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궁합글에 댓글을 달다가
어제 자기전에 누워서 남편이랑 했던 필로우 토크가 생각났어요.
사랑이 밥 먹여주면 좋겠다..
저흰 흔한 결혼식도 못했고
당연하지만 집한칸 없어서 소위 처가살이를 하고 있어요.
궁합대로.. 연애하는 것처럼 까르륵거리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아주 가끔 좀 지치는 기분이 들때가 있어요.(남편한테가 아니라 삶에)
그런 날은
고양이 세마리와
남편과 제가 괴나리 봇짐 같은 보따리만 하나씩 들고
사막 한 가운데에 뚝 떨어져 있는 것 같은 기분.
(어쩐지 보따리에는 냥이 사료만 들어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어제 우리 부부는 조용히 누워서
제가 사랑이 밥 먹여주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남편이 냐옹하고 대답했어요.
정말 사랑이 밥도 먹여주면 좋겠네요.(냐옹)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데 먹고 살지는 못한다니.
사랑이 밥도 먹여주면 정말 잘먹고 잘 살 수 있을텐데.
뭐 둘이 열심히 벌다보면 여유있는 날도 오겠죠.
오늘은 햇살이 강하지 않아서 행복하다는 말을 하면서 같이 출근 준비를 했고
엄마의 니들은 맨날 그렇게 즐겁냐는 얘길 들으면서 집을 나섰어요.
돈은 좀 없어도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고 있죠.
그래도 카드값 나가는 날엔
사랑이 밥도 먹여주고 카드값도 좀 내주면 좋겠네요.
냐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