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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 사건의 본질은 묻지마 살인이죠.
게시물ID : freeboard_13160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주는25도
추천 : 1
조회수 : 30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19 18:32:19
저는 솔직히 한국 사람들이 참 착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족성이든, 자신을 억압하는 교육을 뿌리깊게 받아서든 말입니다.

무슨 근거 자료는 없지만, 
자살과 묻지마 범죄는 한 범주로 파악해야 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선천적인 장애든, 후천적인 실수든 어떻든 간에 
남들보다 아주 조금 더 큰 흠결이 있어서 정상 사회(?)에 끼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허드렛일을 전전하며, 돈을 모으지 못하고, 
가족을 이루지 못하고 이뤄도 깨지거나, 친구도 없고 취미생활도 못하고
오늘내일 전전긍긍하면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니면 흠결의 크기가 남들과 거의 구분할 수 없어서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일정기간 정상사회 구성원으로 살았지만 어느 순간에 직장짤리고 바닥으로 내몰리거나요. 

이 사람들의 선택이 ..
'아 시발 이게 다 내탓이지'라고 생각하면 자살이고
'아 시발 내가 뭘 잘못했는데'라고 생각하면 묻지마 살인으로 갑니다.
(물론 다 그런다는 얘기가 아니라 .. 극단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 두 극단이 이렇다는..)

'아 시발 내가 뭘 잘못했는데.'는 자연히 '니들 잘못이야'로 넘어가게 마련입니다.
이때 니들에는 주변 지인이 될 수도 있고, 이성이 될 수도, 국가나 정부가 될 수도,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무나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어도 실행의 용이성 때문에 여자를 죽일 가능성도 높죠.

그런데 이걸 혐오범죄 틀로 접근하는 건 잘못된 접근입니다.
물론 해당 범죄가 혐오범죄일 수도 있습니다. 아닐 수도 있죠.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본질은 이 사회가 패배한 자들을 철저하게 짓밟는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것이고,
여기에는 남자여자가 따로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일반적인 남성우월주의가 여성에 대한 반감을 더 키우고, 실행의 수월함도 영향을 미쳐
여자에게 더 위험할 것 같기는 합니다.

문제는 이걸 여혐으로 진단하고 증오와 대결의 분위기를 더욱 조장한다면, 
사람들이 선택하는 극단 중에 어두운 거리로 나서는 게 더 많아지겠죠.

지금 대한민국이 OECD 자살율 1위 등극한지 10년 넘어갑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고 사람들 인식도 변해요. 
세상이 더 살기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살기는 지금이 헬이죠.
내가 왜 지옥에서 살아야 하느냐. 내가 지옥이라는 이 사회에서조차 도태되서 바닥의 바닥에서 살아야 하느냐. 
이게 내탓이냐... 반문하는 걸 막을 수 없습니다. 
그와 함께 이런 사건의 빈도는 아마 조금씩 꾸준히 늘어갈 겁니다. 
이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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