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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번 사건의 반응에 대한 충격이 크네요
게시물ID : menbung_322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뚜루뚜빠라빠
추천 : 5
조회수 : 3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19 06:51:51
이런 것들에 대해 여혐 남혐의 타이틀을 씌운다는 것 자체가 일단 첫번째 충격이에요.
여자가 남자보다 사회적인 위치가 낮게 인식되고 있는 것이 여혐인지요? 지금은 여성차별(남녀불평등) = 여혐 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는 듯 한데, 이것은 완벽히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사회에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인식이 아니라고는 못하죠. 요즘엔 많이 개선되었다 하더라도 절대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거든요. 그러나 이것을 여혐이나 남혐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하는 순간 앞뒤없이 그냥 여자라서 싫어. 남자라서 싫어. 가 돼요. 그 순간 남녀가 편을 갈라 싸우기 시작하구요. 여혐조장 남혐조장 이라고 하는데, 그거 ㅇㅂ애들이 만들어낸 사상 아닌가요?.. 여혐프레임 자체를요... 특정 트라우마를 가진 경우가 아니고서야 일상에선 본 적도 없거든요.(본인이 피하는 거지 직접적인 해를 가하거나 하는 경우는) 근데 요즘은 그냥 여자어쩌고 남자어쩌고 만 적으면 여혐 남혐 단어부터 나오더라구요. 일반화하는 경우에는 더하죠. 그냥 자기가 느낀 걸 적는 것일 뿐인데도요. 


또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반응들도 충격이에요.
저 또한 여자기에 이번 사건을 보고 처음으로 든 생각이 '아. 저 대상이 나였을 수도 있다' 에요.  그리고 더더욱 길거리를 다니는 것 자체가 무섭더라구요. 저게 저녁이고 낮이고, 저녁엔 위험해 이런 게 아니잖아요. 시끌벅적한 곳 안에 화장실이 있는 게 아니고 어딘가를 빠져나와서 가는 화장실은 사실 당분간 못 갈 것 같아요. 그냥 여자, 남자 성별을 떠나서 그냥 낯선 사람이 다 무섭고 혼자 다니는 것 자체가 무서워졌어요. 물론 남자가 더 무섭고요. 왜냐고요? 다른 묻지마 살인들은 그냥 이유가 없는데 반해 이 사건은 이유가 있어요. 그리고 어떤 사건을 보고 공포감이 드는 것에 대해 '공포감을 느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하실 수 있나요? 그리고 여자에 대해 소위 ㅇㅂ 논리를 들먹이며 잣대를 들이미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했었구요. 평소엔 그저 같은 아파트 주민일 뿐인데 엘레베이터를 낯선 남자와 타고싶지 않아 자동문 밖에서 서성이거나 통화하는 척 다시 나왔던 적도 많아요..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하죠. 선량한 분인데 내가 이런 행동을 한다는 걸 저사람이 제발 몰랐으면 좋겠다. 괜히 미안하다.. 그런데 그런, 혹시나 라는 마음만 가지고? 아니면 경계없이 화장실에 간 것이 사건이 지금 실제로 일어났어요. 전 그리고 개인적으로 남녀공용화장실 안쪽 칸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 여자 화장실 문이 굳게 닫혀있음에도 불구하고 바깥쪽 소변기에 볼일을 보고, 제가 그 사람이 나가면 나가려고 안에서 기다렸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한참을 밖에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은 채 숨죽여 기다리다가, 제가 더 오랫동안 나오지 않자 문을 열고 나갔던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남자가 여자들을 약자로 인식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낯선 남자는 다 무서워졌어요. 이 사건 때문에요.


 남자는 다 저렇게 여자를 깔볼꺼야.. 그리고 나를 공격할지도 몰라. 쟤도 날 자기보다 낮게 생각하겠지.  이런게 아니에요.  그냥 뭐랄까, 어린이집 사건 때도 우리 유치원 선생님은 안 그럴거야 좋은분이실꺼야 하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한 마음에, 그리고 CCTV설치 의무화 라는 결과로 도달했잖아요. 저도 그래요. 당연히 모든 남자를 그렇게 보지 않아요. 아니, 솔직히 제가 마주치는 어떤 남자도 그렇게 생각 안해요. 길을 가다 마주친 낯선 남자라도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데 그냥 무서운 거에요. 그러니까 모든 행동을 조심하죠. 혹시 라는 생각이 증폭되고 불안해서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왜 이렇게 매사에 노심초사하며 살아야 하는지. 솔직히 엄청 불편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얘기들을 표현하면 남자도~~~해서 불편하거든요???? 이런 얘기로 이어지고.. 조화를 이룰 여지는 절대 없는 논쟁거리로만 남는 거죠..

개인적으로 여자 사람이 현재 느끼는 감정을 적었어요. 물론 포스트잇 문구들이 어디에서 나온 아이디어이기에 부정적 감정을 가질 수 있다고는 생각해요. 그런데 여자라서 죽었고 남자라서 살았다라는 말이 꺼림칙해도 저는 사실로 와닿거든요. 뭐. 주저리주저리 많이 적었는데 그냥 제가 하고싶은 말은 하나에요. 현재 여성의 입장에서 해당 사건을 보고 나서 생긴 가장 큰 감정은 분노가 아니라 공포라는 점을요. 모든 남자에 대한 공포라기보다 그냥 세상에 대한 막연한 공포같은.. 무서움.. 그런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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