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다
인터넷에선 서로 편을 갈랐다
그게 거리로도 나왔다
늦은 밤 까지 인터넷이 시끄럽다
하나하나 읽다보니 오싹해졌다 덕분에 잠은 다 잤다
며칠전 무서운 일이 터졌다
묻지마 살인이란다
가해자는 정신이상이 의심되는 남자였고
피해자는 그냥 여자였다
누군가는 정신질환으로 추정되는 가해자의 무차별 살인에 관한 사건이라고 해석했고
누군가는 이 사건을 가지고 남성의 여성혐오에 관한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두번째 해석에 반발하는 누군가가 얽혀 난장판이 됐다
내가 불쌍하게 여기는 누군가들이 피해자와 같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했다
나도 꽃같은 아이들이 아무 죄 없이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않았을때 그들의 형, 오빠의 마음으로 가슴아파봤으니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는 거리로 나와서 피해자에 감정이입을 했다
아니 정확히는 피해자의 성별에만 감정이입을 했다
나는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을 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본 누군가들의 모습에선 저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편이 갈렸다 스스로 선택하지도 않은 무언가를 가지고...
사람이니까 누군가를 혐오할 수 있다
나도 누군가를 혐오한다 스스로 납득할만한 근거를 가지고 혐오스런 마음을 먹는 대상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내가 혐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해서 혐오하게 된 이유가 해결되지 않기에
혐오하는 감정은 절대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걸 안다
대다수의 사람은 이번에 일어난 사건을 무서워한다 뉴스에서 봤다 남자 여자 안가리고 이 사건에 대해 두려움이 있다
언젠가 나에게도 벌어질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으니 두렵다
나도 무섭다 나에게도 일어나지말란 법은 이 세상엔 없다
하지만 처음에 너에게 일어난 일이니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공감을 시작했으면
여자에게 일어난 일이니 남자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마음까지 먹었으면 안됐을까?
나는 지금 너무 불안하다
이미 너무 불안하고 무서운 사회가 되어버렸는데 그 불안감을 해소할 길이 없다
누군가에게 분노하고 감정을 쏟아내는걸로 이 불안감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데
그걸 모르는것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각자가 가진 두려움은 커져가고 내 불안도 커지는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