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때 부터
문학병에 걸려서 참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소설보다 시를 쓰고 싶었죠
고2때 본 기형도 시집은 아직도 제 최고의 시집중에 하납니다
그래서 대학교도 문예창작과로 갔습니다 오랫동안 시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등단해서 시인이 꼭 ...부모님 반대도 이겨내고
장미빛 미래만을 바라면서 달렸습니다
사실 장미빛이라기엔 뭐 해도 별 돈도 못버는 일이죠
돈돈돈 하는 옆 친구들에게 보란 듯이
돈 쫓지 않아도 난 지금 행복하다 나중에도 그럴거라며 말하면서
제 자신을 속였습니다...ㅋㅋㅋ
신춘문예 결국 안 됐습니다 예...재능이 없다고 탓하기엔
노력도 부족했을겁니다
그냥 제 자신이 다 부족했을 겁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졸업하고 백수로 지낼 수 없어서 문창과나와서 갈 수 있는 곳에 가서 일을 했죠 ㅋㅋ
돈도 많이 못 벌지만 그냥 입에 풀칠하고 살다가 꼭 등단하겠다
등단해서 시인이 되겠다
동기들 후배들은 하나 둘 시인이 되는 걸 보면서
참 부러웠지만 시인은 빠르거나 늦거나 하는게 없이 자연스레 될 것이라고
뭔 개소리들을 혼자서만 믿어 왔죠 ㅋㅋㅋㅋ
아버지가 아퍼서 누워계실 때도 허무맹랑한 꿈만 쫓고 ㅋㅋㅋㅋㅋㅋㅋ
이제서야 포기했습니다...
난 안되는구나 능력이 없구나 ㅋㅋㅋ
제 자신의 떳떳함을 잃지 않으려고 탓만 합니다
...에휴 ㅋㅋㅋ
그래도 꽤 괜찮은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다 내려놓고 노력하니 이런건 되네요 ...
돈도 꽤 버는 일입니다 제 시간은 없고
엄청 바쁘게 살아가야 겠지만
그냥 이래저래 복잡합니다
9년동안 시라는 놈이랑 씨름 했으면 오래 한거겠죠?
이제 시라는 주박에서 좀 벗어나보려 합니다...
시집도 그만사고 자기개발서도 사고...
재태크도 배워보고
결혼할 수 있는 여자친구도 만들어...이건 힘들겠죠? ㅋㅋㅋㅋㅋㅋㅋ
취기가 올라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