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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해영][리뷰: 스포다수] 염화시중
게시물ID : drama_454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밀덕덕
추천 : 44
조회수 : 2160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6/05/31 09:44:18
솔직히 말하겠다. 한 숨도 못 자서 머리가 잘 안 돌아가기 때문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힘들다. 중언부언 혹은 괴상망측한 문장이 있더라도 많은 이해를 바라겠다.
 
잠을 못 잔 이유? 뻔하지 않은가! 키쑤씬. 티비엔 너 이시키. 오늘부터 쭉 애정한다. 하여튼 간에 가능한 간결하게 써 보자.
 
 
석가모니가 영산회상의 법좌에 올라 연꽃 한 가지를 들고서 말없이 대중을 둘러보았다. 설법을 들으려 몰려든 대중은 석가모니의 의중을 몰라 의아했지만 마하가섭이란 제자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꽃을 들자 작게 웃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법을 전하다 혹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뜻을 전한다로 흔히 설명된다. 이심전심이라는 사자성어가 여기서 유래되었다. 이것 땜시 화두니 뭐니 해서 사람 골 때리게 만드는 경우가 많긴 한데...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때로는 상징 혹은 행위가 언어보다 더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는 식으로도 해석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엄마란 어떤 존재인가를 떠올릴 때 단순히 사전적 의미가 아닌 각 개인이 기억하고 있는 엄마의 향기, 목소리, 안겼을 때의 포근함,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엄마에 대한 감상 등 추상적이거나 비언어적인 형태로 떠오른다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석가모니가 전한 불법은 단순히 이 정도 레벨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사실 이 일화는 위서 논란이 좀 있긴 하다. 비슷한 내용이 도가에서도 있기 때문. 불교가 중국으로 전해져 도가와 사상이 융합되며 조작된 일화가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하는 논란이 종파별로 좀 있다.

도가 말해질 수 있다면 영원한 도가 아니고, 이름이 불려질 수 있다면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
[道可道也, 非恒道也. 名可名也, 非恒名也]
 
뭐 이렇게 거창하게 시작하시나 하고 생각하실 것 같으니 짧게 정리해보면 그 유명한 CM송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거다.

이하의 글에서 전혜빈의 오해영은 전해영, 서현진의 오해영은 서해영으로 언급하므로 유의를 바란다.
 
 

1. 깨진 옹이, 억울한 남자와 얼척 없는 여자
 
서해영이 무지하게 촉이 좋은 여자일 거라는 주장을 이전 리뷰들에서 쭉 주장해왔던 필자로서도 사실 이 번 화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필자가 놀랐던 장면은 9화 마지막의 박도경과 서해영의 말다툼 장면이었다.
 
키쓰신 환각 때의 옷차림 때문에 집중했던 탓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 말싸움 중에 매우 흥미로운 구석이 있었다.
 
 
박도경: "난 귀책사유가 있었고 그 자식은 지가 망한 거 쪽팔려서... 너한테 비수 꽂고 도망간거 아냐? 그게 남자가 할 짓이니? 널 진짜로 좋아했으면 그런 짓 하지도 못했어."

서해영: "나도 알아! 나보다 자기 자존심이 더 중요한 사람이란 거!"
 
 
한태진이 자신을 떠난 행위의 본질이 결국 자기 자신의 자존심을 먼저 챙기기 위한 이기적인 마음이었다는 걸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마 한태진의 고백을 들은 순간 그녀는 직감적으로 그 사실을 느꼈을 것이다. 미련 없이 팔까지 뿌리치고 돌아왔으니까. 이건 머리로 생각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그냥 느낌이랄까. 여자 특유의 촉이랄까. 종족보전과 관련된 비교불가능한 본능의 영역에서 이미 캐치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미 사귈 때부터 한태진의 성향이 그러함을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맞춰주고 자존심 세워주고 순종적으로 연애를 해오지 않았을까. 난생 처음 만나는 3급수가 아닌 남자였으니 무지 신경 썼겠지. 한태진의 엄마 역시 파혼을 당하고도 다시 한 번 기회를 줘보고 싶을 정도로 잘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사실 한태진이 했던 헤어질 때의 변명은 실로 얼척 없는 것이었다.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어."
 
 
이걸 나이트 웨이터한테 듣고 고대로 시전했다는 것도 어이가 없긴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말은 한태진의 진심이었을 수도 있다. 물론 진짜 밥 먹는 게 꼴보기 싫었다는 건 아니고... 그 만큼 어떤 핑계를 대지도 못할 만큼 서해영이 좋은 여자였다는 뜻.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정말 헤어지고 싶었다면 그게 필수적이었다면 얼마든지 다른 핑계를 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다른 여자가 생겼어 혹은 네 성격이 마음에 안 들어. 네가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서 결혼하면 피곤할 것 같아.] 등등
 
 
수~ 많은 남자들이 결별의 이유로 대는 보편적인 핑계는 다 어디 두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기껏 나이트 웨이터한테 들은 밥 먹는 게 꼴보기 싫다는 말이었을까. 아마 다른 이유는 자기 스스로 생각해봐도 말이 안 되니까 그랬지 않았을까.
 
