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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고양이의 마음이 어떨까요...
게시물ID : animal_1604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뽀리우스
추천 : 10
조회수 : 745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6/06/02 22:00:36
우리동네 가게에서 밥을 얻어먹고 사는 치즈태비냥이가  있어요. 
길냥이지요. 
저는 그 아이를 이쁜이라고 부르며 작년 초 아기일때부터 알아왔어요. 다른형제들에 비해 곁을 잘 내주지 않던 예민한 하지만 예쁜 아이였는데
올초부터 점점 뚱뚱해져서 "어유 살좀 빼라. 너 너무 비만 아니니" 하면서도 닭찌찌도 주고 사료도 주고 했더랬죠.   
 4월 중순의 어느날 가게 아주머니께서 그 아이 출산소식을 전해주셨어요. 4/14에 출산해서 배가 쏙 빠졌다고...
 (달력에 동그라미 표시까지 해놓으셨음ㅎㅎ) 
"비만이 아니었군요. 정말 장하네요. 어서 새끼들 자라서 보여주러 오면 좋겠어요" 하며 이쁜이가 가게 찾아오면 몸조리좀 해주십사 참치랑 주식파우치 닭찌찌를 가져다 드렸어요.  
몇일 후, 4월 말에 길을 지나는데 아주머니께서 또 말을 거셨어요.
고양이가 새끼와 살고있는 곳을 들켜서 다 물고 가게로 와버렸데요. 
아주작은 5남매였어요. 
이쁜이가 가게 아줌마와 아저씨를 많이 믿고 따르기에 가능한 일이었죠.고맙게도 3주정도 새끼들을 가게 안에서 어미와 함께 돌봐주셔서 종종 캔을 들고 아기들과 이쁜이를 보러갔어요.   
아기고양이가 5주 정도 되었을 때 아주머니가 물으셨어요. 
어느정도되면 분양보내도 되냐고.. 
최소한 2달은 되야 어미가 독립시킨다고 말씀드렸었는데...  

한마리 두마리 분양하시고 6주가 겨우 지난 어제까지 다섯마리를 다 보내셨어요. 그럴러면 왜 물어보신건지 ... 
아저씨는 길냥이로 살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것보단 훨씬 나은일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어미가 좀 안됐지만 길에서 죽어가는 길냥이를 많이 봐왔기에 그렇게 믿었구요.  
그런데 새끼를 모두 보내고나자 이쁜이가 미친듯이 새끼를 찾아다니네요. 
오늘 길을 지나는데 원래 살던곳과 꽤나 떨어진 곳에서 
헤매이는 이쁜이를 만났어요. 
야윈몸...
절박한 눈빛... 
구슬픈 울음소리... 
바쁜 발걸음... 
닭가슴살을 내밀어보았어요. 
그냥 지나쳐가더군요. 
항상 내손을 보면 밥달라고 허겁지겁 달려오던 아이였는데 ㅜㅜ  
아 어미잃은 새끼고양이는 많이 봐왔는데 그 반대도 있음을 깨달았어요.  생이별을 겪은 어미의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까요. 
사람을 믿고 맡겼는데 사라져버린 새끼들을 생각하며 얼마나 배신감을 느낄까요, 얼마나 원망할까요. 
 다른곳으로 보냈으리라고 상상도 못하고
하염없이 찾아헤매는 이쁜이의 뒷모습을 보며 
수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어미가 멀쩡히 살아서 돌보는데 데려가버린 사람들이 
너무 이기적인것같고, 내어준 가게 주인도 원망스럽고, 
차라리 우리집에 어미까지 다 데려왔다가 때되면 입양시킬껄 
하는 뒤늦은 후회도들고, 저렇게 식음전폐하고 찾아헤매다 
큰일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글을 써봅니다. 

 -이쁜아 어서 기운차려   

사진설명 
가게로 아기를 데려온 이쁜이
광합성 즐기는 이쁜이
새끼들과 함께하는 이쁜이
이쁜이 캣초딩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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