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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A - #인소# 판타지#미소녀#심심해서#문학아님#재미로
게시물ID : readers_252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닉네임감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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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45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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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16/05/24 22:44:59
검은 옷의 사내는 이미 왼쪽 다리는 발목 아래로 없었다. 대신 한 자루의 검을 땅에 디딘 채로 버티어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미 쫒긴지 열일곱날, 아직 살아 있음이 오히려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번쩍 하는 섬광을 느낀 순간 어깨에 아련한 통증이 느껴졌다. 사나이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아직까지도 통증이 느껴지는가? 그렇다는 것은 아직까지 내 몸뚱아리가 움직인다는 것이겠지. 왼 손으로 검을 지탱한 채, 내공을 한 번 운용하자, 파칫 하는 소리와 함께 어깨에 박혀있던 십여 자루의 비침(飛 針)들이 솟구쳐 올랐다.

 

사내는 이내 오른손을 한번 돌려 비침을 회수하고는 다시 한 번 출수하자, 빛과 같이 비침이 날았다.

 

“ 으으악.

 

십수명의 비명소리와 함께, 놀라움과 경악이 뒤섞인 찬탄사가 터져나왔다.

 

“ 흑살천황의 위명이 헛된 것은 아니로구나..

 

몸집이 작은 귀골선풍의 노인이, 비침을 쥘부채로 쳐내며 일갈하였다.

 

“ 정도의 십사문파의 정예 56기중 이미 칠할을 잃었다. 그러나,, 전 무림의 후예를 잃더라도 네놈만은 지옥으로 보낼것이야!

 

사내는 오히려 웃음으로 화답하였다.

 

“ 나 흑살천황! 한 생을 살면서 거침이 없었고, 두려워하는 바가 없었다. 도대체 네놈들이 말하는 인의예지가 무엇이더냐. 원하는 것을 가지는 것이 힘이요, 하고싶은 바를 취하는 것이 사람의 욕구이니라. 술이 마시고 싶을 때 마셨고, 여자를 취하고 싶을 때 취하였다. 그럼에도 나를 막을 수 없었던 것은 네놈들이 약했기 때문이지. 너희들이 말하는 도덕이라는 것이 소위 약한자들이 강한자에게 대적하기 위해 만든 또하나의 굴레가 아니더냐 !

 

노인은 침음성을 흘리며 말하였다.

 

“ 네가 그 대가를 받는 것이니, 후회없이 가도록 하여라.

 

노인이 한 손을 들자, 사방에서 이십여기의 그림자가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장검을 쥔 도인, 곤봉을 쥔 소림승, 녹죽봉을 쥔 거지, 그야말로 무림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유형의 무기와 협사들이 동시에 공격을 펼친것이다.

 

흑살천황은 눈을 감았다. 이제, 다시는 눈을 뜰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왼쪽으로는 화산파의 고청성이 일검을 베어오고, 오른쪽에는 청성파의 도일광이 하섬일구식의 절초를 던져온다. 눈을 들어 머리위를 보자, 녹색 타구봉이 떨어져내리고 있다.

 

“ 하 하 하 !!!

 

흑살천황은 한 번 웃음으로 강간과 살인과 폭력으로 이루어진 그의 인생을 마감하였다.

 

인생에 후회는 없었다, 한 평생 즐기며 살아왔다.

 

 

2015 2 1일 부산 인제대학교 병원.

 

띠익~~ 하는 소리와 함께, 조그만 녹색화면 속의 그래프는 더 이상 움직임이 없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한 숨을 쉬자, 간호사가 하얀 천으로 사망자의 얼굴을 덮었다. 사망자의 이름은 한 동철, 3 수능실패로 아파트 15층에서 투신, 이미 병원에 올 때부터 살아날 확률은 전무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의 부모들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알리느냐겠지. 그러나, 늘상 있어온 일이다. 의사에게 이런 일은 마치 아침에 일어나 담배 한 모금을 빨 듯 일상적인 일인 것이다. 그는 짐짓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수술실 밖으로 향한다. 복도 한끝 의자에 앉아,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보호자를 보며 말한다.

 

“ 잠시, 따라오시죠 “

 

울어도 소용없는 일이 있다. 동철이는 미술을 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그는 동철이 경영을 배우고 자신의 뒤를 잇기를 바랬다. 동철이 고집을 꺽은 것은 고3 초였다. 그는 자식이 서울대를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질타했다. 물론 동철이 서울대를 못가리란 것은 알고있었다. 그러나, 재수를 해서라도 그가 서울대를 가야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렇게 혼낸 것이다.

