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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강남역에 다녀왔습니다.
게시물ID : sisa_7367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엄마손
추천 : 10
조회수 : 67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5/21 21:21:41
그저 죽은 사람에 대한 추모의 마음만으로 포스트잇 하나 붙이고 가자는 생각으로 강남역으로 가봤습니다.


도착했을 때 이미 무언가 소란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모두 알고 있는 두 집단의 충돌로 보였고,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그 소란은 계속 되었습니다.
중앙에서 싸우는 당사자들, 그리고 그 무리 속에서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촬영하는 사람들, 멀찍이서 얼른 쥐어뜯고 싸우라며 부추기는 사람.


그 곳은 추모의 장이 아니었습니다.
근처에는 현재 상황을 보고하는 경찰들의 모습이 보였고, 중간중간 실랑이가 벌어지는 곳에선 자신들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 다른 집단을 조롱하는 식의 대화 및 합창(주로 많은 여성들의 합창이었습니다.)이 들려왔습니다.


더욱 희생자가 안쓰러워졌습니다.
남자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다가 억울하게 죽은 한 여성은 위로를 핑계삼아 그 몸뚱이마저 특정집단의 방패와 무기로 쓰여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포스트잇에 글을 적지 않았습니다. 그저 마음으로만 추모를 한 후 그렇게 한시간 정도 지켜보다가 돌아왔습니다.


젊은 나이 대의 사람들이 많았는데,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 말도 안되는 싸움이 전염되어가면서 더 커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다시 한 번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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