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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그만 포기할께요...찌질하게 부담줘서 미안해요
게시물ID : love_34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나눈의여왕
추천 : 6
조회수 : 103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5/21 18:37:17
안녕하세요 29살 남자입니다.

대학교를 마치고 전공을 살려 2년정도 연구소 보조역할을 하며 보내던 중 부족함을 많이 느껴 배수의 진을 친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모은 돈을 탈탈털어 해외로 유학을 떠나왔습니다.

사실 유학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29살, 직장3년차, 어느정도 인정받고 슬슬 보조의 역할을 벗어나 처음의 박봉을 벗어나 점점 위로 가는 안정적인 분위기.

어렸을 적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홀로 지내시는 어머니를 뒤로 하고 유학을 간다는 것....

그래도 제 꿈을 위해선 유학을 가야겠다 싶어 열심히 준비를 했고 우여곡절끝에 바라던 대학원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준비했었던 만큼 모든 것이 새로운 이 환경에 적응하며 더욱 더 뛰어난 사람이 되자라는 마인드로 유학지로 입국을 하고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새로운 환경만큼 언어를 배우고 가도 많이 힘들더군요..대화가 잘 안될때마다 벽에 부딪치는 느낌이고....그럴때마다 자꾸 처음생각했던 다짐이 작아지는 느낌이고...

그러던 도중 기숙사 내에서 웰컴파티가 있다고 해서 참여하려고 했으나, 학교 연구과 동기들과 회식이 있다기에 우선은 연구과 동기가 먼저라는 생각에 거기에 참여했습니다.

말은 하는데 다들 이해를 못하고 흐름이 멈추고, 결국 제주위에 사람들은 지루해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날은 좀 평소보다 속상해서 술을 좀 많이 먹었네요.

그러고 기숙사에 돌아왔는데, 아직 웰컴파티가 끝나지 않았기에 장소에 방문을 했습니다.

수많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유독 눈길이 가는 긴생머리의 뒷모습....뒤돌아 보는순간 정말 그 사람만 보였습니다.

다가가 외국인들에게 소개받았는데 한국사람이라고 하더군요..눈을 마주치는 순간 어찌해야 할 지 몰라서 외국인에게 말걸고 황급히 제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고 '누구지' '나이는 몇살일까' '다시 마주칠수있을까' 라고 정말 20살, 아니 10대의 감정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였습니다.

그러고 어느날, 드디어 로비에서 마주쳤고 용기내어 말을 걸어. 이름과 전공에 대해알게되었습니다. 그거 까진 괜찮았는데...

알고보니 그 분은 20살,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대학을 해외유학으로 온 분이였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가는 걸 어찌하나요..자꾸 연락하고 같이 밥먹자고 하고..산책하자하고...

그 설레임은 정말 오랜만이였습니다. 학교에서도 힘든일이 있어도  "빨리 기숙사 돌아가서 같이 이야기하고싶다" 라는 생각으로 버티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만날때마다

'20살인데 내가 이래도 되나...'

'만약, 혹시 만약 만난다면 내가 너무 큰 부담이 아닐까..'

하고 주저하다가 좋아서 다가서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처음에 조금 나이차에 거부감을 느끼던 그분도 점점 저와 친해지며 같이 밥을 먹고 돌아다니는 횟수가 늘어나더군요.

만날 때 마다 손이 예쁘다, 네일 안하냐, 나는 손마사지 잘한다 하며 스킨쉽을 시도해 결국 손까지 잡았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휴일에 당일치기로 여행을 가자고 용기내어 말했습니다. 그 분은 자기도 가고싶다며 쿨하게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설레임이 가득했었죠..이제 정말 꽃길만 걷는구나 싶었습니다.

드디어 여행 날 같이 가는길에 연인처럼(? 저만 느꼈겠지만) 사진도 찍고 팔짱도 끼고 어깨도 기대고

도착해서는 마치 여행 온 연인처럼 계속 손잡고 다니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돌아 다니는 길에 인형뽑기가 있길래 그 분이 좋아하는 주토피아 캐릭터 인형뽑기여서

만원돈 넘게 투자해 주디를 뽑았는데 그 분이

"이제 오빠로 생각하면서 방에 놔둬야지"

할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관람차안에서도 용기내어 뽀뽀 했을 때 부끄럽다며 애교부리던 그 모습도...

