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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머리온천
게시물ID : panic_881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륙중
추천 : 10
조회수 : 13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28 23: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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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오랜만에 친척동생을 만나러 00시에 갔습니다
 
날씨는 너무나도 화창했고 친척동생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을 때 였습니다
 
뒤에서 누군가가 따라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낮이니까, 이렇게나 사람이 많이 있는데?
 
라는 안도감이 들어 별 생각없이 단지 안으로 걸어들어갔습니다
 
큰 아파트 단지였기 때문인지 여기저기 사람들이 웃으며 돌아다녔습니다
 
친척동생이 사는 동에 들어가기 전 이었습니다
 
아직도 누군가가 따라오고 있었나봅니다 뒤통수를 찌르는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환하게 웃으며 돌아다니는 사람들 뒤편에 왠 아저씨가 서있었습니다
 
아주아주 화창했는데 그 아저씨만 그늘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치자 저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더니 점점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위험해
 
동생집으로 들어가면 둘다 위험해 질 것 같아 다른 방향으로 빨리 걷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에 이상한 사람이 쫒아온다고 신고를 하고 경비실이 보이길래 그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도중도중 사람들 어깨에 치이기도 했는데 아무도 저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상해
 
경비실에서 경비아저씨가 나오길래 모르는 아저씨가 쫒아온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비아저씨는 웃으면서 어디서 왔어요? 누구 만나러 왔어요?
 
라며 문맥에 맞지 않는 말을 할 뿐이었습니다
 
이상하다 이상해
 
저는 숨을 할딱거리며 간절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웃으면서 지나가는 모두가 저를 흘깃 보고는 지나쳐 갑니다
 
경찰은 안 오는 걸까
 
어느새 아저씨가 한 두발짝 뒤로 다가와있었습니다
 
아파트에서 나가야겠다싶어 왔던길로 무작정 달렸습니다
 
차에 치일 뻔 했지만 달렸습니다
 
방향을 잘못 잡았는지 아무리 달려도 밖으로 나가지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아파트에 들어온거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저 멀리 익숙한 산이 하나 보였습니다
 
저산만 넘으면 우리 동네야, 넘어야해 가야해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아니 발을 언제 구른거지 싶게 어느새 산 앞에 와있었습니다
 
눈앞이 뿌연 안개로 가득 차서 바로 앞의 갈대숲과 산 꼭대기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허리까지 오는 갈대숲속을 들어가니 계산식 논과 같은 산 중턱에 오게되었습니다
 
아아 이렇게 넓은 논때문에 안개가 짙었나
 
여기만 넘으면 된다는 생각에 논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철퍽철퍽 몇 발자국 걸어가니 안개가 조금씩 걷혔습니다
 
논 위에는 수많은 사람머리가 떠다니었습니다
 
논이 아니라 온천인건가
 
마치 사람 시체를 목까지만 내놓고 물이 들어찬 뻘밭에 박아놓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살아있었습니다
 
수증기가 올라오는 온천속에 화상을 입은듯 표피가 벗겨진 얼굴들이 조용히 눈을 굴리고 있었습니다
 
빽빽하게 들어찬 그것들 사이로 저는 한발짝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들의 머리를 밟으며 나아갔습니다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고요함 속에서 언제쯤 산을 넘을까 라는 생각만이 가득차서는
 
문득 위를 올려다보니 산 바로 뒤에서 산보다 더욱 큰 무엇인가가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것은 아주 커다란, 빽빽히 들어찬 머리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산보다 더 크고 검붉고 저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하..언제쯤 산을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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