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운전 경력 10년된 여성 운전자에요.
해외에 살다가 얼마전 한국에 들어와 지내고 있어요.
여러 도시에서 운전을 해보았지만, 한국은 초고난이도 도로중 하나인건 확실하지요.ㅜ.ㅜ
이런 이유로 외국인인 남편은 꼭 필요할때 아니면 운전을 잘 안해요. 언젠가 남편이 웃으며 그런말을 했어요.
한국 아저쒸들 미국가서 운전하면 다 제명에 못죽을 꺼라고, 총맞는다고...
전 꽤 적응을 했지만,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아요.
김여사라는 표현은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남들에게 쓰라마라 할 수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쓰고싶으면 쓰는거죠.
근데,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는건 있어요.
우리나라 운전문화는 정말...너무 멀었어요.
저 막 사대주의 그런거 없어요. 남편이랑 얘기할때도 '우열의 문제가 아닌 다름의 문제다'라고 늘 강조하는 편입니다.
우리 가정은 다문화다보니 문화차이에 대한 토론이 많은데,
많은 문제가 얼핏보면 '우열' 같아도, 자세히 보면 그 나름의 배경과 이유가 있는 '다름'일 때가 많으니까요.
근데, 운전문화로 가면 내나라지만 쉴드가 잘 안쳐져요.
도로사정 도로사정 하지만, 결국 그런 도로사정을 만드는 것도 운전자들이니까요.
단순히 차량이 많고 도로가 복잡한걸로 이해될 수 있는 문제는 일부일 뿐이에요. 운전해봤던 다른 도시들도 복잡하긴 마찬가지였어요.
전 안전운전을 최우선 하는 편이에요. 속도, 신호 절대 준법이에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속도감속 확실하게 하고, 신호등 없는 건널목도 사람 서있으면 무조건 서요. 안전거리도 무조건 확보하고요. 이건 제 신념이고 철칙이에요.
제가 세월호 아이들 장례식에 가서 아이들에게 마음속으로 약속한게 있는데,
죽을때까지 어떤일이 있어도 투표하겠다는것과 안전에 대한 문제엔 유도리없는 사람이 되겠다는거 두가지였어요.
근데 이렇게 운전하면 뒤에서 엄청 빵빵거려요.
차량별로 없는 거의 골목길이나 다름없는 도로에서도 신호없는 건널목에 사람 건너라고 서있으면 뒤에서 크락션 울리고 중앙선을 넘어 앞질러갑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속도 늦추면 꽁무니에 닿을듯이 겁박을 줍니다. 앞지르며 욕하는 운전자도 많아요.
어쩌다 한번 있는 일이 아니에요. 늘 당하는 일이지요. 그런 사람들은 저를 김여사라 할겁니다.
운전문화도 우리나라의 다른 제반 문화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준법하면 등신, 원칙을 지키며 또라이되기 쉽상이지요.
우리나라에서 운전을 '잘'한다는건 안전하고 배려있는 운전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법과 안전을 적당히 무시하며 요리조리 빨리 도착하는걸 운전 스킬이라 부르며 자랑스러워해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김여사 김기사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OECD 교통사고 사망률 1위에 빛나는 모두의 문제에요.
제 가족을 포함해 제가 아는 모든 착하고 올바른 지인들도 운전에 있어서의 안전의식은 정말 부끄러운 수준이에요.
여러분이 김여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한국 운전자의 절대다수의 운전행태가 큰틀에서 보면 뭐 딱히 다른가 싶어요.(욕먹을 각오로 쓰자면...;;)
도로사정이 다르다고 하겠지만, 그걸 상수로 놔버리면 달라질건 아무것도 없어요.
김여사라는 표현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의 이유중에 이런 억울함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우리나라 교통문화는 100점만점에 평균 10점인데, 반에 몇명이 2,3점짜리라고 이름붙여 놀리는게 의미가 있을까싶은겁니다.
다같이 노력해서 50점은 넘겨봐야지요. 김여사의 대부분은 운전미숙인데, 완숙됐다는 사람들도 사실 그냥 삭은거일 경우가 절대다수 같아보여서요...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