그럼 과연 한태진이 정말 서해영을 사랑했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렇다. 다만 그것이 자신의 자존심보다 크지는 않았고 배려해줄만큼 급하지 않았을 뿐이다.
 
사랑이 어떻게 그래요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 많다. 가장 극단적인 예로는 트로피 와이프 혹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연애 권력을 휘둘러도 괜찮을 만만한 여자를 원하는 남자들도 있다. 애정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소유물에 가까운... 사랑이 어떻게 권력으로 연결되냐 비약 아니냐 싶겠지만 사랑은 권력이 아니지만 사람간의 관계는 권력이 작용할 수 있다. 연인끼리 주도권 싸움 많이들 하지 않는가. 그게 권력이다.
 
 
하여튼 한태진의 억울함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사실 서해영의 입장에서는 한태진이 무슨 일을 당했었건 그게 죽을만큼 큰 병에 걸려서 억지로 정을 떼려고 했던 것 아닌 이상 그리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박도경의 원인제공과 한태진의 구속으로 인해 한태진에게 동정심과 안타까움이 쏠리는 거야 당연한 것이겠지만 잊어서 안 될 것은 박도경과 한태진이 헤어진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한태진은 서해영과 결별했다는 점이다.
 
솔직히 말해보도록 하자. 한국에서 매년 군대 문제로 이별을 고민하는 남녀가 이열종대 헤쳐모여 뒤로앉아번호하면 서울에서 충남권까지는 찍고도 남을 것이다.

군대와 교도소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다소 무리겠지만.... 결국 그 심보 안에는 그걸 기다려주거나 기다려달라고 할만큼 깊은 사이는 아니거나, 기다려주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최악의 경우 어차피 헤어질 것 같으니 안절부절 못하고 마음고생하느니 깔끔하게 헤어지고 가겠다는 편의주의적인 마인드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정말 상대를 배려했다면 자신이 나중에 차이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사실을 말하고 기다려줬으면 좋겠지만 정 힘들면 언제든 말해주길 바란다. 감내하겠다 정도로 말해야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얼핏 그쪽 집안이니 너의 사정을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느니 뭐니 말하는 것이 배려 깊거나 사랑이 담긴 현명한 행동 같지만 그게 과연 그러할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 나서 그런 소리를 했다면 모를까 사실을 까맣게 숨긴 채 일단 헤어져 놓고 나중에 와서 그런 소리를 하게 되면 그 때부턴 이미 변명일 뿐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소리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2. 너무 티가 나잖아.
 
화제의 키쑤씬 직전의 상황을 한 번 보도록 하자.
 
 
서해영: "근데 왜 화난 사람처럼 그래?"
박도경: "그 남자랑 또 만나냐?"
서해영: "어."
박도경: "참 쉽다."
서해영: "어, 나 쉬워."
 
 
문맥 그대로 이해하자면 서해영이 한태진과 다시 만날 생각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박도경이 질투 때문에 빡친 장면이다. 겉으로 보기엔 그렇고 딱히 큰 문제가 있는 대화도 아니다.
 
다만 서해영은 거짓말을 너무 못하고 서현진은 연기를 너무 잘했다.
 
촉 좋고 눈치 좋은 양반들은 눈치 챘겠지만... 아니, 뒷장면의 키쓰씬에 눈이 팔려서 몰랐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맞다.  여기 ASKY였지.... 이걸 알아챌만큼 눈치가 좋으면 연애를 못했을리가.... 당신들은 연애하면 꼭! 꼭! 애인한테 잘 해줘라... 눈치 드럽게 없으니 그냥 난 아무것도 몰라요 하면서 강아지처럼 마냥 잘 해줘라...
 
 
요고. 서해영이 거짓말 한 거다. 물론 완전 거짓말은 아니고 진담 반 거짓말 반. 찔러보기용. 
잊지 마시라. 이 여자는 밀당도 쩔고 촉도 좋고 찔러보는데는 도가 튼 여자다...
 
