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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바라
게시물ID : readers_252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abpul
추천 : 0
조회수 : 37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5/25 23:52:31


바람은 돌고 돈다.

누군가는 바람처럼 흘러가는 인생이라 하지만, 알고 보면 항상 흘러가는 인생과 달리 바람은 한 자리를 맴도는 때가 있다.

그러고는 홀연히 다시 흘러간다.

때로는 그 자리가 마음에 드는지 소리없이 머물다가 어느 순간 새 바람을 타고 또 흘러간다.


흘러간 거리는 흘러갈 때는 알 수 없지만,

흘러가고 난 후 돌이켜 보면 뒷 걸음질 치기엔 참 멀다고 느껴진다.


뒷 걸음질을 치지 못하기에 멀다고 느끼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 이리저리 멀리 흘러왔기에 정말 멀리 왔을까?


돌이켜 본다 생각하지만,

시간의 흔적을 되짚어 가기에 그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간다.


시간이야 말로 바람의 원천이 아닐까?


바람이 부럽지는 않다.

되짚어 가는데 역시 흔적을 쫓아가고 시간을 소비하기에,

그래도 부럽다.

흔적이라도 쫓아갈 수 있기에.

부럽지 않다.

어차피 바람에 휨쓸린 흔적이기에.

그래도 부럽다.

나는 그 조차 못하기에.


그래도 때론 생각한다.

나도 잔잔한 바람이길 바라.


그러기에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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