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그 망할 강남역 살인사건 때문에요
여자친구가 다짜고짜 넌 이 사건 어떻게 생각하냐길래
여혐있는 또라이가 벌인 참극이다 라고 했더니
그렇냐면서 나도 이 사건 가슴 아프다며
메갈이 이걸 기회로 여권신장운동을 주도적으로 하면 좋겠다네요
그건 좀 아니다 싶어서
여권신장운동 자체가 일어나는 건 좋은 현상이지만
그걸 메갈이 주도하면 나는 그 운동이 남혐운동으로 변질될까 무섭다
여혐이든 남혐이든 이성혐오 자체가 잘못된 행동인데
그런 걸 당연시하는 커뮤니티가 그런 운동을 하면
모든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간다고 오해가 생길 거 같다
그런 식으로 이성혐오가 더 극에 달할 거 같아서 나는 별로다
그렇게 얘기를 했죠
그러니 여자친구가 그러더군요
모든 남자를 일반화하자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너는 밤에 나 혼자 들어가면 걱정된다고 전화하지 않느냐
모든 남자다 다 그런 것도 아니라면서 왜 그런 걱정을 하냐
남자가 사실 더 잘 아는거 아니냐
그리고 뭔 논문에서 봤다면서
백인이 흑인을 혐오한 건 혐오고
그런 백인을 혐오하는 흑인은 혐오가 아니라네요..
그래서 여혐과 남혐을 동등하게 보는걸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좀 짜증이 났어요 이때
그래도 꾹 참고 얘기해줬습니다
내가 전화를 하는 건 늦은 시간에 널 노릴 수도 있는 만에 하나의
범죄자를 두려워해서 전화를 하는 거라고
그건 성별에 관계가 없다고
여자라고 너를 해코지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나는 이성혐오 자체가 싫고 이해할 수 없다고
생물학적 관점에서 봤을때 이성 혐오를 해서 서로 안만나면
결국 그 종은 무성생식이 아니라면 절멸하는거 아니냐고
이해하려 해도 모자랄 판에 혐오라니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고
그렇게 얘기해줬습니다
자기도 가만히 듣더니 그냥 난 여권신장운동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꼭 일어났으면 좋겠다길래
나도 제발 그렇게 되서 양성평등에 이성혐오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어떤 커뮤니티든 할 수도 있지만,
그걸하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문제라는걸 다시 느끼네요..
자기가 하는 특정 커뮤니티에서 특정한 성향의 글이 빈번하다면
결국 자기의 성향도 그런 거라 생각합니다
성향이 안 맞는 커뮤니티를 굳이 들여다보진 않을테니까요
여자친구가 여권신장을 말하는 것에는 동의해도,
이성혐오까지 논하는 것은 정말 힘드네요..
정말 좋아해서 오래 기다렸다가 다시 만난 사람인데
가치관의 차이를 서로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