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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에 아버지의 눈물
게시물ID : freeboard_13214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껨
추천 : 0
조회수 : 28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27 02: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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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내가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가 되었을때쯤 이였습니다.
어떻게 조금 더 넉넉히 살고자 작은 오징어배에서 기관장하시던 아버지는
스스로의 오징어배을 가지시고자 저희 가족이 살던 작은 빌라집를 팔아 배를 지으려 하셨지요.
욕심이였을까요? 거기다 부족한 돈을 주변지인들에게 십시일반 빌리시더니, 은행대출까지 하셨지요.
하지만 건조중이던 배에 무슨 문제인지 아직 어린 나이의 저로써는 알수 없는 말로 돈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아버지께서는 줄곧 어머니와 싸우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날이였습니다. 그 날따라 어머니는 어떤 일인지 이상하게 외박을 하셨고 발라를 팔아 사글세로 이사를 한 집의 거실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누워 텔레비전을 보며 잠이 천천히 들때 텔레비전쪽으로 돌려 놓으셨던 아버지의 고개가
갑자기 저를 향해 돌았습니다. 그러시곤 천천히 저에게 입을 열었습니다.

"아버지...울어도 되나?"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이윽고 아버진 눈물을 흘리시며 두 손으로 제 양어깨를 꽉 줘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텔레비전의 낮은 웅얼거림과 함께 아버지의 흐느끼는 소리가 아주 천천히 흘렀습니다.
그래도 아직 어린 아들에게 티내고 싶지 않아 사글세집에 어울리지 않게 달아놓은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도
아버지 울음소리를 따라서 같이 서글프게 웅웅 거렸습니다. 그날밤 아버지와 저는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이른 아침에 아버지는 조용히 다시 뱃일을 떠나셨고, 해가 중천에 떴을때 언제 돌아오신지 모를 어머니의 우엉조림 냄세에 눈을 
비비며 뒤늦게 일어났습니다. 20년이 지금도 그날 밤의 기억은 어떤 이유에 아버지의 눈물인지 여쭤 볼수가 없습니다.
아니면 제가 철이 들려 할때쯤 어설프게 알아먹은 부모님의 걱정이 만든 한 여름밤에 꿈이였을까요?
저는 그날 밤이 아직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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