짖궂은 장난에도 화난표정을 냈다가 나에게 다시 팔짱끼던 그 모습도...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스킨쉽이 너무 앞서갔던걸지도 싶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지쳐 자던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계속 싱글벙글 거리며 쳐다봤습니다.

그렇게 기숙사에 도착해서 헤어진 우린 서로 톡에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며 잘자라고 하고

전 이제 고백타이밍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처 꽃집이며 뭐가 좋을까 하며..

그러던 몇 일 후..

그 분이 여자 동기 친구가 지내는 집에서 하루 자러 간다고 떠났고 조심히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잘 도착했냐고 친구랑 잘 놓고있냐고 보낸 후 오는 하나의 메세지...

"오빠 물어볼께 있는데..우리는 무슨사이에요?" 

그 때 너무 당황한 나머지 덜컥 메세지로 고백을 해버렸습니다.......29살먹어서 문자고백이라뇨...

보내놓고 후회 막심이였는데 그 분 께서

"흠 저도 진지하게 생각해볼께요"

그 때 느낌이 왔습니다. 이미 마음을 접었다......무슨이유일까.....혹시 내가 너무 심한 스킨쉽때문은 아닐까...하며 혼자 자괴모드에 들어갔습니다.

연구실에 나가도 아무것도 손에 안잡히고..핸드폰만 잡고있고..그러다가 너무 답답한 나머지 먼저 질문을 했습니다

"물어볼께 있는데 넌 날 어떻게 생각해"

라고요...

그러고 나서 오는 답변...

"착하고 좋은오빠요"

연구실을 내팽겨치고 무작정 기숙사로 뛰어갔습니다. 뛰어가며

"만나서 이야기하자 해주고 싶은 이야기있어" 라고 보내면서요

근데 그분은

"끝까지 들어주세요. 착하고 좋은 오빠인데 나이차이 때문에 부담스러워요.

좋은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요 우리"

라고 왔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보니 그 때 그 고백이 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만나서 이야기 하자고 했습니다.

그럴수록 그분은

"이렇게 하면 부담스러워요...오늘은 안봤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단호하게 거절하더군요

결국 장문의 문자로 앞에 서술했던 감정을 보냈습니다.

그분은

"오빠 마음 알려줘서 고마워요. 우리 기숙사에서 마주쳐도 어색하게 지내지마요"

라고 할 때 그 때 마음의 상처가 너무커서

"당분간은 만나도 인사 잘 못할거같아..이해해줘" 라고 보내며 그분의 연락처를 지웠습니다.

참..제가봐도 찌질하네요...바보같고....근데 뒷이야기도 찌질해서....

그분을 잊기위해 아니 마주치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7시에 나가서 밤 12시 까지 연구실에서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생각이 안난다면 거짓말이지만 생각날때마다 마음이 너무아파서 일부로 그랬던 것 같아요.

누군가 그랬던가요..좋아하는 사람이 결국 더 지는거라고...결국 몇일 뒤 연락처를 다시 받아서 친하게 지내자고 보냈고 그분은 알겠다며 했습니다.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매일 문자를 보내도 그분은 단답으로만 대답하더군요..

내가 아마 잘 못 해서 화난걸로 생각해 단답을 해도 꾸준히 보냈습니다. 이미 마음 떠난 그 분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러고 그분에 생일에 그 동안 같이 어울리며 들었던 그분이 좋아하는 물건들을 모으고 모아 생일 축하한다며 선물했습니다. 순전히 제 마음 편하려고요...저도 참 부담주는걸 알면서 내마음 편하게 행동했어요..

받으시곤 고맙다고는 하시는데 부담이 컸는지 이제 연락을 해도 답을 안해주는 그분이네요..

소문에 의하면 다른 남자와 잘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런이야기 들을 때마다 가슴은 답답하고...잠도 하루에 2시간 밖에 못자고...스트레스로 밥도 제대로 못먹고...

다시 마음 접었다가 혼자 폈다를 반복...

자꾸 한국친구들에게 연락하여서 잘지내냐고 연락하며 마음 달래고...전화가 끝나면 계속 우울..

연구실에 일은 온전히 스톱상태이고....

지금도 이렇게라도 글을 적지 않으면 속이 터져버릴 것 같아서 여기다가 적습니다.. 



저...이제 접을까봐요...부담을 너무많이 준것같아요...그 죄로 제가 이렇게 고통받는 것 같고...

20살 마지막에 상사병은 생각도 못했는데....

그래도 정말 좋아했습니다...그리고 미안해요...부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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