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너 여기 있었네. 나는 이야기 장수야. 응? 별명이냐고? 뭐... 그렇다고 해둘게. 내가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거든. 그래 이렇게 만난김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재밌는 이야기 하나 해줄까?
옛날 옛적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는 도령이 있었대. 어찌나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들은 얘기든 자기가 생각해낸 얘기든 전부 종이에 적어가지고는 주머니에 봉해서 가지고 다니며 보고 또 봤대.
하지만 이 도령은 남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법 없이 자기만 보고 또 봤나봐. 주머니에 갇힌 이야기들은 도령이 언젠가 자신들을 사람들 앞에서 풀어주겠지 믿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대. 그렇게 하릴없이 기다린 지 몇 년. 결국 참다 못한 이야기들은 도령을 죽이기로 마음 먹었어.
아, 저기 널 찾던 사람이 오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아? 아~ 누군지 모르겠다는 얼굴이네. 하긴 그도 그럴것이 거의 5년이 다되었으니 기억 안날만도해.
네가 처음 글을 쓰겠다고 추리 소설을 구상할 때, 니가 만들었잖아. 저 연쇄살인마. 이제야 여기가 어딘지 묻네. 너 어디가서 둔하다는 소리 안들어? 여기도 니가 만들었잖아. 인디언 섬. 너 진짜 센스 최악이다.
응? 왜 그렇게 얼굴이 사색이 되었어? 그러게 진작에 이야기를 풀어놨어야지.... 음~ 너에게 무슨 짓을 할거냐고 물어도... 이미 가르쳐주지 않았던가?
'참다 못한 이야기들은 도령을 죽이기로 마음 먹었다'라고.
하하..살려달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이야기 장수한테. 니가 죽어야 이야기를 가지고 가지, 안그래?
출처
이야기 주머니 설화 기반
그러니까 공게 여러분들은 이야기가 생각나면 얼른 얼른 쓰시는게 신상에 이롭습....
*) 인디언 섬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배경으로 나오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