하여튼 오늘 대충 짐 빼려고 큰 건 이삿집 불러서 빼려고까지는 진심이었다. 이걸로 일단 찔러 본 거지. 그런데 반응이 없고 무시하니까 아는 체 좀 하라고 하면서 '할 말이란게 뭐야. 어제 뭐 할 말 있다며'라고 직접 찌른 거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이 "돈 준비 됐다고"였으니 확 열이 오른 것. 뭔가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돌아온 대답이 이거니까 빡 치고 실망 안할 수 있나... 이 때의 표정을 잘 보시라. 이 드라마는 복습이 필수다.
 
그리고 나서 나온 대화가 처음의 것이다. 만약 진짜 한태진과 또 만날 생각이 있었다면 그렇게 쉽게 "어."라는 대답 안 나온다. 아무리 사정을 알았다고 해도 감정 정리가 안 끝났는데 겨우 하루 이틀만에 그런 결정을 할까...
 
진짜 만날 생각이 있었다면 "생각중이야."라고 했을 것이다.
 
 
단순히 느낌만 가지고 그러는 건 궁예질이 아닌가 싶으실텐데... 다른 이유도 있다. 이 작가가 좀 뵨태끼가 있어서 그렇다. 아, 맞다. 키쓰씬... 으으음... 변태는 좀 그렇고 취향이 확고하신 작가느님이라고 하자...
 
에로스 씬에 약한 필자를 욕해도 할 말이 없다. 아니... 왠만하면 안 그러고 싶은데... 요번게 너무 취향이었으...
 
 
하여튼 이전의 리뷰 글인 '똘끼의 도돌이표'에서 남주와 여주의 상황과 언행이 매우 유사하게 닮아 있음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워낙 비슷한 게 많아서 다 열거하기도 귀찮고 그냥 글자 몇 줄로 때웠었는데... 그 때 특기할만한 만남과 사건 순으로 정리하면 꽤나 재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박도경과 전해영이 청담동 하우스에서 처음 재회한 날. 박도경은 술에 떡이 되서 집에 실려왔고 서해영은 그러한 박도경에게 해장국을 끓여주었다.
서해영과 한태진이 길 거리 버스정류장에서 처음 재회한 날. 서해영은 술에 떡이 되서 실려왔고 박도경은 그러한 서해영에게 약을 사다주었다.
 
박도경과 전해영이 박도경의 집에서 두 번 째 대면하던 날. 서해영은 빡이 쳐서 박도경네 집에 짱돌을 던졌다.
한태진이 서해영의 집에 혼자서 찾아오던 날. 박도경은 빡이 쳐서 한태진의 차를 들이박아 버렸다.
 
박도경과 전해영이 카페에서 만났던 날. 파혼의 원인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전해영이 미련을 보였지만 박도경은 철벽을 시전하였다.
한태진과 서해영이 서해영의 집에서 만난 날. 박도경은 서해영의 집에서 나오는 한태진을 보며 빡이 쳤고 서해영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쯤에서 뭔가 감이 오지 않으신가? 두 사람의 언행과 사건이 매우 유사하게 돌아가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한태진이 서해영의 집에 찾아왔을 때 서해영은 아마 박도경처럼 철벽을 시전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그래서 한태진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이상한 오해를 받을 만한 상황에 딱 걸리자 서해영이 바로 다음 날 집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박도경을 발견하고 후다닥 달려와 말을 건 것이다. 이 드라마 절대 친절하지 않다.
 
그 때의 첫 대사가 "이제 들어오나?"였음을 떠올려 보라. 이 여자... 박도경 올 때까지 계속 기다린 거다. 행동력 쩔어. 하기사 그래야. 내 여주답지.
 
 
 
3. 염화시중
 
 
서해영: "난 지금 아무라도 필요해. 나를 버리고 간 사람이라도 필요해. 벽 뚫고 들어가 너를 덮치지 않고 버티려면. 사랑 헷갈리게 이랬다 저랬다 하는 너 때문에 심장 터져 죽지 않으려면! 어후, 나쁜놈. 네가 세상에서 제일 나빠. 네가 제일 비겁해."
 
 
거기 당신 일어서라. 필자 혼자 서 있으면 뻘쭘하잖앙... 기립 박수 칠 시간이다. 역대 드라마중 가장 거칠고 가장 반어법적으로 자신의 격렬한 사랑을 고백한 여자 주인공의 탄생이다. 흔해 빠진 죽을만큼 사랑해도 아니고 '네가 세상에서 제일 나쁘다'란다. 오매...
 
세상에서 제일 나쁘고 제일 비겁한 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데 자기 맘을 안 받아주고 헷갈리게 하기 때문이다. 티는 혼자 다 내면서 비겁하게 말은 안 한다 이거지.
 
그래서 때린 거다. 솔직히 이 정도로 표현했는데 대답도 없이 그냥 가 버리니까 열 받을만 하다. 돌 집어서 뒷통수 안 내려친 것만으로도 다행일 정도..
 
