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희미한 빛을 내는 구형 모니터 안에는 평범히 볼수있는 회색 쥐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박사는 웃음을 머금은채 여러 장치를 붙인 평범한 회색 쥐 시체를 들고선
내게 웃음을 지었다
"보라 죽어버린 이 쥐에게 가르친 습관을 이 쥐도 똑같이 하고 있지않나"
부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내가 가르친 쥐였기에
"내가 설파한 이론이야 학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나도 알고있다 이 박사의 이론은, 몇번이나 검토해보기도 했다.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마지막 과제로 남아있던
뇌를
이 박사는 단 두 단어로 풀어냈다
0과 1
"결국 뇌도 전기적 신호에 이뤄진 컴퓨터와 다를바가 없네!"
수없이 들었던 말이고 되새김질했던 말이다
'뇌가 하는 모든 일을 전기적 신호로 모두 바꿔버리면,
천억개의 신경세포가 할일을 컴퓨터가 대신한다면 컴퓨터 속에서 존재할 수 있는것이 아니겠는가'
컴퓨터와 연결된 뇌는 자신의 정보를 컴퓨터로 넘기면서
그와 동시에 천천히 몸을 가사화한다
죽음과 부활!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이주 라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즉 나를 복사해서 컴퓨터 안에 나의 클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내용물을 다른 그릇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박사는 수십번도 넘게 설득했다
뇌과학 학생인 나도 이 박사에게 경의를 표한만큼 실험에 관심을 가졌고 얘기를 나눴으나
끊이지않는 내 안의 생물학적인 불안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끊이질 않는다.
유명한 생물학자의 말이있다
우리가 두뇌를 이해할만큼 두뇌가 단순했다면, 우리는 너무 단순해서 두뇌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공부를 해도 끊이지않는 그 복잡함에 매료되었는데 이젠 마지막 한걸음만을 놔두고 있는
박사 그리고 피실험체가 될 나
수십마리의 동물이 옮겨갔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마지막 실험체이자 첫 인공지성체일 난
지금 이 의자에 앉아서 이 세계의 종말을 기다리는 중이다.
서서히 눈이 감긴다
박사가 미리 놓은 약물이 효능을 발휘하는 것같다
"자는것과 다를바없네 느긋이 기다리게 업로드에는...시간...걸ㄹ..."
무섭다 무섭고 두렵다
하지만
이 새카만 동굴을 지나가면 유토피아가 있을것이다 뇌과학에 일획을 그을 성공적인 대실험!
이 역사적인 일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니 벅차오르기도하다 이 캄캄한 곳을 벗어...나...
잠깐만
...
저기요 아무도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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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는게 나을까요 살리는게 나을까요 오픈엔딩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