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을 김일성대에서 배웠다.
1994년초 대학에 온 전대협 방문단 환영할 때 부르라며 정치 강연회 시간에 학생들에게 배워주었다.
그땐 제목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배운 첫 한국 노래다.
1991년에 나온 북한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에서 배경음악으로 가사를 빼고 곡만 사용됐다고 하는데,
그 영화를 두 번씩이나 보았지만 정작 대학에서 노래를 배울 때 영화에 나왔던 노래인 줄 전혀 몰랐다.
영화 배경곡까지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김일성대 학생들에게만 배워주었을 뿐 이 노래는 북한 사회에 퍼지지도 않았다.
이 노래를 배울 땐 남조선 투쟁가요라고 알았을 뿐이다.
그런데 남조선에 와보니 이번엔 북한을 찬양하는 종북가요라고 한다.
종북가요면 북한에 널리 퍼져야 할 텐데 전혀 아니다.
이 노래 허락없이 부르면 북한에서도 잡혀가 정치범이 된다.
노래의 님이 김일성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정작에, 세상 별 소재를 다 가져다 김일성 찬양하는 것이라고 사기쳐 둔갑시키고 자랑하고 선전하는 북한도
이 노래가 김일성을 흠모한다고 말하진 않는다.
제창곡으로 하든, 기념곡으로 하든 그건 내가 참견하고 싶진 않지만, 논란을 보면 참 웃긴다.
왜 이리도 김일성콤플렉스가 뿌리 깊은 것일까. 친일이 나쁜 짓임을 대대손손 느껴지긴 하는건지...
분명하게 한 가지만 말해두자.
이 노래를 북한과 연결시키는 찌질한 짓거리는 그만해라. 지금은 21세기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종북가요도 김일성 찬양가요도 아니다.
오히려 김정은의 압제에 신음하는 북한 인민이 따라배워야 할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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