 

“ 저는,,,그 아이가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리라고는………......

말끝에 검은 바지를 입은 중년사내의 울음이 터져나왔다.

 

 

흑살천황은 눈을 떴다.

 

“ 뭔가? 아직 내가 살아있는가? 어째서 이렇게 고요한것이지?

 

한쪽손을 들어 휘젓자, 하얀 천이 떨어져 나가며, 눈앞이 밝아졌다. 흑살신공을 운용하자, 가볍게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헌데 이상하다, 이상한 글자가 빼곡하게 적힌 하얀 하의, 그리고 벌거벗겨진 그의 상체에는 여러 색상의 전기줄들이 붙어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것들을 뜯어내고는 열려진 문 밖으로 걸어나왔다. 주위에 느껴지는 기는 없다.

 

“ 으으아악~~

 

순식간에 지하 3층의 영안실 복도는 아비규환이 되었다. 온몸이 상처로 뒤덮인 피투성이의 하의만 걸친 고 3짜리가 걸어다니고 있는 것이다.

 

“ 이이..이봐 학생~. 자네 ~

 

다가오는 경비를 한 손으로 쳐내며, 흑살천황은 웃었다.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그는 다시 한번의 생을 얻었으며, 이곳은 너무나도 나약한 생물들만이 존재하는 곳인 것이다. 다시 한 번 그는 무법의 초인이 되는것이다.

 

“ 파팍~   쾅 “

 

경비는 벽 한쪽으로 날아가, 통째로 쳐박히더니, 몇 번 부들부들 떨더니 움직임이 없어졌다.

“ 약하군,, 약해..~

 

“ 겨,, 경찰을 불러 !!!

 

흑살천황은 빙긋이 웃었다. 그의 기감은 사방 백리를 감지할 수 있다. 아무런 기도 느껴지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이곳은 무림고수가 전혀 없는 곳이라는 것.

도대체 이곳은 어디인가? 끝이 없이 커다란 집이다. 마치 이건 미로와도 같군, 계단을 따라 오르자, 주위 사람들이 멈칫멈칫 파도와 같이 갈라진다.

 

흑살천황은 쓴 웃음을 지었다.

 

“ 어이어이. 내가 아무렇게나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구..

 

계단을 두 번 돌아 오르자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병원의 마당에서 그는 가볍게 내공을 운용하여 한 번 솟구쳐 올랐다. 건물의 벽을 차고, 한 번 빙글 도니, 어느새 옥상에 가볍게 착지하였다.

 

 

그의 눈에 펼쳐진 것은 어디에서도 보지못한 광경, 대지의 색보다, 인공의 색이 훨씬 많고, 지금 그의 눈높이보다 더 높은 인공의 구조물들이 끝없이 펼쳐져있다.

 

“ 호오라~~ 띵호아~~

 

흑살천황의 마음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대지, 새로운 세계, 게다가 새로 얻은 이 육체는 얼마나 젊은가? 저기 거리를 걷는 여자들은 중원의 여인들보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흑살천황은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금 병원 앞마당으로 뛰어내렸다.

 

“ 콰쾅!!!

 

아스팔트에 두 자 깊이의 발자국이 패이며, 땅이 흔들렸다. 물론 흑살천황은 가볍게 깃털처럼 착지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보라. 저 군중들의 눈가에 경악과 공포가 어리는 것을. 무려 백여명 가까운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하며, 떨고있다. 흑살천황은 이런 것이 좋은 것이다.

 

검은 머리의 한 미녀가 눈에 들어왔다. 흑살천황은 한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잡았다. 그리고 잡아당겼다.

 

“ 흐음~~ 좋은 냄새가 나는군, 이건 어디에서도 못 맡아본 향인데??

 

미녀는 자신도 억제할 수 없게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아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왜냐하면, 어제 코에 필러를 했고, 오늘 케어를 받으러왔고, 자신의 미모는 +3정도 레벨업 되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 아~ 하여간,, 미친 놈이건, 제정신이건, 이쁜 건 알아본다니까 “

 

미녀는 작게 중얼거렸다 허나, 그녀의 마음은 왠지모를 뿌듯함이 차올랐다. 그녀는 뭔가를 잃을 때 대신 뭔가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 고등학생은 꽤나 잘생겼잖아..

