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홍대 일로 많은 오유분들께서 흥분하고 계시는데, 일단 흥분을 조금 가라앉혔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 씁니다.
글 재주가 없어 어떻게 써내려가야 할지 잘 모르겠으나 제가 느낀바를 하나하나 차근히 써 보겠습니다.
1. 자유
많은 분들께서 표현의 자유, 혹은 그 범위(한계)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제 생각을 말씀 드리자면 예술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는 범죄행위에 속하지 않는다면 허용됩니다.(간혹 예술창작열에 불타 범죄행위를 하다 잡히는 아티스트들도 있습니다. 물론 예술로 평할 수 있냐 없냐와는 별개로 범죄입니다.)
이 작품역시 저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한 자유에 대한 책임, 즉, 비판을 감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작품에대한 다양한 해석과 비판의 자유또한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이부분은 작가의 항변에도 나타나 있습니다.(“일베를 상징하기 때문에 계란을 던지거나 부숴야 한다는 말 등에는 표현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2. 회손
작품에 대한 비판의 자유는 분명 존재하나 회손은 다른 문제입니다. 법공부 안한 제가 봐도 제물손괴죄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네요. 네, 범죄입니다.
3. 책임
위에 말씀드렸듯이 작품은 표현의 자유고, 그에따른 책임(비판)은 져야합니다. 그러나 작품과는 별개로 이번사건 전체에대한 책임은 학교측이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슨말이냐하면 작가가 아무리 기괴하거나 외설스러운 작품을 만들더라도 전시하는측인 불응하면 끝입니다. 모든 전시측에서 전시를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 작품은 세상에 나올 수 없는 겁니다.
홍대 대문에 이 작품을 설치하는 것을 판단하고 허락한건 학교측(학과일지 교수일지 모르겠으나)이므로 이 (전체적인) 사건의 책임은 학교자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4. 인신공격
작품에 대한 비판이 아닌 작가에대한 무차별적 비난은 지양해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ㅇㅂ충이다' 같은게 대표적이겠는데요, 그의 항변 어디에도 ㅇㅂ충임을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이건 실제로 ㅇㅂ충임이 드러난 후에 해도 늦지 않겠습니다.
5. 작품의도
작가는 작품의 의도를 “단편적이고 이분법적 해석을 위한 작품은 아니다”라며 “일베는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현상이고, 부정할 수 없는 실재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라고 합니다.
이걸 어떤분께서 나름 해석해서 올리신게 있어서 저도 따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일베는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현상이고, 부정할 수 없는 실재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 말은 '내가 ㅇㅂ충이다. 일베도 사회적으로 인정해달라!'가 아니라 '일베라는 집단이나 거기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미 우리 사회 깊숙히 들어와 우리 피부에 느껴지고 있다. 일베를 단순한 인터넷 동호회 수준이 아니라 우리와 밀접한 사회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도로 해석됩니다.
뭐 순전히 저의 해석이니 동의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많은 오유분들이 일베에대한 혐오로 인해 너무 흥분해서 필요이상으로 해석이나 비판을 하는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우리 윗세대의 빨갱이 트라우마가 언뜻 생각이나 무섭더군요.
저도 시간이 지나서 생각이 바뀔수도 있겠지만(혹시 모르죠, 작가가 ㅇㅂ충 인증할지ㅋㅋ) 지금은 이런 생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