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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강남 살인사건을 보며 드는 생각 (지극히 주관적)
게시물ID : freeboard_13155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매릴린맨슨
추천 : 0
조회수 : 3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19 00: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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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강남에서 새벽에 젊은 여성이 살해 당했습니다. 

그것도 꽃다운 젊은 나이, 23. 

예전이었다면 살해자에 대한 질타와 피해자에 대한 애도가 인터넷에 주를 이루었겠지만
우리는 보았듯이 여성혐오 남성혐오 등등 혐오의 프레임에 갇히게 되었죠.
물론 살인자가 남성이고 피해자는 분명히 여성이고 살인범은 자기보다 약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참히 살해를 저질렀죠.
여기에 따라 수많은 여성들이 나는 단순히 '운이 좋아서' 살았을 뿐이다.
남성들은 '남자로 태어나서' 살았을 뿐이다라고 말하고 있죠.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살인범은 여성을 노리고 계획된 범죄를 한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모든 한국 남성들이 죄책감을 느끼고 그에 대한 반성을 느껴야만 할까요?
만약 이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여성혐오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그에 따른 대책과 인식변화를 촉구하는 운동으로 이어나간다면  

건전한 토론으로 나아갈 수 있었겠으나 그렇지 못했습니다.  

누구는 한국 사회에 살아가는 남성들은 본질적으로 폭력적이다. 강력범죄의 피해자 가해자 성별을 보라 등등으로 한국 남성들을 매도하죠.  

동의는 못하지만 존중은 합니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일제 강점기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뿌리박은 군국주의의 잔재를 알게 모르게 안고 살아가죠. 거기에다 왜곡된 유교 문화(유교는 본질적으로 남녀차별적인 학문이 아닙니다)가 여성들을 객체로 몰아넣은 것도 어느 정도 한몫 했다고 봅니다.   

이러한 역사문화적인 풍토가 누적 되어서 어느 정도 한국 사회는 마초적인 색깔을 띠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하는 직간접적 혹은 개인적이거나 사회적 폭력에 노출되기 쉬운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이것을 남성이 본질적으로 잘못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남자는 모두 한남충이다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니죠. 한국에서 태어난 것도 선택사항이 아닐뿐더러 남성으로 태어난 것도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도 선택사항이 아니죠. 여성차별 혹은 여성혐오와 마찬가지로 남성혐오 또한 개인의 선택과는 무관한 것에 대한 것이죠.  

요즘 미국사를 공부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발생하는 남성혐오가 60~70년대 미국의 Black Nationalism과 매우 흡사하다고 느낍니다.  

미국에서 흑인 인권 운동한 사람들은 다 마틴루터킹처럼 착한 평화주의자였을까요?  

블랙 내셔널리스트들 중에서 백인은 본질적으로 폭력적이고 거만한 인종이다라고 선을 그어버리고 미국 내에 독립국가를 건설하고 오로지 흑인만이 사는 나라를 만들고 백인들에 대한 테러도 감행하겠다고 한 과격파들이 있었죠.   

저는 그들을 욕하기 전에 등을 생각하기 전에 연민의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얼마나 그 동안 차별 받고 서러워서 이 지경까지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 미국은 화합과 공존의 길을 가기로 선택합니다.  

메갈이 그 동안 온오프라인에서 보아온 행태에 대해서 저 또한 분노하고 한남충 등의 말을 하면 남자로서도 화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거기에 분노하는 것은 감정 소비밖에 안되고 그에 따른 어떠한 건전한 토론을 도출할 수 없죠. 얼마나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에 대해) 박탈당한 느낌이 들었으면 이 지경까지 왔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대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여러 모로 대화가 부족한 나라입니다. 발언권도 한 쪽에 일방적으로 부여하고 (이것도 다른 쪽에 대한 폭력입니다) 오래 대화하기보다 빠른 합의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에 따른)와 결론을 끌어내는 것을 선호합니다.  

대화하고 상대방을 욕하기 전에 왜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것이 잘못되었다면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고민하는 장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혐오는 남성들이 당연히 여성으로서 남성을 대접해야할 마땅한 위치에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불편함에서 파생된 것이죠. 시대가 바뀌었는데 사고방식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죠.
누구는 요즘 역차별이네 뭐네라고 해도 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남성이 중심인 사회인 것은 사실입니다. 세계적으로도 남녀평등 지수가 하위권에 속하고요......
이것은 인정해야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혐오로 뭐든 것을 선 그어버리기 보다 상황을 인지하고 어떤 방향으로 해결할지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여러 사이트 돌아본 결과 오유는 혐오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 스스로 조금이나마 노력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한국 남자가 일으킨 범죄, ‘여성인 나도 죽었을 수 있다' 등등 이러한 것으로 자꾸 블랙홀처럼 논의가 거기에 함몰되기보다 어떻게 하면 앞으로 이러한 혐오와 폭력에서 우리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를 논의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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