 

가까이서 당겨보자, 눈 밑에 주름이 자글 자글했다. 생각보다 나이가 많군. 흑살천황은 다시 한손을 떨쳐 미녀를 던져버렸다.

 

  멈춰라 !!!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단호한 음성에 흑살천황은 몸을 돌렸다. 이미 수 십 명의 경찰이 그를 포위하고 있었다. 그들은 제작기 손에 한 자루씩의 권총을 쥐고 있었는데, 흑살천황이 그것을 알리가 없었다.

 

“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천천히 돌아서서 양손을 들고 무릎을 꿇어라. 너는 현재 경비살인죄로 현장체포되며, 묵비권을 행사할수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 할수 있고..~`

 

무슨말인지는 못 알아듣겠지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썹을 한껏 위로 치켜올리고, 쫄래쫄래 말하는 것이, 십년전에, 취호선 박청훈의 딸래미를 취하고 난 후에, 무림맹 놈들이 몰려와서 재잘댈때와 하는 행동이 똑같다.

 

흑살천황은 한 손을 휘저었다.

 

“ 암연파혼 !

 

한 줄기 검은 장력이 실체화되더니, 곧 다섯줄기로 변하고, 그 다섯줄기는 다시 서로 뒤엉키며, 한줄기의 꽈배기형태로 변하더니, 곧장 경관을 덮쳐갔다.

 

“ 크흑~~~

 

주위는 피보라로 뒤덮였다. 경관의 가슴에는 어린아이 몸통만한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흔들리듯 주저앉았다.

 

......

 

“ 쏘… 쏘아라~~~

 

이미 발포명령이 내리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경찰들은 총을 쏘기 시작했다.

“ 뭐…뭐지….

 

순식간에 가슴에 몇 개의 구멍이 뚫리고, 혈맥이 막히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통증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 정도의 공격력을 가진자들에게서 어떻게 전혀 기를 느끼지 못했단 말인가.

 

본능적으로 흑살천황은 몸을 날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작은 방, 온통 모든 것이 핑크빛으로 장식된 방이다. 핑크색 헬로키티 이불이 덮인 침대에서 역시 핑크색 헬로키티 쿠션을 등에 댄 채로 고 1 쯤 되어보이는 금발의 미소녀가 TV를 보고 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역시 고 3 정도 되어보이는 미청년이 함께 티비를 보고있다.

 

“ 벌써 올해들어서만 3번째 있는 일인데요. 현장에 나가 있는 박철민 캐스터를 연결해보겠습니다. 박철민 캐스터 나와주세요. ~

 

아나운서의 멘트가 끝나자마자, 연기로 뒤덮인 화면과 함께 캐스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괴생명체는 지금 김해까지 도주한 상태에서 다시 발견되어 군경 합동작전 진행중입니다. 현재 민간인 사망자 15, 군경 사망자 18명으로 아직까지 치열한 격전중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 이런 일이 벌써 올해 들어 3번째죠? 이번에는 누구인가요?

 

“ 이번에는 부산외고 3학년 재학중이던 한 00 군으로, 이전의 건과 마찬가지로 역시 사망후에 부활했는데,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원인에 대해서는 전혀 알아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 생포하는 것이 불가능한가요? 생포한다면,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도 있는 것 같은데요.

 

“ 그것이, 정체불명의 말을 쏟아내고는 있는대 아무래도, 고대 중국어 같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이번에는 지난번 보다 훨씬 흉폭하고 강해서 군경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

 

미소녀는 고개를 갸웃 하며 말했다.

 

“ 어째서인지, 최근 이런일이 잦아지는군.. 저 초식으로 볼 때, 전설로만 내려오던 흑살천황 같구만.. 후우~ 서림 그대는 이런 일에 대해 들은 바가 있는가?

 

그녀의 옆에 앉아있던 미청년은 미동도 하지 않고, 크게 대답했다.

 

“ 없습니다.!

순간 미소녀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청년의 머리를 쥐어박었다.

 

“ 이자식이!!!!  집에 있을땐 내가 목소리 작게하랬지!!!

 

아니나다를까, 계단을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미소녀가 눈짓하자, 청년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윽고, 방문이 벌컥 열리며, 40세 중반으로 보이는 미중년의 여인이 들어왔다.

 

“ 아이린!! 무슨 일이니!!  니 방에서 남자소리가 들리던데?

