이 너무나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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