너무 날 것이라서 자칫하면 흉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장면이었는데 신선하게 산지직송 같은 날감정이 그대로 드러난 좋은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날 것 그대로임을 알리기 위해 입술에 상처까지 내다니... 하기야 산지직송이면 피비린내쯤은 필수다.
 
이 장면을 따로 분류까지 하면서 다루는 이유는 별 거 없다. 남주 여주의 첫 키쑤씬이니까. 항가항가. 그것도 꽤나 딥다크하고 에로틱하게 연출한 것이 딱 취향이었다. 밤새 못자고 아스피린 먹어가면서 리뷰를 쓰게 만들다니.. 티비엔 무서븐 놈들.
 
농담이고... 하여튼 이 장면은 매우 중요하다. 한태진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고 온전히 박도경에게만 집중하기 위해 찾아온 서해영에게 박도경이 드디어 그린 라이트를 아주 찐~하게 날려준 순간이니까.
 
시청자야 박도경의 감정적인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었을테니 헷갈릴 이유가 없었지만 서해영은 위의 대사처럼 헷갈려서 미치는 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드디어 키쓰까지 했으니 그보다 확실한 게 없는 셈이지.
 
에이. 설마. 키쓰 한 번에 박도경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확실할 수 있겠느냐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여자의 촉은 무시무시하다. 아마 지구 멸망까지도 촉으로 맞출 수 있을 법한 촉의 달인이랄까...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서해영은 오히려 그 키스 한 방으로 박도경이 자신을 진짜 좋아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을 것이다. 말로만 쉬운 여자일 뿐 절대 쉽지 않은 여자인 서해영은 자신만큼이나 까칠하고 쉽지 않은 남자인 박도경이 아무한테나 키스까지 할만한 남자가 아님을 바로 눈치챌 테니까.
 
오히려 다른 쪽으로 확신을 가지게 되겠지.
 
 
[날 좋아하는 건 분명해. 예전의 행동들도 날 좋아해서 그랬던 거야. 그런데 자꾸 주저했단 말이지? 저 남자 뭔가 숨기고 있는 사정이 있다.]라고...
 
 
서해영이 알아내는 것이 먼저 일까, 박도경이 털어놓는게 먼저일까. 꽤나 흥미진진할 것 같지 않은가?
 
 
 
4. 박도경 너 임마... 그러다 사리 나와...
 
 
이 리뷰의 제목이 염화시중이었던 것은 딴 게 아니라.. 여담에 가까운 지금 이야기 때문이었다.
 
드라마를 보았던 남자라면 다 알겠지만 9화에서 박도경은 정말... 많이.... 참았다. 애는 술도 안 먹고 담배도 안 피는데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절제 하다니... 스님이나 신부님도 아니고...
 
다 눈치 챘겠지만 박도경이 서해영의 까진 무릎에 연고를 바르지 못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한 번 시작하면 멈추지 못할 걸 스스로가 잘 알거든. 이해가 안 가겠지만 그게 원래 그렇다. 아예 손을 안 대면 모를까... 한 번 손이 가면 못 멈춘다.
 
웃옷을 벗어서 다리를 가려준 것도 마찬가지다. 거즈나 연고를 못 발라서 그런게 아니라 말 그대로 옷으로 가린 거다. 보면 뭔 욕망이 불끈불끈 치솟을 지 모르겠으니까 임시방편을 취한 거지.
 
까놓고 말해서 연고 못 바를 것 같으면 그냥 문 닫으면 되고 추운 거 같으면 차 히터 틀면 되는데 뭐하러 자켓을 벗어서 다리를 가려주겠는가. 이유는 딱 하나다. 으흐흐흐흐. 그런 거지.
 
호텔방에서의 대사도 마찬가지이다.
 
 
"차에 있을 께, 나와"
 
 
옷이야 이미 입고 있고 걸쳐야할 건 자켓과 신발, 가방 뿐이다. 굳이 자리를 피해줄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약 바르는게 무슨 에로틱한 일도 아니고 그냥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같이 나오면 될 일.
 
박도경이 먼저 차에 가 있겠다고 한 이유는 딱 하나다. 계속 같이 있다간 진짜 일 치를 것 같았거든.
 
에이~. 설마. 너무 변태같은 마인드 아냐하고 생각하는 여자분이 있다면 주변 남자들에게 물어보도록. 아마 백이면 백.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오히려 여자가 저렇게 적극적인데 왜 저러냐고 하는 사람이 더 많을 듯.
 
박도경... 너 임마... 말 안 해도 다 안다. 힘들면 걍 술 먹어라. 술 먹고 '실수' 자주 하지 않냐.
 
본심도 나오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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