 

“ 아냐 엄마, 티비에서 나는 소리라구~!!

 

여인은 여기저기 훑어보기 시작했으나, 아무 의심할만한 것을 찾지 못하자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린에게 더듬거리며 말했다.

 

“ 미안해.. 작년 그 일 이후로, 엄마가 가슴이 조마조마해서~

 

여인이 말을 맺기도 전에, 눈살을 찌푸리며, 엄마에게 한 마디 하는 아이린이었다.

 

“ 아~ 인제 그런일 없다니까… 나가요!

 

여인은 한마디 말도 못하고, 돌아서서 계단을 내려왔다. 족히 백여평은 되어보이는 넓은 거실. 이곳은 해운대에서도 손꼽히는 마천루의 펜트하우스다. 외국에서 결혼하고, 아이린이 10살 때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데다가 혼혈이라는 이유로 언제나 따돌림받아야했던 아이린. 짐작은 했었지만, 그 아이가 그런 고통속에 지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아이린이 몇 달에 걸쳐 모은 수면제를 먹기전, 마지막 편지에는 엄마, 영원히 사랑할께요. 다음에 태어나도 난 엄마 딸이 될꺼에요.. 라고 적혀있었다. 여인은 가슴 깊숙이 간직한 편지를 다시한번 꼭 쥔다.

 

“ 아이린, 이번에는 내가 널 지킬꺼야..언제까지라도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을꺼야.

 

응접실의 상황과는 정반대로, 아이린의 방안에서는 무자비한 얼차려가 시작되고 있었다.

 

“ 박아!

 

서림은 냅다 머리를 박았다.

 

“ 내가 방에 있을땐 큰 소리 내랬어? 내지말랬어?

 

나직하고 여리지만,  쨍쨍한 음성이다.

 

“ 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 어~ 그래도 이게 목소리 크게 내지? 아쭈~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티비의 볼륨을 커다랗게 키우기 시작한다. 한칸, 한칸, 서림의 이마에도 땀이 솟아오른다. 한 두 번 겪은 일이 아닌것이다. 거꾸로 보이는 티비속으로 17, 18, 19 볼륨의 숫자가 높아져만 간다. 아아..20을 넘어섰다. 이건 오늘 태사숙이 뭔가, 도구까지 쓰시려는가? 서림의 가슴도 티브이의 볼륨게이지와 함께 1씩 증가하며 뛰기 시작한다.

 

뭐가 문제지? 오늘이 그날인가? 아직 마법하실 나이는 아니신 것 같은데? 서림은 머리속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지만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태사숙이 때리면 맞을뿐, 그것이 무림의 불문율인 것이다.

 

눈 앞의 저 금발의 미소녀로 말하자면, 한눈에 보기에도 자신보다 훨씬 어리고, 아직 가슴도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이제 2차 성징이 시작될락말락 한 아이지만, 서림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그를 구해준 은인인데다가, 따져보니, 자신의 태태사숙뻘이었던 것이다.

 

분명히 자신은 화산의 사과애에서 수련을 하고 있었다. 나이는 32. 장문의 대제자로써, 사매와 결혼하기로 약조도 되어있었고, 자하신공을 익히던 중이었다. 그런데 분명히 잠을 잤다. 잠을 잤다.화산에서 잠을 잤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의 옆구리를 발로 차길래 눈을 떴었다. 눈을 뜨니, 예의 저 금발의 미소녀가, 교복을 입은채로 ( 교복이란 것도 나중에야 알았지만 ) 그의 옆구리를 발로 차면서 말했던 것이다.

 

“ 너,,, 화산파로구나 ~ 따라와~

 

“ 엥???  이게 도대체 무슨.. 낭자는 누구시오?

 

“ 따라와~ 죽기싫으면..

 

만약에 여자가 아니었다면, 미소녀가 아니었다면, 서림은 벌써, 이 인간을 한대 쥐어박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림정종 화산의 다정매화검 서림이 어찌 여자를 손댈수 있겠는가? 게다가, 옥면공자로도 불리는 그에게 이렇게 막대하는 여자는 또한 처음인 것이다. 서림은 약간의 호기심을 가지고 일어섰다.

 

소녀는 앞장서서 걸었다. 서림은 묵묵히 뒤따랐다.

 

빠앙~~~~

 

갑자기 기묘한 소리와 함께 커다란 상자가 그의 옆을 휘익하고 지나갔던 것을 아직도 서림은 기억한다. 왜냐하면, 그때가 소녀에게서 맞았던 최초의 기억이었으므로,,,

 

소녀는 발로, 정확히 서림의 엉덩이를 뻥하고 걷어차고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말했다.

 

“ 거기 노란선 보이지?? 그 줄 벗어나지 말고, 나만 따라와.. 등시나.

 

“ 등신??? 이건 또 무슨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말은 아닌듯한데??

 

서림은 일단 소녀의 뒤를 따랐다. 십여분을 걸었을까. 꼬부랑글자와 함께 KFC란 간판이 붙어있는 조그마한 장소가 보이자, 소녀는 서림에게 말했다.

 

“ 기다려!

 

그리고는, 어느새 돌아온 그녀는 두 잔중 한잔의 검은 색의 액체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 마셔~

 

한마디와 함께, 소녀는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했다. 떨떠름해하는 서림에게 한마디 덧붙이는것도 잊지않았다.

 

“ 안죽어~  임마~

 

“ 마셔~

 

한마디와 함께, 소녀는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했다. 떨떠름해하는 서림에게 한마디 덧붙이는것도 잊지않았다.

 

“ 안죽어~  임마~

 

“ 아아…달다…..어찌 이리 달까.. 수정과며 감로주며, 고것들이 어찌 이것보다 달쏘냐, 게다가 이 톡쏘는 청량함이란… “

 

엉덩이를 맞은것도 잊고, 서림은 어느새 콜라의 달콤함에 빠져들었다.

 

“ 낭자.. 한잔만.. 더 부탁해도 되겠소?

“ 닥쳐,, 리필은 안돼.. 

 

도무지 알아듣지를 못할 말들의 연속이다. 미소녀는 그의 곁으로 당겨앉으며 그의 귓가로 다가온다.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아아.. 하지만 이 소녀는 너무 어린걸. 서림은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다. 하지만 차갑고도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온다.

 

“ 잘 들어, ,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너는 로드킬 당했다. 로드킬 뭔지 알아? 저기 차에 치어죽었단 말이야.!!!  그런데 왜 인지는 모르지만, 그 녀석은 죽고, 네가 그 육체 속으로 들어왔지. 네가 들어오자 말자 느낄 수 있었어. 지금 세상에는 너와 같은 내공을 ~

 

소녀는 머리를 도리도리 저으며 말을 이었다.

 

“ 네 네공이 강하다는게 아니라, 네 네공의 반의반의반도 가진 녀석은 없었으니까. 내가 만나본 바로는 말이야. 다행히도, 이곳이 내 등교길이기도 했고,  여튼, 너의 기를 느끼자 말자 내가 달려왔고, 그래서 너는 구한 거란 말이지..

 

서림은 무슨말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여기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녀는 약간 미친 것 같기도 했다. 경험상 이런 애와 함께 있으면 좋은 일은 1이요, 나쁜 일이 9 할인 것이다.

 

‘ 미친 뇬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 서림은 중얼거리며, 일어섰다.

 

“ 아아..그러세요? 자알 알겠습니다. ~

 

일어서는 팔을 소녀가 잡았다. 순간 서림은 움찔하며 움직일 수 없었다. 팔을 타고 끊임없이 흐르며, 자신을 압박하는 이 따뜻하고 웅혼한 힘은 바로 자하신공이 아니던가? 서림의 눈동자에 경악의 표정이 서렸다.  소녀가 손을 떼자 그 힘도 함께 사라졌다.

 

“ 호호호호… “

 

소녀가 웃었다.

 

‘ 뭐지 저 영감같은 웃음은..

 

소녀는 주위를 힐끔 돌아보더니, 한쪽 다리를 차 반월의 형태를 그리고, 두 손을 모아 가슴에서 두 검지를 모아 결을 맺었다. 그리고 희미한 미소를 띄더니, 양장을 뒤집어 허공을 수놓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보이지 않는 공을 어루만지는 것과 같았으나, 양 손바닥 사이에서는 어느새 자 ()색의 구슬이 맻히기 시작하고, 양손이 점점 빨라짐에 따라, 자색환도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소녀는 빙긋 웃더니, 양손을 흔들었다. 자색의 구슬은 금새 십여개로 쪼개지더니, 서림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며들었다.

 

“ 이이… 이것은 자하월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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